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설비 들여놓고도 걱정 많은 물류센터…콜로세움의 제안
물류센터에 자동화 설비를 들였다고 생각해봅시다. 로봇이 상품을 보관하고 작업자에게 가져다주니,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설비를 들여놓더라도 처리할 물량이 부족하면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주문이 갑자기 10배 넘게 늘어나도 문제입니다. 로봇이 갑자기 10배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물류센터 자동화는 어떤 설비를 고르느냐로 끝나지 않습니다. 현장 상황에 맞게 설비를 운영하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물류 플랫폼 기업 콜로세움코퍼레이션(콜로세움)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은 곳도 이 지점입니다. 콜로세움은 이커머스 판매자의 물량을 여러 물류센터에 공급하고, 센터 운영을 지원하는 회사입니다. 콜로세움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화 설비 도입부터 운영, 물량 공급까지 이어 주겠다고 합니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아세테크 데모센터에서 열린 ‘볼트 테크데이’에서 콜로세움은 자동화 플랫폼 ‘볼트(Vault)’의 확장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연욱 콜로세움 IT컨설팅 팀장은 “설비는 사실 한 번 도입하면 끝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운영은 매일 다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며 운영 중심의 자동화 설계를 강조했습니다.
자동화 설비, 사고 싶어도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
먼저 물류센터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자동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곧바로 설비를 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떤 설비가 적합한지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여러 업체에 연락해 제안서와 견적서를 받고, 센터에서 다루는 상품과 공간, 처리 물량에 맞는지 비교해야 합니다.
일시 : 2026년 11월 19일 오후1시 ~ 오후 5시
장소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99, 동일빌딩 3층 스페이스쉐어 주피터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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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1월 11일 (수) 14:00 ~ 15:30
장소 : 온라인(bylineplus.com)
여기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합니다. 정 팀장에 따르면 제안서를 받는 데 약 3주, 여러 업체의 견적을 비교하는 데 최대 3개월이 걸립니다. 최종 설비 배치와 도입 검토까지 거치면 전체 과정에 4~6개월가량이 필요합니다. 콜로세움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 팀장은 여러 업체와 일할 때 기간이 길어져 도입이 늦어지고 시기가 어긋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콜로세움이 개발한 ‘볼트 CRM’은 이 과정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현황 분석부터 제안서·견적서 작성까지의 검토 단계를 기존 수개월에서 4~5일 이내로 줄이는 게 특징입니다. 물류센터 운영자가 홈페이지에서 센터 현황 등 10개 항목을 입력하면, 콜로세움이 설비 조합을 미리 묶어 둔 약 56개 패키지 가운데 적합한 구성을 추천합니다. 초기 진단에서 추천하는 패키지는 약 9개이며, 이후 현장 진단과 상담을 거쳐 설비 구성을 구체적으로 정합니다.
상담 내용은 자체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모읍니다. AI는 이 내용으로 회의록을 쓰고 빠진 정보를 확인하며, 이후 제안서 작성과 투자수익률(ROI) 분석, 3D 시뮬레이션 제작에도 쓰입니다.
콜로세움은 현재 아세테크를 비롯해 검증된 설비 업체 25곳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설비를 파는 업체는 왜 중간에 콜로세움이 들어오는 것을 왜 허락할까요? 콜로세움이 자동화를 원하는 물류센터를 찾아 적합한 설비 업체에 연결해 주니, 설비 업체로서는 새로운 영업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설비 업체는 장비에는 전문성이 있지만, 설비를 들이는 물류센터가 어떤 상품을 얼마나 처리하고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지까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물류센터는 필요한 처리 능력은 설명할 수 있어도, 그 능력을 내려면 어떤 설비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때 콜로세움이 양쪽의 요구사항을 조율합니다. 물류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이 요구하는 처리량과 현장 운영 조건을 함께 검토하고, 이에 적합한 설비 구성을 찾는 겁니다.
여기에 콜로세움과 거래하는 셀러(화주)가 있기 때문에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가동할 물량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셀러는 쓴 만큼만, 센터는 더 높은 단가를
콜로세움은 자동화 설비와 물량을 연결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콜로세움이 아세테크와 시범 운영하고 있는 ‘볼트 스토리지’가 대표적입니다.
이는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물류센터 보관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파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물류센터는 상품을 쌓는 받침대인 팔레트를 기준으로 보관료를 매깁니다. 팔레트가 가득 차지 않았더라도 한 개를 썼다면 한 개 값을 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고가 적은 셀러에게는 부담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물류 현장에서 가장 자주 불거지는 갈등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콜로세움은 오토스토어의 보관 용기인 ‘빈(bin)’에 주목했습니다. 오토스토어는 상품을 담은 보관 용기인 빈을 촘촘하게 쌓고, 로봇이 필요한 빈을 작업자 앞으로 가져오는 설비입니다. 콜로세움은 이 빈을 보관료를 책정하는 단위로 쓰기로 했습니다. 정 팀장은 “오토스토어를 통해 어떤 수익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빈 단위로 온라인 셀러들에게 제공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셀러 입장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보관 공간에 돈을 낼 필요가 줄어듭니다.

물류센터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오토스토어는 빈을 높이 쌓아 올리기 때문에, 같은 면적에서도 더 많은 상품을 보관해 수익을 더 낼 수 있습니다. 콜로세움은 빈과 팔레트를 같은 부피로 환산해 비교하면 빈의 보관 단가가 기존 방식보다 약 3.5~4.8배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콜로세움은 현재 두 곳의 셀러를 유치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설비 운영은 아세테크가 맡고, 콜로세움은 셀러 유치와 계약과 정산, 물류 시스템 연결 등을 담당합니다. 현재 한 셀러는 팔레트와 빈을 함께 사용하고, 다른 셀러는 빈만 이용합니다. 콜로세움은 아세테크와 함께 주문 데이터를 분석해 상품 특성에 맞는 재고 보충과 피킹 방식을 찾고 있습니다. 셀러 물량을 공급하는 동시에 자동화 설비의 운영 효율을 높일 방법을 검증하는 겁니다.
주문은 10배 늘어도 설비는 그대로…‘작은 연결’부터

설비에 상품을 보관하고 충분한 물량까지 확보하면 출고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
온라인 쇼핑모른 출고 물량이 매일 일정하지 않습니다. 어제까지 잘 팔리지 않았던 상품이 오늘 틱톡에서 인기를 얻으면 주문이 폭증할 수 있습니다. 정 팀장은 “두 배, 세 배는 기본이고 열 배까지도” 갑자기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자동화 설비의 처리능력이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주문이 10배 늘어난다고 설비의 처리능력까지 늘어나지는 않으니, 운영 역량이 중요해집니다. 그렇다고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최대 주문량에 맞춰 모든 설비를 구축하는 건 부담입니다.
콜로세움은 조금 다른 방식을 제안합니다. 보관 효율이 중요한 상품에는 오토스토어를 활용하고, 주문이 급증하는 상품에는 인력을 탄력적으로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정 팀장은 평소 5~10명이 처리하던 작업도 주문이 몰리면 20~30명까지 인력을 늘릴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작업을 자동화하는 것보다는 상품과 주문 특성에 따라 자동화 설비와 사람의 역할을 나누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현장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하는 서비스가 ‘볼트 플로우’입니다. 처음부터 대형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지 않고, 라벨 프린터와 바코드 스캐너 등 현장에 도입하기 보다 쉬운 작은 장비부터 시스템에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이후 작업 위치와 수량을 안내하는 PTL(Pick-to-Light) 등 피킹·분류 설비를 거쳐 자율이동로봇(AMR)이나 오토스토어까지 연결 범위를 넓히겠다는 계획입니다.
정 팀장은 “작은 연결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실제 운영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확인한 뒤 필요한 설비를 추가하는 방식을 추천했습니다.
물류센터에서는 주문관리시스템(OMS)과 창고관리시스템(WMS)이 주문과 재고, 작업 정보를 관리합니다. 이 시스템에서 내린 작업지시가 실제 설비와 작업자에게 전달되고, 실행 결과가 다시 시스템에 반영되어야 물류 작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볼트 플로우는 이 연결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현재 초기 설비 연동과 커넥터 기능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물류센터별 작업 특성에 맞는 자동화 환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65개 센터를 묶은 다음 단계, 설비 연결 표준
여기까지 보면 콜로세움이 왜 자동화 사업에 뛰어들었는지 조금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콜로세움은 이미 65곳 이상의 물류센터와 제휴를 맺고, 자체 창고관리시스템 등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화주(온라인 쇼핑몰)에게서 확보한 물량을 각 센터에 배정합니다.
하지만 센터가 늘어날수록 문제가 생깁니다. 센터마다 쓰는 설비와 시스템, 작업 방식이 달라서, 같은 일을 하더라도 새 센터를 붙일 때마다 방식을 새로 맞춰야 합니다. 센터를 하나씩 따로 맞춰야 한다면 네트워크를 빠르게 넓히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콜로세움이 서로 다른 설비와 운영 시스템의 연결 방식을 통일하려는 이유입니다. 기존 시스템을 모두 바꾸지 않고도 공통 규격으로 설비를 연결해 운영 데이터를 모으겠다는 구상입니다. 자동화를 검토하는 물류센터에 설비를 추천하며 관계를 맺고, 이후 운영 지원과 물량 공급으로 이어 갈 기회도 생깁니다.
콜로세움은 장기적으로 차세대 운영 시스템 ‘콜로 노바’와 ‘볼트’를 결합할 계획입니다. 콜로 노바가 주문과 재고, 작업 우선순위 등을 판단하면 볼트가 현장 설비와 작업자에게 지시를 전달하고, 그 결과를 다시 콜로 노바에 돌려주는 방식입니다.
콜로세움 입장에서 볼트는 단순히 자동화 설비 도입을 돕는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기존 물류 사업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자동화를 고민하는 물류센터를 새 고객으로 확보하고, 설비와 운영 시스템을 연결한 뒤 이커머스 물량까지 공급해 더 많은 물류센터를 자사 네트워크로 끌어들이겠다는 목표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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