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모두의 AI’, 외부 기업·개발자 연결해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
“카카오가 중심이 돼 이 인공지능(AI)을 사람들이 매일 쓰는 서비스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모두의 AI는 카카오톡을 최대한 활용해 대중이 쉽게 접근하도록 돕는 동시에, 여러 기업과 개발자가 전문 에이전트와 도구로 직접 참여해 각자 잘하는 역할을 더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개방형 생태계입니다.”
1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열린 ‘이프카카오 2026(if kakao 2026)’에서 유용하 카카오 모두의 AI 프로덕트 총괄 및 성과리더는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는 이날 모두의 AI의 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유 성과리더는 카카오가 모든 챗봇 기술을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기술 기업과 개인 개발자가 각자의 특화 AI를 등록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의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다양한 AI 서비스를 연결하고, 전문 지식을 갖춘 기업은 대화를 수행하는 에이전트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
검색이나 식당 예약처럼 구체적인 기능을 제공하는 개발자는 도구 형태로 플랫폼에 참여한다. 카카오는 이용자의 일상적인 대화 맥락에 따라 적합한 외부 에이전트와 도구를 연결한다. 참여 기업과 개발자는 플랫폼을 통해 자사 기능을 제공하고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실제 상품 거래나 정기 구독을 통해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는 카카오 주관 컨소시엄 15개사와 얼라이언스 19개사를 합쳐 총 34개 기업·기관이 초기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컨소시엄 발표 이후에도 추가 참여 의사를 밝히는 파트너가 늘고 있어 생태계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각 참여 기관이 보유한 기술과 역량을 결합해 이용자 요청을 처리하는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는 이용자 접점인 서비스와 전체 시스템 운영을 맡는다. 카카오톡 서비스 운영을 통해 축적한 사용자 경험(UX)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모두의 AI 웹 서비스 방향을 설정하고, 여러 에이전트로 구성된 시스템을 통합 운영한다. 카카오 측 에이전트는 이용자 요청을 분석해 필요한 작업과 적용할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관련 에이전트와 도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핵심 파트너인 LG유플러스는 모델 그래픽처리장치(GPU) 옵스 기술 주관사로 참여했다. 서비스 응답 지연 시간과 운영 비용을 관리하고, 검증된 모델을 작업에 맞게 배치하는 라우팅과 서빙 업무를 이끈다. LGAI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제공해 서비스 품질 향상을 지원한다.
다른 참여 기관들도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역할을 맡는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건강 특화 데이터를 제공하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은 작업 수행에 필요한 도구를 플랫폼에 제공한다. 퓨리오사AI는 국산 AI 신경망처리장치(NPU) 반도체 실증을 진행하며, 크라우드웍스는 모델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 학습과 품질 평가를 담당한다.

카카오는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과 운영 경험을 갖춘 파트너 기업을 전문 에이전트로 플랫폼에 연결한다. 정보 검색이나 식당 예약, 혜택 조회 등 구체적인 실행 기능은 도구 형태로 결합한다. 카카오의 자체 시스템인 플레이엠시피(PlayMCP)에는 이미 500여개 도구가 등록됐다. 카카오는 이 가운데 내부 품질 심사와 안전 검증을 통과한 도구를 선별해 대중에게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벤처팀과 개인 개발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췄다. 플랫폼 참여를 원하는 개발자는 자신이 전문성을 갖춘 특정 업무를 선택하면 된다. 이후 해당 기능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이용자 입력값과 권한 동의 항목, 작업 성공 및 오류 발생 시 반환할 결과물의 형식을 명확하게 정의해 제출하면 플랫폼에 등록할 수 있다.
서로 다른 기업이 개발한 에이전트와 도구를 연결하는 만큼 시스템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공통 통신 규격이 필요하다. 유 성과리더는 기계 간 업무 처리 기준으로 기능 처리 가능 여부, 권한 확인, 진행 상태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카카오는 이 요소들을 통합한 공통 규격인 컨트랙트를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복지 혜택 조회를 외부 도구에 맡겼을 때, 검색을 정상적으로 마쳤지만 결과가 0건인 경우와 서버 장애로 접속하지 못한 경우는 구분해야 한다. 두 상황을 시스템이 모두 ‘빈 목록’으로 인식하면 AI가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해당 제도가 없습니다”라고 잘못 답변할 수 있다. 조회에 실패한 것인지, 조회를 완료했지만 실제 결과가 없는 것인지 후속 대화에서 정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상태를 세분화해야 한다.
정보 탐색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은 런타임 환경에 진행 상황을 기록한다. 이용자가 같은 내용을 다시 요청하면 처음부터 검색을 반복하는 대신 이전에 처리한 결과를 먼저 확인하는 방식이다. 본인 인증이나 결제처럼 별도의 권한 확인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이용자가 카카오 대화창을 벗어나 해당 참여사의 공식 서비스 화면으로 이동하도록 설계했다. 이때 다른 서비스로 이동해야 하는 이유와 카카오 서비스에서 진행한 작업의 현황을 안내하는 문구도 제공한다.
이처럼 업무 위임과 결과 전달 기준을 통일하면 참여 기업은 카카오 플랫폼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자체 전문 지식과 내부 서비스 절차를 독립적으로 고도화할 수 있다.

카카오는 플랫폼 참여 기업에 서비스 노출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플랫폼 내 활동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구축한다. 이용자가 대화창에 일상적인 상황이나 관심사를 입력하면 이에 적합한 전문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대화가 매장 예약, 상품 구매, 정기 구독 등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업체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용자는 참여사가 제공하는 정보나 데이터를 접한 뒤 관심이 생기면 추가 질문을 할 수 있다. 업체 이름을 모르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의 실행 화면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브랜드를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대화 중 관련 서비스를 발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구 연동 이후 파트너사의 운영 관리도 지원한다. 외부 개발자는 플랫폼 내 전체 이용량과 작업 성공률, 지연 및 오류 건수 등 운영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수집한 세부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 성과를 측정하고, 성과에 비례해 참여사에 수익을 배분하는 수익 배분 모델을 정착시킬 방침이다.
카카오는 올해 말 정식 출시를 앞두고 소규모 베타 테스트를 진행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정식 출시 직후 목표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500만명이다. 서비스 안착을 위해 세 가지 핵심 지표를 점검한다. 첫째는 이용자의 재방문율이다. 둘째는 대화 문맥 유지 능력이다. 작업 과정에서 담당 외부 에이전트가 바뀌더라도 앞서 언급한 날짜나 인원 등 세부 조건이 다음 단계에 누락 없이 전달되는지 측정한다. 셋째는 실제 과업 완료율이다. 이용자가 요청한 작업이 중단되지 않고 최종 예약이나 결제까지 완료되는지 확인한다.
2027년부터는 개인 맞춤형 비서인 ‘1인 1에이전트’ 체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대화를 통해 선호하는 역할과 업무 처리 방식을 설정하면 에이전트가 이를 기억하고 관련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유 성과리더는 예를 들며 “내 일정에 맞춰 건강 관리 계획을 세우고 검진 예약을 돕는 비서를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해당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가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병원을 다시 찾아야 할 때는 “이번에도 일정 알아봐줘”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에이전트는 저장된 이용자 선호와 과거 대화 이력을 바탕으로 예약 가능 시간과 비용을 비교해 제시한다. 서비스 이용 때마다 세부 조건을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유 성과리더는 “일상에서 누구나 매일 쓰는 AI가 결국 산업 현장 일하는 방식까지 완전히 바꿀 수 있다”며 “국산 기술이 실제 현장 업무에 쓰이고 여기서 파생된 운영 노하우와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가 모두 국내에 쌓이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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