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 판단 “규칙에서 AI로” 무게중심 이동
카카오모빌리티가 연말까지 자율주행차가 AI로 판단하는 비중(E2E)을 늘린다. ‘서울자율차’를 운영하며 쌓아온 데이터로 자율주행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자율차는 서울시가 지정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에서 운영되는 자율주행 서비스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9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히며, 지난 3월 16일부터 8월까지 서울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해온 결과를 공개했다. 누적 운행 거리는 1만3000km, 운행 완료는 2000건 이상이었다. 차량 1회당 평균 이동 거리는 2.9km, 평균 이동 시간은 9.7분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협업사를 포함한 자율주행 차량의 가동률은 84.3%에 이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3월부터 평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심야 시간대에 서울자율차 여객서비스를 운영하며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안전요원이 탑승한 레벨 3 소규모 실증 단계로, 전체 이용자의 97%가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T 택시 호출 화면의 통합 검색을 통해 유입됐다. 지난 6월부터는 심야 서비스와 별도로 주간에도 차량을 운행해 도로 상황과 주행 데이터를 추가로 축적하고 있다.
강남 지역 주행 장점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데이터 측면에서도 모델 고도화를 위한 ‘엣지케이스’를 모으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엣지케이스란 불법 유턴, 공사 현장 등 일반적이지 않은 주행 상황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뜻한다. 회사 측은 “쉬운 곳에서 1년 달리는 것보다 강남에서 1달 달리는 편이 AI 모델에 훨씬 더 좋다”고 설명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데이터 학습을 통한 모델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차량에서 모은 주행 기록 중 엣지케이스를 골라낸 뒤, AI가 자동으로 상황을 표시해 모델을 다시 학습시킨다.
주행 상황과 날씨·시간대·도로 구조·차량 거동 등을 자동으로 분석해 필요한 데이터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회사는 같은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더라도 이 같은 정제·분석 과정에 따라 모델 성능 향상 속도가 달라진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서울자율차가 모든 상황을 자율주행으로 처리하는 단계는 아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강남에서 대로변 위주로 자율주행하고 있으며, 골목길과 공사구간, 음주운전 단속 등 일부 상황에서는 안전요원이 수동으로 개입하고 있다. 승객이 운행 중 목적지를 변경하는 경우도 현재는 수동으로 대응한다.
회사는 연말까지 E2E 자율주행 기술을 본격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E2E 기술이란 자율주행차가 도로 상황을 보고 판단해서 운전하는 과정 전체를 하나의 AI가 처리하는 방식이다.
[행사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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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온라인 웨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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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기반은 인지→판단→제어가 각각 따로 분리된 모듈로 만들어져 있어 어느 단계에서 무슨 정보가 들어가고(입력) 무슨 결과가 나오는지(출력)를 사람이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단계에서 왜 틀렸는지 추적하기 쉽다. 하지만 개발자가 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미리 정의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E2E는 이에 대한 보완책이다. 임인호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개발팀 AI주행파트 리더는 “E2E는 실제 주행 데이터에서 AI 모델이 스스로 학습하며, 주행 상황을 전체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한 결과가 제어 능력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말까지 인지와 판단을 E2E 모델에 맡길 계획이다. 다만 교통법규와 물리적 조건은 별도의 규칙 기반 모델이 평가해, 실제 주행 궤적이 안전한지 확인한 뒤 차량 제어로 연결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에 운영해온 자율주행 모델은 인지-판단-제어를 각각 따로 처리하는 전통적인 3단 규칙 기반 방식이었다. 지난 6개월간 서울자율차를 운영하면서는 판단 영역에 AI 플래너를 새로 추가해, 주행 경로는 AI가 판단하고 신호·차선 같은 교통법규는 규칙 기반 플래너가 지키는 방식을 함께 쓰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임 리더는 “AI 플래너도 E2E와 유사한 방식으로 동작하지만, 완전한 E2E로 넘어가면 센서와 중간 인지 과정에서 생기는 오류가 많이 줄어든다”며, “실제 승객들이 느낄 수 있는 장점으로는 오인지로 인한 급감속이나 잘못된 움직임으로 주는 불편감 등의 개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운전자 없는 로봇택시 상용화를 위해 기술에 더해 모빌리티 플랫폼과 기술 생태계도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자율주행 차량과 이용자를 연결하는 데 카카오T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사별 운행 가능 지역과 기술 수준을 반영해 차량을 배차하고, 각 차량이 주행할 수 있는 경로를 별도로 안내하는 자율주행 특화 배차·길찾기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미리 정해놓은 방식(표준 프로토콜)으로 개발사가 시스템을 카카오T에 연결하면, 별도 개발 없이도 카카오T 이용자의 호출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인 자율주행을 위한 관제 시스템도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는 차량과 서비스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관제사에게 알리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에는 차량에 직접 조향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공사나 도로 통제 등 돌발 상황에서 우회나 유턴 등 대응 방안을 차량에 제안하고 차량이 최종 판단하도록 하는 ‘원격 지원’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VLM(비전-언어 모델)을 활용한 이상 상황 분석과 원격 지원 기능은 현재 개발·테스트 단계다.
김민선 카카오모빌리티 자율주행사업팀 리더는 “기사가 없는 환경에서는 기사가 하던 역할을 플랫폼이 메워야 한다”며 “주행 기술과 플랫폼, 관제가 맞물려 발전하는 체계를 만들어 자율주행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