이억원 “스테이블코인, 국제 정합성·혁신·안전성 3대 원칙에 따라 도입”
“스테이블코인을 혁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하지만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충분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합니다. 국제 정합성·혁신·안전성 3대 원칙에 따라 도입하겠습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자산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을 포함한 2단계 법안을 조속히 준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방향과 관련해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우선 국제적 흐름에 뒤처지지 말아야 한다”며 “각국이 추진 중인 구체적인 제도 방식과 수준을 살펴 ‘국제적 정합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을 혁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새로운 금융 기술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접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세 가지 원칙하에서 이를 어떻게 소화할지 치열하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7대 위험성을 지적한 보고서와 관련한 질의가 나왔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보고서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방안’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7가지 위험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며 “위험과 혁신을 중시하는 각각의 관점 등 다양한 견해가 오히려 생산적인 토론의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견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수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는 산업정책의 부활과 함께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미래 산업 육성 경쟁, 즉 ‘투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월가라는 강력한 자본시장과 실리콘밸리라는 혁신 생태계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은 국가자본주의 체제 아래 국가 보조금을 통해 이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은 금융시장이 통합돼 있지 않고 재정도 분절돼 있어 대규모 자금을 모으기 어렵다”며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가 ‘EU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GDP의 4%에 달하는 8000억 유로(약 1361조) 규모의 투자펀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실제 조성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역시 같은 상황”이라며 “AI와 첨단산업 등 미래 산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정부가 민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불확실성과 위험을 분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정책자금과 국민성장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해 민간의 주저함을 덜고 투자 기반을 조성하겠다”며 “LP(유한책임출자자) 등 투자 관련 애로가 있다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