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스타트업서밋에서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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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경쟁의 핵심은 가격“…에이로봇이 액추에이터 직접 만드는 이유

“저는 (휴머노이드 중에서도) 중국 유니트리의 G1이 가장 무섭습니다. 무서운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지난 15일 수원에서 열린 ‘경기스타트업서밋’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엄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로봇 회사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로봇은 2018년 설립 이후 2024년까지 6년 동안 투자 없이 로봇을 생산하고 판매했다. 이 배경에는 휴머노이드 시장은 고객 확보를 하지 못한다는 당시 투자자들의 불신이 있었다. 에이로봇은 자력 생존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엄 대표는 “클라이언트 미팅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세 가지였다”며 “첫 번째는 이 로봇이 얼마나 자주 고장 나는지에 대한 내구성 관련 질문, 두 번째는 고장 나면 얼마나 빨리 와서 고쳐줄 것인지에 대한 유지보수 관련 질문, 세 번째는 가격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기술력은 이후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에이로봇은 정해진 가격 상한선에 맞추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전략을 취했다. 엄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기술이 팬시하다고 해서 전부가 아니었다”며 “클라이언트가 낼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어서 그 가성비를 맞추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성비 휴머노이드 시장, 중국이 가장 큰 경쟁자

엄 대표는 휴머노이드 시장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중국을 지목했다. 지능이 가장 뛰어난 휴머노이드는 미국 피규어AI의 모델이지만,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는 중국 유니트리의 G1이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라는 것이다. 엄 대표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 휴머노이드의 가격 차이는 5배에 이른다.

현재 유니트리 G1이 중국 마트에서 3000만원 정도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는 “한국 휴머노이드 가격은 보통 약 1억5000만원”이라며 “로봇의 하드웨어 구성 요소 중 액추에이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할인을 받아도 평균 단가가 200만원 수준이라 30개만 써도 6000만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로봇 휴머노이드 제작비에 기본적으로 1억 정도가 소요되는 이유다.

에이로봇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추에이터를 자체 생산했다고 밝혔다. 에이로봇의 휴머노이드에는 손을 제외하고 31개의 액추에이터가 들어간다. 액추에이터를 외부에서 구매하고 AI 칩과 배터리, 프레임 등을 더하면 재료비만 1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에이로봇은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추에이터 자체 생산을 택했다. 엄 대표는 “액추에이터를 자체적으로 만들 경우 단가가 60만원까지 떨어진다”며 “휴머노이드 제작 단가를 3300만원까지 낮춰도 (중국과의 경쟁을)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엄 대표는 휴머노이드 기업의 비용 관리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재료를 수급하기 좋고 고객에게 유지보수 지원도 더 잘할 수 있다”며 “현재 에이로봇은 리니어 액추에이터와 큐비드 액추에이터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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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로봇, 휴머노이드는 자주권 문제

엄 대표는 중국과의 휴머노이드 시장 경쟁이 자주권 문제라고 강조했다. 휴머노이드는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생산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이 가성비 좋은 휴머노이드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이로봇은 노동 가능한 인구의 감소 여부·인건비·제조업 기반을 기준으로 미국·중국·한국의 휴머노이드 미래 수요를 분석했다. 이에 따라 노동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고 인건비가 높을수록 로봇 도입 필요성이 커지며, 제조업 기반이 갖춰져 있어야 로봇의 부품 공급부터 생산·판매까지 이어지는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가장 적합한 타깃 시장은 한국이다. 임금은 높지만 노동력 부족 현상에 처할 위기가 높고, 제조 기반 역량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노동 가능한 인구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제조업 기반은 약하지만, 인건비가 높아 수요가 있을 수 있는 시장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노동 가능한 인구의 절대적인 수가 여전히 많고 인건비는 낮지만, 제조업 역량은 높은 강국이라고 봤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휴머노이드 개발은 다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됐다. 미국의 휴머노이드를 개발은 인건비 절감을 통한 제조 강국 재도약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중국의 휴머노이드 개발은 내수에 긍정적인 효과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강점이었던 저렴한 노동력이 대체되고,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부양 인구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엄 대표는 그럼에도 중국이 AI를 활용한 제조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전 세계 제조업을 거의 장악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를 저렴하게 제작하고 전 세계에 공급해 글로벌 제조업을 장악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엄 대표는 중국 휴머노이드 공세에 대비해 로봇 자주권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국의 휴머노이드 산업이 외부에 모두 의존하고 있다면 로봇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3000만원 하던 로봇이 다음 날부터 3억원이 될 수 있다”며 “미래에 로봇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한국에서는 소버린 휴머노이드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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