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 걸리던 탄소발자국 계산, AI로 약 1주만에 한다
수개월 걸리던 제품 탄소발자국 계산이 약 1주로 줄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국내 탄소 관리(카본테크) 스타트업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탄소 보고서 제출 시간을 95% 이상, 감축량 검증 비용을 97% 줄였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 그린 스테이지에서 카본테크 스타트업 5곳이 AI 활용 사례를 발표했다. 발표 분야는 데이터 처리, 보고서 작성, 제품 분석, 탄소 측정이다.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고 기록하는 탄소회계 플랫폼을 운영하는 리빗과 오후두시랩, 탄소배출권 핀테크 후시파트너스, 탄소 측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탄소중립연구원과 땡스카본이 참여했다.
카본테크는 탄소를 측정·관리하고, 줄이거나 활용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이번에 발표한 업체들은 데이터 정리와 검증 같은 반복 업무를 AI에 맡겨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리빗, 생산 일지 읽고 검수까지…보고서 제출 시간 95% 단축
이정민 리빗 대표는 건설 현장에서 모은 자료를 AI 에이전트로 처리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건설업체는 현장이 여러 곳이어서 이미지와 수기 기록으로 흩어진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기가 어렵다. 리빗은 전력·도시가스 사용량과 고지서를 자동으로 가져오고, 기업 내부 시스템의 구매·자재 사용 정보를 연결해 탄소 배출량을 한곳에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리빗은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검수하는 데에도 AI 에이전트를 쓴다. AI 에이전트는 입력된 값과 증빙 자료를 대조해 일치하는 항목, 불일치하는 항목, 사람이 따로 확인해야 할 항목으로 나눈다.
리빗은 삼성물산의 저탄소 콘크리트 감축 활동 관리에도 AI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생산 일지를 이미지로 올리면 AI가 문자를 인식하는 기술(OCR)로 내용을 읽고, 감축 실적을 인정받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 검수한 뒤 보고서로 만드는 방식이다.
리빗은 이렇게 데이터를 연동하고, 탄소 배출량과 감축량을 측정·보고·검증(MRV)하는 절차를 디지털로 처리한다. 이 대표는 감축량 오류율을 5% 이내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이 직접 관리하거나 컨설팅을 통해 처리하던 방식과 비교해 보고서 제출에 걸리는 시간은 95%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오후두시랩, AI는 자료 처리하고 전문가는 감축 전략 수립
일시 : 2026년 11월 19일 오후1시 ~ 오후 5시
장소 : 서울시 서초구 강남대로 499, 동일빌딩 3층 스페이스쉐어 주피터홀
◈ [Elastic 웨비나] AI 시대의 Observability 전략: 데이터 가시성과 비용 효율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
일시 : 11월 11일 (수) 14:00 ~ 15:30
장소 : 온라인(bylineplus.com)
오후두시랩은 AI와 전문가가 탄소 관리 업무를 나눠 맡는 방식을 소개했다. 기업·기관용 솔루션 ‘그린플로 비즈니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반복 업무를 맡는다. 증빙 자료를 읽어 들이고, 흩어진 자료를 계산에 쓸 수 있게 정리한다. 사용량을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계수(배출계수)를 연결하는 일을 돕고, 평소와 다른 수치도 찾아낸
오후두시랩은 AI와 전문가가 탄소 관리 업무를 나눠 맡는 구조를 소개했다. 기업·기관용 솔루션 ‘그린플로우 비즈니스’에서 AI 에이전트는 증빙 자료 인식, 데이터 정형화, 배출계수 매칭 지원, 이상 탐지처럼 반복 업무를 담당한다. 흩어진 자료를 계산에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사용량을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환산하는 데 필요한 계수를 연결하도록 돕는다.
ESG 컨설턴트는 AI가 처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산정 결과를 검증하고, 산업별 특성에 맞게 해석한다. 오후두시랩은 이렇게 하면 컨설턴트가 반복적인 데이터 처리에 쓰던 시간을 줄여 감축 전략을 세우고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후두시랩은 에코시안, 카이스트와 함께 공공 부문의 탄소 관리 기술을 AI로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일하는 ‘멀티 에이전트 AI 기반 통합 탄소관리 플랫폼’을 개발해 실증한다.
탄소 데이터를 금융 혜택으로 연결한 사례도 제시했다.경기도의 ‘경기기후플랫폼’ 중소기업 탄소경영 서비스에서는 사업자가 인증서로 본인 확인을 하면 탄소 리포트를 받을 수 있다. 이 리포트는 경기도가 지원하는 대출 상품의 금리를 낮추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후시파트너스, 배출량 산정에서 감축 실적의 자산화까지
박종환 후시파트너스 상무는 탄소 관리 인력이 부족한 기업이 사업장의 배출원을 파악하도록 돕는 ‘카본AI’를 소개했다. 탄소 배출량 측정, 탄소발자국(PCF) 산정, 1공급망 탄소 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AI 솔루션이다. 탄소 배출 감축 프로젝트의 발굴·검증·거래를 일원화하는 통합 플랫폼 ‘후시커넥트’에 포함돼 있다.
후시파트너스는 카본AI를 통해 배출량 산정 이후 감축 실적을 입증해 배출권 거래로 연결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박 상무는 “실제 현장에서는 배출량 산정만 하거나 보고만 하는 과정에 치중돼 있다”며 “후시파트너스는 이 과정을 기업의 자산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시파트너스는 6개 기업의 내부 감축 실적 39477톤을 인증받고, 할당 취소 예정이던 배출권 50084톤을 방어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9월 시세 기준 가치는 약 12억5000만원이다. 감축 활동을 데이터로 증명해 고객이 보유한 배출권의 가치를 지킨 사례다.

탄소중립연구원, 전문가의 판단을 AI에 학습…작업 시간 90% 단축
이민 탄소중립연구원 대표는 수천 종의 제품별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과정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제품 탄소발자국은 원료 확보부터 생산·사용·폐기까지 제품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피는 지표다.
이 대표는 화장품 기업을 예로 들었다. 수천 종의 제품마다 다양한 원료와 포장재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면 검토할 데이터의 종류가 수십만 개가 된다. 전문가가 자료를 찾고 계산 기준을 연결하는 작업을 모두 수행하기에는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탄소중립연구원은 전과정평가(LCA) 전문가가 하던 판단을 AI에 학습시켰다. 원료의 한글·영문 이름과 동의어를 표준화하고, 단위를 통일하며, 중복 자료와 이상치를 확인하는 작업이 포함된다. 지역과 데이터베이스 등을 고려해 배출계수를 연결하고, 수송 거리와 포장재 정보, 공정별 에너지 사용 등을 처리하도록 했다.
AI가 데이터를 정리하고 산정 근거를 제시하면 전문가가 검토한 뒤 최종 승인하는 구조다. 이러한 협업으로 작업 시간을 90% 줄였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내부 경험을 기준으로 전문가 한 명에게 수개월 걸리던 작업량을 약 1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AI의 역할로 세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AI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하고, 같은 입력을 넣었을 때 같은 결과값이 나오는 정합성이 있어야 한다”며 “검토를 위해 모든 기록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땡스카본, 위성으로 논 살피고 AI로 판정…측정·보고·검증 비용 97% 절감
이승호 땡스카본 부대표는 벼농사 메탄 감축 사업에 AI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농사 기간 중 논의 물을 빼고 말리는 활동으로 메탄 발생을 줄인 뒤, 감축 실적을 인증받아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사업이다.
기존 탄소 측정·보고·검증(MRV) 과정에서는 넓은 농지를 직접 방문해 자료를 모으거나 농민이 작성한 영농일지로 물빼기 이행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현장 확인에는 비용이 많이 들고, 종이 기록은 수정이 가능해 신뢰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땡스카본은 자체 플랫폼 ‘헤임달’에 위성영상 분석과 AI 자동 판정 기능을 결합했다. ‘아쿠아사이트’는 논에 물이 있는지 판별해 물빼기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헤임달의 AI 모델이다. ‘필드센스’는 고해상도 위성영상에서 논의 경계를 추출하고 면적을 계산하는 AI 모델이다. 캄보디아나 베트남처럼 디지털 토지 정보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사업 대상 농지를 파악하기 위한 기술이다.
농민이 제출하는 물빼기 인증 자료도 AI로 판정한다. 관리자는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이행이 미흡한 지역에 대응한다. 저사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농민들의 접근성을 고려해 별도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웹 형태로 구현했다.
땡스카본은 위성과 AI를 활용한 헤임달의 MRV 비용이 기존 방식보다 97% 낮은 것으로 산출했다. 이 부대표는 “감축 활동을 증명하는 비용을 낮춰 프로젝트가 경제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땡스카본은 캄보디아에서 총사업비 약 179억원 규모의 1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사업 면적은 23000헥타르이며,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7년까지다. 회사는 감축 실적을 인증받아 배출권을 판매하는 동시에 기업과 기관에 MRV 기술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내는 데 AI 활용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23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떻게 MRV를 해야 할지 몰랐다”며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AI 기반 방식으로 접근해 상당히 좋은 성과가 나서 투자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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