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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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데이터 독점 우려에 중국산 저가 공세까지…로봇 중소기업, 정부 지원 요구

국내 중소 로봇기업이 대기업의 데이터 독점 우려와 중국산 부품의 낮은 가격에 맞서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업계의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로봇 업계는 공공시설을 로봇 실증 현장으로 열고, 부품기업이 첫 납품에 쓰는 검증 비용을 줄여 달라고 요구했다.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와 류재완 SBB테크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AI·로봇 산업 생태계 전략 국회포럼’에서 이 같은 요구를 내놨다. 강덕현 RS오토메이션 대표도 모터·감속기·센서·제어기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이 36~48% 수준이라며, 실제 채택과 반복 구매, 양산 성과를 중심으로 지원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KAIST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이며, SBB테크는 RS오토메이션과 함께 로봇부품기업협의회를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두 대표는 공통으로 중소 로봇기업이 겪는 산업 생태계의 한계와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하고 한국AI·로봇산업협회가 주관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데이터 비대칭성이 대기업의 독점 구조 형성”

이정호 레인보우로보틱스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데이터 격차를 문제로 짚었다. 그는 중소·중견기업도 공공 분야에서 로봇을 시험해 볼 실증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로봇 생태계의 가치사슬(부가가치가 만들어지는 단계)을 로봇 제조사, AI 플랫폼사, 시스템통합사(SI), 고객사로 나눠 설명했다. 그는 “AI의 핵심은 사실 데이터”라며 “이 가치사슬의 AI 데이터 주도권은 당연히 원청,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관에서 가지고 싶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런 구조가 대기업의 데이터 독점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최상위 제조기업이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개하겠느냐”며 “플랫폼들이 현장에서 수집할 수 있는 건 수직계열화된 공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가 대표적인 예다. 테슬라는 자동차 제작과 로봇 개발뿐 아니라 AI 기술 개발과 SI 역량까지 갖추고 있어, 자사 제조 현장에서 로봇을 실증하기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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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국내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봤다. 대기업은 계열사를 묶거나 여러 기업이 함께하는 컨소시엄(공동 사업단)을 꾸려 대응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대기업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 주도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해법으로 공공시설을 로봇 실증 현장으로 쓰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학교, 공공서비스를 하는 행정기관, 물류를 담당하는 우체국, 원자력발전소 등 다양한 산업군의 시설을 정부는 이미 가지고 있다”며 “정부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BB테크 “중국과 경쟁하려면 초기 검증 비용 낮추고 반복발주 확보해야”

류재완 SBB테크 대표는 로봇 부품기업이 떠안는 초기 비용을 문제로 짚었다. 로봇 핵심 부품은 소량 생산 단계에서 원가가 높고, 실제 고객사에 납품하려면 통합·검증 비용도 든다고 그는 설명했다. 류 대표는 중국산 부품과 가격으로 경쟁하려면 이 초기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 대표는 로봇부품기업협의회 공동협의회장으로서 국내 부품기업의 현실을 설명했다. 국내 부품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통할 기술력을 갖췄지만 가격 경쟁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는 상태”라며 “부품업체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적정 공급 경쟁력을 갖추려면 일회성 단품 주문이 아닌 반복 매출과 공동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로봇 생태계의 규모가 작다는 점도 부품기업에는 부담이다. 대기업이 로봇 플랫폼 시장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기존 로봇기업 대부분이 스타트업이거나 막 스타트업 단계를 벗어난 수준이어서 부품기업이 납품할 곳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기술력만으로는 매출이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SBB테크도 기술력을 확보하고도 수요가 늘지 않았지만,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하고 지속적인 발주와 양산 물량을 확보하면서 올해 매출이 지난해의 약 2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류 대표는 부품기업이 첫 납품 실적(레퍼런스)을 쌓을 때 드는 통합·검증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부품업체들은 로봇 피라미드상에서 가장 바닥에 있다 보니 규모도 작고 자본도 작아 양산 설비나 운전자금을 받기 어렵다”며 “실증을 통해 초도 구매, 반복발주로 이어 나갈 수 있게 도움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초도 구매는 처음으로 해 주는 첫 구매를 뜻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 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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