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회사 라인플러스는 왜 아마존 판매자의 상품페이지를 만들까
라인(LINE)의 한국 법인 라인플러스가 아마존 판매자들의 상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메신저 서비스로 잘 알려진 회사가 AI를 활용해 다른 회사에서 팔릴 상품 이미지와 설명 콘텐츠를 만드는 사업에 뛰어든 겁니다.
라인플러스가 지난 9월 선보인 워너블 AI입니다. 워너블 AI는 판매자가 상품 사진과 상품 설명 페이지를 올리면 현지 경쟁 상품을 분석해 상품페이지용 이미지를 만들어줍니다. 국가별 규정과 아마존의 콘텐츠 기준도 반영합니다. AI에 명령문(프롬프트)을 따로 쓸 필요 없이, 대표 이미지부터 상품 설명란을 꾸미는 ‘A+ 콘텐츠’까지 한 세트를 약 10분 만에 만듭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로 상품 사진을 만드는 일은 이제 어렵지 않습니다. 아마존도 판매자용 AI 도구를 제공하고, 비슷한 서비스도 이미 많습니다. 라인은 왜 이 시장에 나선 걸까요?

지난 10월 27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아마존 K뷰티 컨퍼런스 현장에서 차기용 라인플러스 워너블 AI팀 사업 총괄을 만나 그 답을 들어봤습니다.
라인은 어쩌다 아마존 상품페이지를 만들게 됐을까
워너블 AI 개발 배경을 묻자, 차 총괄은 처음부터 아마존을 염두에 뒀던 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생성형 AI로 SNS 게시물이나 광고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마케팅 콘텐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유료 고객도 확보했지만 영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마케팅 콘텐츠는 범위가 워낙 넓어 어떤 고객을 공략할지 정하기 어려웠고,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업체도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 총괄은 ‘AI로 어떤 콘텐츠든 만들어주겠다’는 접근 대신 ‘마케팅 콘텐츠를 계속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를 따져봤습니다. 그렇게 찾은 고객이 온라인 쇼핑(이커머스) 판매자였습니다.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는 이미지와 콘텐츠가 사실상 전부라고 할 만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커머스 영역에서 가장 큰 시장이 아마존입니다.”
일시 : 2026년 11월 19일 오후1시 ~ 오후 5시
장소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99, 동일빌딩 3층 스페이스쉐어 주피터홀◈ [Elastic 웨비나] AI 시대의 Observability 전략: 데이터 가시성과 비용 효율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
일시 : 11월 11일 (수) 14:00 ~ 15:30
장소 : 온라인(bylineplus.com)
차 총괄은 라인플러스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도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라인은 여러 국가에서 메신저와 콘텐츠 서비스를 운영하며 나라마다 다른 언어와 문화에 맞춰 콘텐츠를 제공해왔다는 겁니다.
워너블 AI는 라인플러스가 추진하는 AI 신사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라인이라는 메신저에 국한된 AI가 아니라 다른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냥 챗GPT로 만들면 안 되나요?
물론 누구나 챗GPT 등 생성형 AI를 이용해서 콘텐츠를 만들기 쉬운 시대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든 콘텐츠를 비즈니스에 즉각 도입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AI가만든 콘텐츠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조금씩 고치다 보면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집니다. 배경만 바꾸려 했는데 제품에 적힌 글자가 사라지거나, 처음 만든 모델의 얼굴이 조금씩 달라지는 식입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차 총괄은 업계가 생성형 AI 이미지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쓰는지 알아보려고 사비를 들여 뷰티업계 디자이너, 기획자, 마케터 20여 명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현장에서는 대략 70% 정도 만족하면 후작업으로 마무리한다는 답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후작업은 AI가 만든 이미지를 사람이 직접 고치는 일을 뜻합니다.
그런데 상품 콘텐츠를 원하는 대로 만들었다고 해도 끝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팔려면 판매하는 나라의 시장과 아마존의 콘텐츠 기준에 맞춰야 합니다. 아마존도 유사한 도구를 제공합니다.
차 총괄은 아마존이 AI 도구를 제공하더라도 판매자가 직접 해야 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려면 미국 시장에 맞는 이미지를 등록하고 텍스트 콘텐츠도 등록해야 합니다. 일본에 판매하려면 일본 시장에 맞춰 이미지와 콘텐츠를 다시 준비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상품 설명란인 ‘A+ 콘텐츠’도 쉽지 않습니다. 이 영역은 베이직과 프리미엄에 따라 이미지 크기와 쓸 수 있는 구성 칸 수가 다른데, 판매자가 자기 이미지를 각 칸에 맞게 배치하기가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아마존의 AI 기능을 써도 번거로움은 남는다는 게 차 총괄의 말입니다. 이미지를 넣고 분석 버튼을 누르면 콘텐츠가 배치되지만, 결과물의 구성이 비슷하다는 겁니다. 그는 “기자님이 이미지를 넣든, 제가 넣든 같은 형태로 나옵니다. 그런데 셀러 입장에서는 차별화가 목표입니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소비자의 눈에 띄고, 클릭이나 구매 전환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아마존 판매자는 이미지를 만든 뒤에도 판매 국가에 맞춰 콘텐츠를 준비하고, 경쟁 상품과 소비자 반응을 살펴 차별화해야 합니다. 상품이나 판매 국가가 늘면 이 일도 그만큼 반복해야 합니다. 워너블 AI는 시장 분석부터 콘텐츠 기획과 제작까지 이 과정을 하나로 묶은 서비스입니다.
대행사는 2~4주, 워너블은 10분…뭐가 다를까?
워너블 AI는 기존에 판매자가 해야 했던 일을 얼마나 줄여줄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아마존 상품 콘텐츠를 제작하는 대행사들의 업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은 판매할 상품의 특징과 시장을 분석하고, 경쟁 제품과 소비자 리뷰를 조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기획안을 만들고 판매자와 협의하고, 실제 콘텐츠를 제작해 수정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시간이 걸리는 일은 판매자와 기획 방향을 맞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판매자가 참고 이미지 여러 장을 보내며 ‘화려하면서도 심플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원한다고 하면, 대행사는 디자인과 구성이 제각각인 이미지들을 하나의 콘텐츠로 정리해야 합니다. 판매자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면 다시 고쳐야 합니다.
이 과정이 통상 2~4주가 걸린다는 게 차 총괄의 설명입니다. 그는 “대행사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레퍼런스가 들어오다 보니 톤앤매너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이걸 맞추는 과정이 사실상 제일 길다”고 설명했습니다.
차 총괄에 따르면, 워너블 AI는 프롬프트 없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원본 상품 이미지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특징입니다. 판매자가 자료를 올리면 AI가 시장과 경쟁 제품을 분석해, 대표 이미지부터 A+ 콘텐츠까지 한 세트를 약 10분 만에 만든다는 설명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제품의 누끼 이미지, 즉 배경을 제거해 제품만 남긴 이미지입니다. 깨끗한 이미지가 있어야 AI가 제품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생성형 AI에 제품 사진을 넣고 배경을 바꿔달라고 하면 제품에 적힌 글자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워너블AI는) 누끼 이미지의 원본을 유지합니다.
다음에는 한국에서 쓰던 상세페이지 가운데 제품을 잘 설명하는 이미지를 최대 20장까지 올립니다. 성분과 원료, 효능·효과, 다른 제품과의 비교를 설명하는 이미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브랜드가 원하는 톤앤매너나 가치가 담긴 문서도 첨부할 수 있습니다. 문서가 없으면 저희가 분석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만들지만, 브랜드의 기준이 있다면 그걸 더 높은 우선순위로 반영합니다.
이렇게 자료를 입력하면 썸네일부터 A+ 콘텐츠까지 한 세트를 생성합니다. 콘텐츠를 어떤 근거로 만들었는지 설명하는 마케팅 플랜도 함께 제공합니다.
판매자는 이 분석 리포트를 보면서 경쟁 제품의 소비자들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어떤 이미지가 부족한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자료를 추가해 다시 콘텐츠를 생성하는 겁니다.”
워너블 AI는 상품과 브랜드를 분석하는 엔진 외에도 국가별 규제 자료와 아마존의 콘텐츠 기준을 참고하는 자체 분석 엔진을 운영합니다. 차 총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일본 등의 관련 규제 문서를 수집해 콘텐츠 제작에 참고하고 있습니다. 차 총괄은 회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 운영 경험에 AI 기술과 국가별 규제 분석을 결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상품페이지 한 번 만들면 끝? 라인은 어떻게 돈을 벌까
여기까지 보면 워너블 AI가 왜 필요한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상품페이지를 한 번 만들고 나면 판매자가 굳이 다음 달에도 돈을 낼 이유가 있을까요?
라인플러스는 상품을 등록한 이후에도 일이 계속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아마존에 올린 뒤에도 소비자 리뷰가 쌓이고, 경쟁사는 가격과 콘텐츠를 바꿉니다. 판매자 또한 시장 변화에 맞춰 상품페이지를 지속 관리해야 하는 겁니다.
“상품 판매가 시작되고 2주 정도 지나면 리뷰가 쌓입니다. 그동안 경쟁사도 제품을 바꾸고 콘텐츠를 바꿉니다. 내 상황만 안 바뀌지 주변은 다 바뀌는데 그대로 둘 수는 없잖아요.
대행사들은 리뷰와 경쟁 시장을 분석해 보고서를 만들고, 고객사에 다시 콘텐츠를 제작하자고 제안합니다. 저희도 여기에 착안했습니다. ‘리스팅 케어’라는 기능으로 판매 시작 2주 후 첫 번째 개선 리포트를 만들어드립니다. 그다음부터는 매주 단위로 시장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경쟁 제품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지속적인 관리 기능은 워너블 AI의 구독모델과도 연결됩니다. 관리할 수 있는 상품 수 등에 따라 요금제를 구분하고, 등록 이후에는 관리 대상 상품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차 총괄에 따르면 실제로 저렴한 요금제로 시작했다가 관리 상품 수가 더 많은 요금제로 옮긴 유료 고객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 워너블 AI가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기는 이릅니다. 지난 9월 30일 출시된 초기 서비스로, 차 총괄 또한 구체적인 매출 목표보다 고객 확보와 서비스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향후에는 서비스 범위를 더욱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재 상품 이미지와 A+ 콘텐츠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상품 제목과 설명, 브랜드 스토리, 아마존 내 브랜드 매장인 스토어프런트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판매자가 아마존에서 상품을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 맞췄다는 설명입니다.
지원 국가도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독일과 영국 등 유럽, 호주, 인도와 아랍권으로 넓힐 계획입니다. 다만 틱톡샵 등 다른 커머스 플랫폼으로의 확장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존만 하더라도 국가마다 서로 다른 시장과 규정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 총괄은 “아마존이 하나의 채널일 수 있는데, 저희 입장에서 보면 단일 채널은 아니다”라며 국가별 아마존 마켓에 대응하는 일부터 집중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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