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토스 이어 하나은행도…금융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끌리는 이유

금융당국의 의지로 금융권도 비금융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금융권은 비금융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통신입니다.

바로 어제였죠. 하나은행이 알뜰폰 요금제를 내놨다고 발표했습니다. “쌩뚱 맞게 하나은행이 왜 알뜰폰을 내놨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알뜰폰 사업에 진출한 것은 하나은행 뿐만이 아닙니다. KB국민은행과 핀테크 기업 토스는 이미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토스는 올 1월부터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다만, 하나은행은 두 곳과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국민은행과 토스는 금융당국에 허가를 받아 ‘직접’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하나은행은 알뜰폰 통신사와 제휴한 ‘간접’ 진출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알뜰폰 통신사와 손잡고, 고객이 하나은행에서 거래하면 요금을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금융권은 왜 알뜰폰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것일까요. 

이들이 말하길, 통신과 금융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업이라고 합니다. 1차원적으로 보면,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선 금융을 이용해야 하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실하게 통신비를 납부한 사람은 이 이력으로 신용점수를 올리고 대출한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통신과 금융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어느 영역에서든 활발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특히 알뜰폰 산업은 아주 매력적인 산업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층의 관심을 받으면서 알뜰폰 산업은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난 2011년 산업이 시작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 지난해 1200만명을 넘었습니다. 다만, 전체 통신시장에서의 점유율은 16%로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가입자의 70%가 2030세대로 젊은층과 신규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금융권에게 딱 맞는 시장이죠. 

국민은행이 이러한 목표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최근 국민은행의 알뜰폰 가입자수가 4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60%가 2030세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금융권은 큰틀에서 고객 확대를 목표로 알뜰폰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또 다른 사업자가 뛰어들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사업자 수가 많아지면 경쟁이 치열해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전략’이겠죠. 

현재 알뜰폰 산업에 뛰어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토스는 어떤 전략으로 서비스를 하는 것일까요. 

먼저, 국민은행은 금융권 첫 알뜰폰 사업자인 만큼 알뜰폰 업계의 핵심 경쟁력인 ‘가격’을 내세웠습니다. 각종 제휴 요금제와 국민은행의 금융상품 결합을 통한 요금제 할인으로 경쟁사들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걸었는데요. 

알뜰폰 요금제 비교

국민은행의 알뜰폰은 할인 종류에 따라서 할인 폭이 커지고, 결합 서비스가 다양한 편입니다. 반면, 토스의 경우 요금제 측면에선 업계 대비 1~2만원 정도 비싸서 가격 경쟁력은 떨어집니다. 

대신 토스는 사용자의 알뜰폰 사용경험을 내세웠습니다. 사용자가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부터 요금제 확인, 납부까지 전 과정을 쉽고 편하게 제공한다고 강조합니다. 심지어 수도권 일부 지역에 한해 유심을 퀵 서비스로 ‘당일 배송’해주는 등 사용자 경험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하나은행의 요금제는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현재 하나은행은 고고모바일과 제휴를 했는데요. 하나은행 첫 거래, 자동결제 납부, 하나카드 결제 출금 등의 요건을 갖추면 12개월 동안 추가 할인을 해줍니다.

하나은행 측도 이런 점을 차별점으로 강조하고는 있습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타사 보다 할인 충족 기준이 간단해 고객 입장에서 쉽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할인 요건이 국민은행, 토스보다 눈에 띄거나 이렇다 할 이점이 있어 보이진 않습니다. 국민은행도 자행에서 금융거래를 할 경우 할인혜택 폭을 높여주고, 토스는 일정 기간 자동으로 할인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민은행, 토스와 달리 하나은행은 왜 직접 진출을 하지 않은 것일까요? 

이에 대해 하나은행 측은 “사업기획 단계부터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해, 직접 진출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알뜰폰 업계는 국민은행에 알뜰폰 사업을 철수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었죠. 국민은행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사은품 지급, 요금할인 등을 제공하며 중소업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국민은행은 대외적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고, 사업을 중단할 위기까지 겪었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금융업권에 몸담고 있는 하나은행 입장에선 국민은행의 전철을 답습하고 싶진 않았겠죠. 하나은행은 아직 직접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은행 측은 “사업기획 단계부터 중소 알뜰폰 사업자와의 상생을 목적으로 해 직접진출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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