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BN] ‘쿠팡 천하’ 온라인 장보기 시장, 네이버-컬리 연합은 반격할 수 있을까
네이버와 컬리의 균형: 컬리N마트
컬리N마트는 네이버 자체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이하 네플스)’에서 컬리 상품을 판매하는 전문관입니다.

기존 컬리와 컬리N마트는 유사하지만 조금은 다릅니다. 컬리N마트는 대부분이 컬리가 직매입한 식품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컬리에는 있는 뷰티나 리빙 상품이 컬리N마트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의 1P 식품군이 대부분이고, 뷰티는 미정이며, 리빙 등은 소수”라고 말했습니다.
컬리 김슬아 대표는 네이버 특성에 맞는 상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네이버 이용자가 대한민국 평균이라고 보고 그에 맞췄다는 것입니다.
네이버의 많은 이용자 중 컬리를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유저가 많구나를 깨달았는데요.
네이버 유저 분들은 대한민국 평균에 가깝습니다. 기존 컬리 유저보다는 대용량 사이즈에 대한 니즈도 많고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다릅니다.
그래서 컬리N마트를 준비하면서, 기존 상품에 비해 훨씬 더 대중적이고 친숙한 상품들, 오늘 저녁에 화장실 청소하다가 내일 아침에 떨어지면 바로 받을 수 있는 상품처럼, 기존 컬리 고객군보다 더 확장된 고객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슬아 컬리 대표
그 결과 컬리N마트 상품을 ‘네이버’스럽게 구성했다고 합니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에서는) 사과를 1개 단위로 판매했다면, 이를 5~6개 묶음으로 내놓는 등 네이버 고객에 맞춰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컬리에 있는 고가의 상품이 컬리N마트에는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품 가격은 컬리와 컬리N마트는 동일합니다.
이번 제휴는 양측의 강점이 상호보완적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컬리는 컬리만의 개성있는 상품 소싱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독보적인 콜드체인 물류 인프라도 갖추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거의 전국민이 사용한다고 볼 수 있는 트래픽과 다양한 혜택을 담은 멤버십, AI 등을 활용한 추천 기술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회사의 강점은 서로 부딪히지 않죠.
김슬아 컬리 대표 또한 “서로 다른 강점을 가졌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걸 함께 해낼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고 양사의 제휴를 평가했는데요.
각 사의 입장을 조금 더 살펴보면, 컬리와의 제휴로 네이버는 네플스를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네플스는 대용량 즉 벌크로 사들이기 좋은 채널로 인식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컬리와의 제휴로 조금씩 자주 구매하는 소비자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실 네이버는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필품 영역에서 소위 쟁여놓는 대용량 상품에 대해서 강했는데요. 이번 컬리와의 제휴로 컬리N마트를 통해 주기적으로 소용량 상품을 가볍게 그때그때 살 수 있는 쇼핑이 가능해졌습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부문장
지금 시점에서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도 네이버가 컬리에 적극 구애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본부장은 “저희가 컬리에게 러브콜을 많이 보냈다”며 “‘식품을 신선하게 배송할 수 있느냐’와 같은 미션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업체는 컬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쇼핑 사업에서 내외부 동맹군을 모은 얼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예를 들어 신세계그룹과 지분을 교환하면서, SSG닷컴이 직매입한 상품을 자사 플랫폼에 들였고요. 물류 관점에서도 CJ대한통운과 한진 등 택배사, 파스토와 두핸즈 그리고 테크타카와 같은 풀필먼트 기업들을 통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물류 역량을 끌어올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판매자와 물류망을 연결하는 것이나, 상품군을 플랫폼 내로 들이는 것만으로는 쿠팡과 대적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쿠팡처럼 돈을 쏟아붓기도 어렵죠. 쿠팡은 지금의 물류망을 구축하는 데에 6조원을 투자했으까요. 네이버가 이제 와서 쿠팡과 똑같은 전략을 취하기는 불가능합니다.
돈을 아끼려고 한 겁니다.
저희는 콩나물, 두부 잘할 자신 없습니다. 하려면 저희도 엄청나게 투자를 해야 하고요. 콜드체인과 새벽배송을 하기 위해서도 엄청나게 투자해야 합니다.
이 투자를 하는 것보다 건강한 파트너십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요.
저도 정확히는 모르지만, 컬리도 고객 트래픽을 확보하려면 돈이 많이 들 겁니다. 저희와 전략적 제휴를 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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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