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서 AI 한테 연말정산 시킬 수 있다고?
카카오톡에서 AI를 얼마나 쓸지 이용자가 직접 고르게 된다.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면 AI 비서가 나타나고, 원한다면 나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카카오톡으로 일을 시킬 수도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13일 경기도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에서 “같은 카카오톡을 사용해도 AI에 기대하는 도움과 이를 맡기려는 범위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얼마나 쓸지 이용자가 고를 수 있도록 카카오톡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AI 서비스를 나눠 내놓는 이유는 이용자마다 AI를 쓰는 정도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 따르면 카카오톡 이용자 가운데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사람은 1%가 안 되고, 일상 대화 수준으로 쓰는 사람은 20% 정도다. 나머지 대다수는 아직 AI를 거의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AI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세 부분으로 구성한다. 기존 메신저, 어디서든 부르는 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 이용자가 만든 AI 에이전트 팀을 연결하는 새 공간이다. 새 공간은 내년 상반기에 마련할 계획이다.
카톡 어디서나 부르는 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
카나나 스페이스는 질문에 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쌓아온 기록과 지금 상황을 파악해 직접 일을 처리해 주는 AI 비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주문해 줘’라고만 해도 알맞은 서비스를 찾아 주문까지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카나나 스페이스가 지향하는 AI 이용 경험을 소개했다. 이용자가 “지난번에 주문했던 거 주문해 줘”라고 말하면 카나나가 과거 구매 내역과 현재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상품을 제안하는 식이다.
“매일 마시는 생수를 주문한 지 한 달이 지나셨군요. 이번 달 생수는 가장 저렴한 걸로 12병 세트 2팩을 주문할게요. 톡딜에서 춘식이 생수가 병당 560원으로 가장 저렴해 배송비 없이 총 1만3400원입니다. 주문할까요?”
카카오톡에는 이미 ‘챗GPT 포 카카오’와 ‘카나나 인 카카오톡’이 있지만, 탭이나 아이콘 등 일부 화면에서만 쓸 수 있었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카카오톡 전반에서 부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호출 방법은 간단하다.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라이언이 나타나고, 이용자는 말로 일을 시키면 된다. 텍스트로도 요청할 수 있고, 두 손가락으로 쓰는 것이 불편하면 플로팅 버튼(화면 위에 떠 있는 버튼)으로 호출할 수도 있다.
카나나 스페이스는 메시지 전송, 일정 확인, 웹 검색, 카카오톡 설정 변경 등을 먼저 지원하고, 앞으로 쇼핑·송금·선물·예약으로 넓힐 계획이다. 이용자가 서비스별 메뉴를 찾아 들어가지 않고 원하는 일을 말하면, 카나나 스페이스가 알맞은 서비스를 연결해 처리한다.
다만 메시지 전송이나 결제처럼 중요한 작업은 이용자가 직접 확인하고 승인해야 실행된다. 카나나 스페이스가 일을 처리하더라도 최종 결정은 이용자가 한다는 방침이다.
내 일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만든다…‘칸바스’
카나나 스페이스가 카카오가 만든 AI를 쉽게 쓰는 서비스라면, 칸바스는 이용자가 직접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서비스다. 칸바스는 PC에 설치해 쓰며, 이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정하면 필요한 도구를 연결해 에이전트를 만들어 준다. 이용자는 카카오톡으로 에이전트에 일을 시키고 결과를 받는다.

예를 들어 이용자는 연말정산이나 세금 신고를 돕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 수 있다.에이전트가 필요한 자료를 모아 관련 웹사이트에 입력하고, 이용자가 최종 확인하면 신고와 납부까지 진행한다.
칸바스는 이용자가 정한 작업에 맞는 도구를 연결하고, 지난 작업의 맥락을 기억해 반복·예약 작업을 처리한다. 보안을 위해 에이전트가 쓰는 브라우저는 이용자가 평소 쓰는 브라우저와 분리하고, 로그인이나 결제 같은 민감한 작업은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실행한다.
에이전트 코어 엔진은 이용자가 정한 작업에 따라 필요한 도구와 기능을 연결하고, 로컬 메모리를 통해 맥락을 기억해 반복 작업이나 예약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에이전트별 브라우저는 기존에 이용하던 웹 서비스의 접근 정보와 개별 에이전트의 실행 환경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샌드박스는 인증이나 결제 등 보안이 중요한 작업을 허용된 범위 안에서 수행하도록 제한하는 환경이다.
카카오는 에이전트를 직접 설치하고 원하는 대로 설정하는 일이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고 본다. 칸바스는 이 과정을 쉽게 만들어 일반 이용자도 에이전트를 쓸 수 있게 하려는 서비스다. 정 대표는 “직접 설치하고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원하는 일을 하도록 설정하는 과정이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칸바스를 외부 서비스와 연결하는 방법으로 MCP(AI 모델과 연결하는 표준), 에이전트끼리 대화하는 규칙(A2A)을 준비하고 있다. 이용자 PC가 아닌 인터넷상 브라우저에서 작업하는 방식도 준비 중이다.
또 이용자 자신이 만든 에이전트를 공유하거나 다른 이용자가 만든 에이전트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르면 연내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칸바스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에이전트부터 파트너가 만든 에이전트,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만나고 대화하고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칸바스뿐 아니라 다른 프레임워크로 만든 AI 에이전트까지 카카오톡에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AI 아키텍처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인 서비스의 모습은 내년 상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AI를 직접 만들거나 복잡한 작업을 맡기지 않는 이용자도, 자신만의 에이전트 팀을 활용하는 이용자도 카카오톡이라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각자 필요한 경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에이전트부터 파트너가 만든 에이전트,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만나고 대화하고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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