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음료의 숏폼 활용법 (ft. 카테노이드)
하이트진로그룹 최초의 직거래(D2C) 자사몰인 ‘진로토닉몰’을 처음 접했을 때, 브랜드 마케팅 팀이 고생했구나 싶었다. 숏폼 영상을 활용한 모바일 최적화 형식에 군더더기 없는 사용자환경(UI) 그리고 맛있는 하이볼을 만드는 제조법 영상까지 제법 볼거리도 갖췄다.
당사자를 만났더니, 놀랍게도 팀 단위가 아닌 혼자 자사몰의 기획, 디자인, 마케팅, 운영을 담당한다고 했다. 인력이 태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영상 기술기업인 카테노이드의 숏폼 플랫폼 ‘찰나’ 고객사 중 하나다. 카테노이드가 왜 진로토닉몰을 성공 레퍼런스로 꼽았는지 알만했다.
박성주 하이트진로음료 플랫폼팀 브랜드몰 운영 온라인 마케팅 과장<사진>은 사실상 진로토닉몰의 총괄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사몰을 운영하신 분들은 계셔도 처음부터 만드신 분들은 많이 없다고 들었다. 조금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카테노이드의 숏폼 플랫폼인 ‘찰나’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개발자가 아닌 마케팅 담당자가 직접 자사몰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지원해서다.
<관련기사: 카테노이드, 하이트진로 ‘진로토닉몰’에 숏폼 플랫폼 ‘찰나’ 제공>

찰나 도입 전에는 싱크 불일치나 동영상 품질 저하 문제를 인식하고도 개발사에 구체적으로 개선을 지시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솔루션을 찾다가 찰나를 알았죠.
도입 이후엔 검증된 기능을 바로 적용할 수 있어 개발 의존도를 줄이고 콘텐츠 품질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인 영상 제작이나 깔끔한 UI/UX 구현이 가능해 여러모로 도움이 됐죠. 개발자 없이도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 보니, 특히 1인 체제로 운영하는 회사들에게 더 많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내부에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퀄리티를 업했던 좋은 사례로도 많이 얘기하고 계시고요.
진로토닉몰은 찰나 도입 전후 성과 지표 측면에서 구매 전환율이 2.28%에서 3.32%로 개선됐다. 활성화 사용자의 재구매율도 3.93%에서 5.32%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 상승하는 게 상당히 어렵습니다. 재원 투자도 많이 필요하고요. 저희가 솔루션 하나만 도입했음에도 이 정도 개선이 이뤄졌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개발 인력이 없었음에도 바로 도입이 가능했다는 점입니다. 자사몰 기획, 디자인, 마케팅, 운영을 모두 1인 체제로 수행하는 상황에서 노코드 서비스 도입은 필수적인 효율화 수단이었습니다. 안 그랬다면 개발 의뢰서 작성을 하고 거기에 맞춰 인력과 자원이 투입되면서 시간이 걸리죠. 문제가 없는지 테스트도 해보고 오픈을 하는 건데, 그런 기간을 최소 3개월 정도로 잡는다면 그걸 단 1주일로 축소했습니다.

박 과장은 찰나 템플릿을 활용하되 일부 커스터마이징을 더했다. 그는 유튜브 영상 링크를 그대로 자사몰에 연결할 경우, 단순 유튜브 영상 모음으로 인식될 수 있었으나 곡선을 더한 영상 테두리부터 템플릿을 활용하며 브랜드 톤앤매너에 맞춰 자사몰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최유민 카테노이드 마케팅팀 매니저는 이른바 링크를 복붙(복사 후 붙여넣기)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영상 배치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보탰다. 팝업처럼 플레이어로 넣거나 제품 상세 페이지에 움직이는 사진(GIF) 외에 숏폼 영상을 넣어 좀 더 생생하게 브랜드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관리 측면에서 일부러 모바일 최적화를 했습니다. 실제 모바일로 들어오는 소비자 비중이 8, PC가 2 정도 됩니다. 압도적으로 모바일이 많습니다. 추후 앱으로 개발할 때도 그대로 씌우기만 하면 되거든요.
초기엔 유튜브 템플릿을 쓰다 보니 완성도가 떨어져 보였습니다. 진로토닉몰 로고에 갑자기 유튜브 로고가 튀어나오기도 하고요. 유튜브 영상 모음집인지 공식 쇼핑몰인지 고객들이 혼동이 올 수가 있을 거 같았습니다. 현재 찰나 템플릿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링크를 영상을 보면서 바로 링크를 클릭할 수 있도록 제작하려고 진행 중입니다. 하반기 내 작업이 완료됩니다.
최근 자사몰 구축으로 퍼스트파티(자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업게 움직임이 곳곳에서 관측된다. 이는 사업자들이 소비자를 좀 더 이해하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매출 상승에도 직결될 수 있다.
2024년 11월 자사몰 오픈 이후 고객 취향과 구매 패턴 분석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에는 1박스 단위 구매가 대부분이었으나, 현재는 2박스 이상 구매 비중이 15%에서 50%로 급증했습니다. 이를 반영해 대량 구매 혜택 제공, 전용 판매 구좌 운영 등을 도입해 객단가를 높였습니다. 아무래도 고객들이 숏폼 영상을 보면서 집에서도 하이볼을 만들어 먹을 수 있구나 인지를 하셨던 것 같고, 대량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한 비알콜 맥주 카테고리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하이트제로’의 확장 제품(포멜로)이 여성 고객에게 특히 판매 호응이 높다는 점을 확인하고, 성별 맞춤형 마케팅 메시지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여성분께는 제품 할인율을 안내하고 남성분께는 데이트할 때 같이 음용하기에 좋은 제품 등 마케팅 소구 포인트를 나눠서 대응하고 있죠.
박 과장은 숏폼으로 마케팅 효과를 봤던 일련의 사례를 언급했다. 공식 SNS의 성공이 자사몰로도 이어졌다. 찰나를 이용한 기술 지원 덕도 봤지만, 숏폼 영상 기획 단계부터 완성도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는 조언도 전했다.
과거 SNS 운영 시 명확한 콘셉트가 없어 조회수와 참여율이 낮았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낮카밤바(낮에는 카페, 밤에는 바)’ 콘셉트를 도입하고, 페르소나 캐릭터 ‘진토니’를 개발했습니다.
진토니를 활용해 레시피, 제품 정보, 음식 페어링을 친근하게 전달하는 숏폼 콘텐츠를 제작한 결과, 기존 대비 조회수가 84배 상승했습니다. 초기에는 조니워커, 발렌타인, 짐빔 등 글로벌 주류 브랜드와 협업하며 인지도를 빠르게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콘텐츠는 2025년 6월 시즌 종료 후 7월부터 ‘진토니 레시피’와 ‘진토니 먹방’으로 개편했습니다.
현재는 소비자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와 음식 페어링을 중심으로 신규 시즌을 운영 중입니다. 진짜 집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하고 편의점 재료로 간편하게 레시피 영상을 제작했죠. 실제 서촌에서 근무하시는 바텐더 분에게 검수를 받았습니다. 영상에 나오시는 분이 그 바텐더 분이시고요.
비용을 아끼면서 이종 업계 간 콜라보(제휴)도 진행했고요. 게임업계와 진행하면서 공식 SNS에 팔로우가 많이 유입되더라고요. 영상 노출 시 알고리즘에 의해서 주류나 음료 푸드 카테고리에 노출이 많이 되고 유입이 됐는데, 게임 카테고리 내에서 주류에 관심이 있었던 분들이 유입되기도 했죠. 기존에 없던 고객이 생겼습니다.
요즘 고객분들은 숏폼에 많이 노출되다 보니 지루하면 바로 나가버리시거든요. 체류시간을 길게 할 수 있는 요소로 상세 페이지 중간 중간에 영상을 배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메인 배너 상단에 노출되는 영상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수시로 바꿀 수는 없고 어떤 영상을 노출할지 선정에 고민을 많이 하고요. 조회수나 댓글 반응 등으로 영상 배치를 하고 고객 재구매율이 20일에 한번 정도라 그에 맞춰서 영상도 2주에서 3주 사이에 교체 주기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