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글래스는 어떤 모습일까

메타버스나 3D 가상현실이 주요 화두에 오름에 따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부분의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업무에 맞는 VR이나 AR 제품을 개발하고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개발 중이다. 애플 역시 AR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구동하는 AR 서비스는 오래 전부터 출시하고 있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고급 라인업에 라이다 센서를 달아 사물의 3D 깊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돌비(Dolby Laboratories)와 아비드(Avid Technology Inc.)에 근무한 적 있는 하드웨어 전문가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은 1000명의 엔지니어 그룹과 함께 VR과 AR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애플이 아직까지 글래스나 VR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초고사양 제품으로 설계됐기 때문인데, 따라서 무거운 HMD의 형태를 해야만 했다. 제품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소형 맥과 같은 별도의 프로세싱 제품에 안경을 연결하는 형태를 만들어냈으나 조니 아이브가 이 아이디어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세싱 제품을 탑재하면 다른 제품을 압도할 성능을 낼 수 있었지만 팀 쿡은 아이브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대신 아이폰을 프로세싱 유닛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을 통해 제품을 유선 혹은 고속 무선 연결해 프로세싱 파워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출 전문가 밍치궈와 존 프로서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애플이 독립형 제품을 낼 것이냐, 아이폰에 연결할 것이냐의 차이로 풀이할 수 있다. 아이폰에 연결하는 것이 더 가볍고 편리하지만 별도의 하드웨어를 갖추는 것이 성능은 더 뛰어나다. 밍치궈와 존 프로서 모두 정확한 유출을 한 바 있다. 밍치궈는 2022년, 존 프로서는 2021년 3~6월로 예측했다. 존 프로서의 예측에 따르자면 이번 4월 행사에서 제품이 공개돼야 한다.

https://twitter.com/jon_prosser/status/1261265338727006208

디 인포메이션은 애플 글래스가 2020년 7월, 프로토타입 단계를 통과하고 시험 생산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특허를 보면 애플 글래스가 어떠한 모습인지를 대강 예상할 수 있다. 애플의 제품은 안경 다리에서 프로젝터가 투서해 안경에 상을 뛰워주는 형태다.

출처=Patently Apple
출처=Patently Apple

애플 AR 글래스가 어떤 정보를 줄 것인가는 아래의 특허 이미지를 보면 대강 이해할 수 있다. 지도 등에서 방향을 알려주는 인터페이스 역시 애플은 특허를 받았다.

조작 인터페이스 면에서도 애플은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AR과 VR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허로, 애플은 VR 장갑과 스마트 링의 특허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의 AR 밴드와 마찬가지로 가속도 센서 등으로 제스처를 인식한다. 또한, 애플은 이미 페이스 ID, 일반 카메라, 라이다 센서 등을 통해 3D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 역시 갖고 있다. 따라서 에어 제스처로 상을 조작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장갑은 게임용으로 설계됐다고 특허는 밝히고 있다.

장갑 형태의 컨트롤러 특허(출처=Patently Apple)

그러나 글래스는 2023년이나 되어야 상용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현재의 홀로렌즈 등은 무게가 상당한 편이라 쓰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다. MS는 홀로렌즈를 기업 내부에서 사용하는 B2B 제품으로 만들고 있으므로 무리가 없지만 애플은 컨슈머용 제품을 주로 만들기 때문에 이 방법은 적합하지 않다. 대안으로 애플이 고려하고 있는 것은 VR 제품이다. AR과 VR 제품은 같은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VR 글래스는 AR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기에 출시될 수 있다. 애초에 VR은 집 밖에서 쓰는 물건이 아니므로 무게와 배터리 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유출된 애플 VR 제품 디자인은 에어팟 맥스와 디자인 언어를 공유한다. 교체 가능한 메시 소재와 탄성 있는 밴드 등이 유사하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VR 헤드셋은 8K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작 장치는 골무와 같은 형태이며, 라이다 센서를 탑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배터리 팩이 포함된 액세서리 역시 별매로 제공한다고 한다.

VR을 출시하는 이유 역시 합당하다. 애플은 매우 많은 게임을 앱스토어에 보유하고 있으며, 이 게임들을 콘트롤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애플 아케이드 가입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또한, VR 전용 소프트웨어 앱스토어를 쉽게 만들 수 있는 기업인 것도 강점이다. 애플의 특기는 앱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링크에서 디자이너 안토니오 데 로사(Antonio De Rosa)가 만든 렌더링을 볼 수 있다. 오큘러스나 바이브 제품보다 얇은 것이 특징이다.

애플은 2017년, VR 기기에 카메라를 달고 카메라를 통해 상을 받아온 뒤 VR 기기 내부 스크린에 구현하는 솔루션을 가진 VRVANA를 인수한 바 있다. 따라서 애플의 VR 제품은 AR 글래스 수준은 아니지만 약간의 상을 받아오는 증강현실 제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5월에는 VR 라이브 경기를 제공하는 넥스트VR을 인수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인피니트 오피스와 메시를 통해 가상 업무 공간을 제공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애플 역시 가상 3D 공간에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특허를 취득하고 있으므로, 제품이 출시된다면 가상 오피스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과 생산성 양면에서 VR 기기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오큘러스 퀘스트 2가 100만대 이상을 쉽게 매진시키며 시장성도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애플은 과연 어떤 기기를 들고 나올 것인가.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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