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 상권을 바꾸고 건물값도 올린다
과거 성수동과 더현대서울에 집중됐던 팝업스토어 저변이 용산, 잠실, 홍대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팝업스토어로 인해 상권 지형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또 팝업스토어가 공실률을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등장하면서, 팝업스토어 유치 후 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16일 서울 성동구에서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주최한 ‘팝업스토어가 상업용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 세미나에서 윤인석 스위트스팟 리테일 부동산 본부 자산관리·운영(PM) 팀장은 “2026년 상반기 팝업스토어 수는 2130건으로, 전년 동기(1470건) 대비 44.9%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스위트스팟은 팝업스토어 플랫폼 ‘팝가’와 팝업스토어 운영 대행 등 팝업 관련 사업 전반과 상업용 부동산 임대차 중개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팝업, 늘고 다양해지고 있다

이 기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산업군도 빠르게 다각화됐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패션·잡화와 뷰티가 전체 팝업스토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약 39%로 감소했다. 팝업스토어 수 자체는 모든 카테고리에서 증가했지만, IP와 F&B, 문구·도서·음반 산업의 팝업스토어가 더욱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IP 팝업은 215건에서 359건으로, 문구·도서·음반은 17건에서 77건으로 늘었다.
윤 팀장은 “과거 팝업은 패션, 잡화, 뷰티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F&B, 라이프스타일, 엔터로 확장되면서 양과 다양성 둘다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를 방문하는 소비자의 행태도 단순 검색 후 방문에서 계획 후 방문으로 바뀌고 있다. 2026년 상반기 ‘팝업 입장’, ‘서울 팝업’ 등 방문 방식이나 특정 지역 행사를 검색하는 수는 2년 전에 비해 각각 63%, 190% 늘어났다. 반면 ‘팝업’ 혹은 ‘팝업스토어’를 단순 검색하는 수는 44% 감소했다. 윤 팀장은 이에 대해 “상권을 소비하기 위한 형태로 지속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가가 이끈 팝업 신흥 상권
최근 들어 달라진 팝업스토어 트렌드 중 두드러지는 점은 유통사 주도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팝업스토어 개최 지역이 다각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위트스팟 2026년 상반기 팝업스토어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잠실 롯데타운이 위치한 송파구 팝업스토어 수는 상반기에만 17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가량 늘었다. 또 용산지역은 같은 기간 150% 증가한 165건, 홍대가 있는 마포지역의 팝업스토어 수는 69% 증가한 225건을 기록했다.
지역별 증가를 이끈 것은 각 상권의 핵심 유통사다. 주요 유통사별 팝업 개최 수를 보면 용산 아이파크몰은 지난해 24건에서 올해 108건, 잠실 롯데월드몰은 86건에서 150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더현대서울은 174건에서 210건으로 늘어 여전히 가장 많은 팝업을 열었다.
일시 : 2026년 9월 30일 (수) 14:00 ~ 15:00
장소 : 온라인 웨비나
◈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 – AI × Security × Finance
일시 : 9월 22일 (화) 09:00 ~ 17:30
장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 24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
윤 팀장은 “용산 지역이 팝업스토어 중심 지역이 아니었으나 용산 아이파크몰을 통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파크몰이 연간 유치하는 팝업스토어 수만 800개에 달하는 상황으로, 최근 들어 문화센터 공간을 리뉴얼해 팝업 전용 공간으로 전환했다. 올해 1~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 45개월 연속 성장했으며, 인기 팝업이 열린 기간에는 인접 F&B 매장 매출이 평균 40%, 최대 120%까지 올랐다.
잠실 또한 롯데쇼핑이 팝업스토어 유행을 이끌면서 유동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롯데타운 내 잔디광장을 활용하는 등 공간을 넓게 쓴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이 팝업스토어를 활성화한 결과 잠실 지역의 올해 2분기 유동인구는 직전 분기 대비 31.3% 증가했다. 팝업을 통해 유입된 소비자와 브랜드가 그대로 상권에 눌러앉으면서, 과거 성수·더현대서울 중심이던 팝업 지도가 용산·잠실·홍대까지 넓어지는 모습이다. 잠실 롯데타운에 대해 윤 팀장은 “팝업스토어 유치에 따라 해외 브랜드 관심도 높아졌고, 포터와 휴먼메이드 등 브랜드가 잠실에 입점하는 사례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홍대에서는 AK플라자가 팬덤·가챠 콘텐츠를 앞세워 관련 매출을 3배로 늘렸다. 홍대 상권 전체 매출은 올해 3월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으며, 3년 누적으로는 30% 늘었다.
집객력 증대-공실률 인하-임대가치 개선…부동산으로 보는 팝업
주요 상권 측면에서 살펴보면, 팝업스토어를 통한 집객 효과로 공실률이 감소하면서, 장기간 공실이었던 건물의 임대가치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거둔 곳들도 나타나고 있다.
스위트스팟은 팝업이 단기 집객 콘텐츠의 역할을 맡아 유동인구가 늘고, 체류와 소비가 쌓이며 브랜드가 입점해 임대료와 공실률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 가치 상승이 집객에서 시작되는 게 일반적인데, 팝업이 그 첫 단계를 가장 빠르게 만드는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윤 팀장은 “공실률이 낮은 상권에는 외국인 관광객, 팬덤 소비, 팝업 체험 등 콘텐츠가 있다”며 “콘텐츠가 상권 공실을 좌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에서 팝업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정식 입점까지 연결되듯, 상권 관점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윤 팀장은 “과거 장기 임대차 혹은 플래그십 매장으로 계약까지의 기간이 길게 진행됐다면, 최근 들어서는 입점하려는 브랜드와 임대인이 장기 임대차 전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정식 입점 전 하나의 과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특히 성수는 글로벌 브랜드가 테스트베드 공간처럼 팝업으로 실험하고 집객이나 매출이 나오면 바로 (장기 임대로) 전환하는 형태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도산공원과 압구정 지역은 임대가치가 3년 연속 연 20% 성장한 사례다. 팝업스토어에 이어 알로 등 주요 브랜드가 매장으로 진출하면서, 임대가치가 개선됐다. 2023년 평당 20만원이던 임대료는 최근 계약 기준 60만원까지 올랐고, 스투시·아디다스·알로 등 13개 브랜드가 출점했다.
성수 지역 또한 임대가격 지수 상승률이 2023년 1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29.2% 증가했으며, 일평균 유동인구도 2025년 1분기 4만2671명에서 4분기 4만7246명으로 10.7% 늘어났다. 공실률 또한 4.5%로 서울 6대 상권 평균인 8.5% 대비 절반 가량 낮은 수준이다.
스위트스팟이 운영 대행을 맡은 결과, 지방 건물 또한 팝업스토어를 통해 공실률을 개선한 사례도 있다. 윤 팀장은 “청주 서문 CGV 빌딩은 코로나 전까지 활성화된 상권이었으나, 코로나 때부터 매출이 대규모로 하락해 스위트스팟이 임대하기 전까지 3층 244평이 36개월 동안 장기 공실이었다”며 “집객을 위해 1층 공개공지를 팝업 광장으로 유치해 우량 앵커테넌트가 입점했으며, 공실률이 24%에서 0.9%로 감소하며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대관 사업 일환으로 진행된 서울 익선동 ‘스테이지X 익선’도 팝업스토어가 건물 가치를 끌어올린 사례다. 윤 팀장은 “작년부터 팝업스토어로 공실 없이 100% 운영한 결과, B동의 매각차익 56%를 기록했다”며 “팝업스토어 운영하면서 지속 가동하고, 이전 공실률이 영향을 주었다면 임대 수익 안정성을 입증해 자산 평가로 반영된 사례”라고 소개했다.
해외에서도 오프라인 유통사가 팝업스토어를 사업부로 만드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유럽 최대 쇼핑몰 운영사 URW는 2022년 팝업과 브랜드 체험, 미디어를 전담하는 사업부 ‘웨스트필드 라이즈’를 신설해 몰 안의 공간을 브랜드에 판매하고 있다. 또 미국 최대 쇼핑몰 리츠 사이먼 프로퍼티는 팝업과 키오스크 자리를 월 단위로 빌려주는 ‘스페셜티 리싱’ 부문을 정규 임대 조직으로 운영하며, 브랜드에는 정식 입점 전 테스트 마케팅으로 판매한다. 일본 백화점 마루이그룹은 물건을 파는 매장 대신 체험·서비스·팝업형 테넌트 비중을 70%까지 늘렸다.
한편, 스위트스팟은 국내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과 타국가의 팝업스토어 운영 니즈 증대에 따라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날 스위트스팟 측은 “시부야 지역을 포함해 일본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대관 모델인 스테이지X도 도쿄에서 지점을 만들어 팝업 전용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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