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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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야간 배송트럭, AI가 핸들 잡았다

신기술을 개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은 시장이 필요하다. 때문에 정부가 신기술의 고객이 돼달라는 요구가 스타트업 업계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정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공공부문의 AI 전환(AX)을 추진하려면 스타트업의 기술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과 딥테크 스타트업의 협력 사례를 통해 공공 AX가 현장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스타트업에는 어떤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공공기관 AX 기획 ②우체국물류지원단] 협업하다 보니 성장한 화물 자율주행

우체국 창구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우편물류 업무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접수된 소포는 모두가 잠든 밤 전국으로 퍼져 나간다. 야간 장거리 트럭 운전은 고독하고 피로한 노동이다. 졸음운전으로 사고 위험도 적지 않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이런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도입했다.

현재 우편물 운송 차량 20대에는 화물 자율주행 스타트업 ‘마스오토’의 자율주행 보조 장치 ‘코파일럿’이 탑재돼 있다. 코파일럿은 카메라와 센서로 도로 상황을 인식해 AI가 직접 운전을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앞차와의 거리에 맞춰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종방향 제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핸들을 스스로 조정한다(횡방향 제어). 또한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탑재돼, 졸음운전 징후가 감지되면 경고해 사고를 예방한다. 특히 별도의 신차 구매 없이도 기존에 출고된 트럭에 장착해 주행보조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처=마스오토)

코파일럿은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다.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해야 하지만 운전대에서 손을 놓을 수 있고, 차량이 속도 조절과 조향 일부를 시스템이 대신해준다.

우체국물류지원단과 마스오토의 협력은 2024년 시작됐다. 이 협업은 우체국물류지원단에겐 안전 문제를 해결할 기술이었고, 마스오토에겐 검증된 공공 레퍼런스를 쌓을 새로운 시장이었다. 당시 대형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자율주행 업체는 국내에 많지 않았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스마트 물류’라는 목표 아래 협력 업체를 찾던 중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를 받은 마스오토를 발견했다.

서세일 우체국물류지원단 운송사업실 차장은 “예전부터 우체국물류지원단은 모빌리티 신기술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자주 수행해왔다”며 “물류 분야에서 AI의 파급효과가 가장 큰 기술은 자율주행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은 국내 자율주행 업체 가운데 마스오토와 협력을 이어가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신뢰성이고 둘째는 기술력이다.

양측의 신뢰는 ‘유인 자율주행 화물운송 실증’으로 구축됐다. 마스오토는 2024년 12월9일부터 2025년 12월8일까지 1년간 동서울우편집중국과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를 잇는 하루 왕복 380km의 야간 간선 구간에 유인 자율주행 트럭을 투입했다. 해당 차량은 이 기간 동안 실제 우편물을 운송해 운임 비용을 받았다.

유인 화물운송 실증 성과는 우체국물류지원단의 ‘유인 자율주행 차량 시범운영 결과 보고’에 담겼다. 시범운영 목표는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 정시도착률 90% 이상’이었으나 실제 정시도착률은 100%를 기록했다. 243일간 지연 운행이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다.

우체국물류지원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안전성 부문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차량은 1620시간 동안 8만6556km를 달리며 무사고 운행에 성공했다.

서 차장은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 안전성, 실증 경험, 법·제도 준수, 운영·유지관리 능력, 공공물류 적용 가능성, 지속적인 기술개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의미 있는 성과를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국책 연구개발 과제에도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술력은 화물운송 데이터 축적량과 비전 기반 자율주행 방식에서 인정받았다. 마스오토의 누적 실주행 데이터는 올해 2000만km를 넘어섰다. 코파일럿으로 쌓인 데이터는 마스오토의 다음 목표인 레벨4 자율주행 고도화에도 쓰인다.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레벨4 자율주행을 구현하려면 주행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데이터 축적량은 기술개발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고정밀지도 없이 자율주행한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기존 방식보다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차장은 “AI를 학습시키는 데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데, 마스오토는 국내 화물운송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며 “고정밀지도를 기반으로 하면 비용이 비싸지는데, 카메라를 기반으로 한다기에 협력을 계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스오토, 우체국물류지원단 협업을 통해 신뢰성 있는 레퍼런스 구축

(출처=우체국물류지원단)

마스오토는 우체국물류지원단과의 협업이 신뢰 확보와 데이터 축적, 국가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가장 큰 성과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서 신뢰도 높은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마스오토와 우체국물류지원단의 유상 화물운송 실증은 현재까지 누적 860회, 15만km로 무사고를 기록했다.

기술적으로는 대용량 데이터를 확보했다. 야간 고속도로는 주행 난도가 높지만 교통량이 적어 안전을 확보하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다. 마스오토 측은 확보한 주행 데이터에 악천후와 정체 등 고난도 상황이 포함돼 있어 학습 데이터로서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국가 기술개발(R&D) 사업으로 협력을 확장하는 데도 좋은 기회가 됐다. 전국 단위 우편물류망에서 쌓은 실증 경험이 대규모 예산이 배정된 국책과제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이 됐다는 설명이다.

노제경 마스오토 부대표는 “준정부기관이 자율주행 트럭에 실제 화물을 2년 가까이 맡겼다는 것은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정시성에 대한 강력한 검증”이라며 “우체국물류지원단과의 협력으로 쌓은 기록은 대형 화주와 물류기업은 물론 해외 파트너십 논의에서도 핵심 레퍼런스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오토는 앞으로 우체국물류지원단과 코파일럿 설치 차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우체국 운송망 내 자율주행 유상운송 노선도 늘려갈 계획이다. 학습 데이터가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개선된 서비스가 다시 데이터를 축적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우체국 운송망에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노 부대표는 “정시·반복·야간이라는 우편 간선의 특성은 자율주행이 가장 먼저 안착할 수 있는 조건”이라며 “자율주행이 안전하게 뿌리내리는 모델을 우체국물류지원단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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