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공격한 AI 침해 도구 ‘아르텍스’ 개발 중단
국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자율 침투테스트 도구 ‘ARTEX(아르텍스)’가 활용된 정황이 구체화되고 있다. 글로벌 보안기업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공격자가 관리한 서버에서 아르텍스 설정파일과 AI 작업 기록 등을 확보해 분석한 가운데, 아르텍스 개발자는 도구가 악용된 상황을 이유로 공개 개발과 배포를 중단했다.
공격자, 아르텍스와 LLM 활용해 금융권 공격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지난 7일 국내 금융기관을 겨냥한 공격 인프라를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공격은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졌으며, 공격자가 관리한 공개 디렉터리에서 앤트로픽의 AI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Claude Code) 세션 기록과 아르텍스 설정파일, Claude 메모리 파일 등이 발견됐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를 토대로 공격자가 아트렉스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함께 활용해 국내 금융기관을 공격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르텍스는 독립적인 AI 모델이 아니라 외부 LLM과 연동해 취약점 탐색과 침투테스트를 자동화하는 오픈소스 AI 에이전트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확인한 아르텍스 인스턴스에서는 ‘딥시크 v4.1-flash’가 주력 LLM으로 사용됐으며, 공격자는 별도의 클로드 코드 작업에 GLM-5.3과 그록 4.6 등도 활용했다. 홍콩 소재 서버는 공격자가 관리하는 주요 인프라로, 또 다른 서버에서는 아르텍스가 구동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격자의 신원을 특정할 단서도 발견됐다. 클로드 코드의 기록에는 중국어로 작성된 침투테스트 지시가 포함됐으며, 공격자는 한국에서 유출된 정보를 통상 어디에서 판매하는지, 관련 텔레그램 거래방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클로드에 질문했다. 또 보안 연구원 이력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이와 학력, 중국 광둥성 마오밍 지역 등 개인정보로 추정되는 정보도 남겼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를 근거로 공격자가 중국어 사용자이며 금전적 목적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개인정보가 실제 공격자의 것인지는 확정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9월 말 이후 최소 9개 은행이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이번 사례가 AI 에이전트가 기존 공격 기술과 결합할 경우 한 명의 공격자도 여러 조직을 짧은 시간에 공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아르텍스 관련 활동에서는 여러 프록시 IP가 사용됐으며, AI는 공격자의 기존 기술을 대체하기보다 공격 속도와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활용된 것으로 분석됐다.
악용 논란 커지자, 아르텍스 공개 개발 중단
공격 정황이 공개된 뒤 아르텍스 개발자는 프로젝트의 공개 개발을 중단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깃허브에서 ‘Autumn-27’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개발자는 8일 아르텍스가 악용된 상황을 고려해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앞으로 새로운 버전을 공개하거나 유지보수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존 깃허브 페이지도 내려갔다.
개발자는 아르텍스가 본래 기업과 기관의 보안 위험을 점검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불법적인 사용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르텍스는 올해 깃허브를 통해 공개됐으며 챗GPT와 클로드, 딥시크 등 외부 LLM을 연결해 조직의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공개 개발을 중단했다고 해서 아르텍스를 이용한 공격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공개된 소스코드는 복제돼 있을 수 있고, 아르텍스와 유사한 오픈소스 AI 침투테스트 도구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방어와 취약점 점검을 위해 개발된 AI 에이전트가 공격자에게 넘어갈 경우 실제 침투 자동화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중용도’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금융권 사고에서는 AI가 완전히 새로운 공격기법을 만들어냈다기보다, 공격자가 기존 취약점 탐색과 침투 과정을 빠르게 반복하고 여러 금융사를 동시에 겨냥하는 데 활용됐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AI 에이전트가 공격 기술의 진입장벽과 비용을 낮추면서 기존 보안 취약점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함께 보면 좋은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