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민간개방 움직임 본격화

모바일 신분증을 민간에 개방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기업의 참여 모집을 받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삼성월렛(구 삼성페이)에 이어 민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취지다.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은 물론, 은행들도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통한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를 기대하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모바일 신분증 참여기업 모집공고를 냈다. 모집 대상은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ISMS-P) 인증을 취득한 곳으로, 신청기간은 이번 달 17일까지다. 행안부는 심사를 통해 이번달 중으로 사업자를 선정, 하반기 중으로 서비스 개시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빅테크와 핀테크,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케이뱅크 등 은행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은 오프라인에서 쓰던 신분증을 개인 스마트폰에서 발급받고 저장해, 실물 신분증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행안부의 모바일 신분증 앱과 삼성월렛 앱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모바일 신분증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법정 신분증으로 인정되어 공공·금융기관, 공항, 렌터카, 식당, 편의점 등 실물 신분증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다.

삼성월렛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누르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사진=삼성전자)

모바일 신분증은 당초 행안부에서 내놓은 ‘모바일 신분증’ 앱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 직속의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민간개방을 핵심과제로 내건 만큼,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서비스를 먼저 시작했다. 삼성월렛 앱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누르면 서비스가 활성화된다. 

민간 기업은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자격을 취득해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사용자들이 자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는 생활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이미 인증서를 비롯한 학생증, 전자문서, 스마트매장 출입인증 등을 제공 중이다. 신분증 서비스도 같은 맥락에서 필요하다고 봤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상적인 순간에도 네이버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신분증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며 “디지털 신분증을 네이버 앱에 담아내면 사용자들이 앱을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전자도 비슷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월렛은 모바일 결제 외에도 티켓, 멤버십, 쿠폰, 디지털 키, 탑승권, 전자증명서 발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시작을 계기로, 서비스명을 바꾼 것은 종합 전자지갑 서비스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핀테크 사업자의 경우 금융 서비스 시 신원확인이 필수인 만큼 신분증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봤다. 모바일에서 금융 서비스 가입 시 실물 신분증 촬영 과정이 필요한데, 이때 핀테크 사업자가 신분증 서비스를 하고 있다면 이 과정을 대체할 수 있다.

반대로, 외부 서비스에서 신분증 촬영이 필요한 경우 핀테크의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불러올 수 있다. 본인확인을 하고 외부 앱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통신3사가 제공하는 본인확인서비스 패스(PASS)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결국 사용자는 자주 쓰는 플랫폼에서 모바일 신분증을 발급할 확률이 높아지고, 해당 서비스를 자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행안부는 민간 기업들의 신청을 받고 5월 중으로 참여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서비스 활용 계획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한다. 행안부는 연내 기업들이 민간신분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행안부는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종류를 확대한다. 올해 모바일 주민등록증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내년에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모바일 외국인등록증, 모바일 장애인등록증, 모바일 청소년증 등 여러 신분증을 순차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