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트래픽 1700% 증가…클라우드플레어의 두 가지 대응 전략
클라우드플레어가 에이전틱 AI 시대에 맞춰 네트워크와 보안 사업 전략을 재편한다. 클라우드플레어(한국지사장 조원균)는 25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미디어 교육 세션을 열고 ‘에이전틱 인터넷을 위한 기반 구축’과 ‘AI 혁신 속도에 맞춘 보안’을 차세대 사업 전략으로 제시했다.
클라우드플레어가 이같이 두 전략을 내세운 이유는 AI 에이전트 트래픽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클라우드플레어가 운영하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AI 에이전트 요청은 1700% 이상 늘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에이전트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주요 주체로 빠르게 부상하면서 기존 인터넷 인프라와 보안 체계도 함께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개발자가 AI 모델과 도구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동시에, AI가 기업 시스템과 데이터에 접근하는 과정은 통제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인터넷 트래픽, 사람보다 ‘AI 에이전트’가 더 쓴다
고란 리스티체비치(Goran Risticevic) 클라우드플레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부사장 겸 총괄이사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을 인터넷 구조 자체를 바꾸는 변화로 규정했다.
리스티체비치 부사장은 “앞으로 인터넷의 주요 사용자는 사람이 아닐 것”이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클라우드플레어 네트워크에서 AI 에이전트 요청이 전년 대비 1700%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AI 에이전트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사람이 여행 계획이나 특정 정보를 조사하면 몇 개 웹사이트를 차례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만, AI 에이전트는 같은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수천개 웹사이트와 서비스에 동시다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리스티체비치 부사장은 “인터넷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제 AI 에이전트가 기계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호출하면서 기업이 처리해야 할 트래픽 양과 속도도 기존과 다른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관련 트래픽에서도 에이전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의 명령을 기다리지 않고 외부 애플리케이션과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호출하면서 네트워크 운영뿐 아니라 보안과 비용 관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진단이다.
AI 에이전트가 가져온 변화는 기업 부서 간의 이해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발자는 새로운 AI 모델과 도구를 가능한 한 빨리 활용하려 하지만, 보안 조직은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빠져나가거나 AI가 새로운 공격 경로로 사용될 가능성을 관리해야 한다.

리스티체비치 부사장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클라우드플레어의 전략으로 ▲에이전틱 인터넷을 위한 기반 구축 ▲AI 혁신 속도에 맞춘 보안을 제시했다. 개발자에게 AI를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도구를 제공하면서 기업에는 AI 사용을 통제할 안전장치를 함께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두 전략의 중심에는 ‘글로벌 엣지 네트워크’가 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현재 125개국 335개 이상 도시에서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1만3000개 이상의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돼 있다. 네트워크 처리 용량은 초당 500테라비트(Tbps) 규모다. 한국에서 처리하는 트래픽도 상당하다. 회사에 따르면, 국내에서만 하루 약 1140억건의 요청을 처리하고 약 7억8300만건의 사이버 위협을 차단하고 있다.
AI 보안, 개별 솔루션 아닌 하나의 플랫폼으로 접근해야
AI 시대의 보안 전략으로는 통합된 플랫폼을 강조했다. 애니카 가버스(Annika Garbers) 클라우드플레어 원(Cloudflare One) 시장진출전략(GTM) 총괄은 두 번째 축인 AI 보안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가버스 총괄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속도를 보안 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새로운 AI 보안 문제가 생길 때마다 별도의 제품을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복잡해지는 환경을 장기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5~10년 동안 개별 포인트 솔루션을 임시방편으로 추가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경험했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은 AI 보안과 AI 도구의 비용 관리 같은 문제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 보안을 위한 첫 단계로 기업 내부의 AI 이용 현황을 파악하는 ‘가시성’을 제시했다. 보안팀의 허가 없이 직원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섀도우 AI’를 찾아내고 각각의 위험을 분석한다. 이후 위험도가 높은 AI 서비스를 찾아 보안 정책을 적용한다. 클라우드플레어는 AI 도입 자체를 차단하기보다 어떤 서비스와 데이터에서 위험이 발생하는지 먼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 단계는 ‘접근 통제’다. 제로 트러스트 원칙을 AI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해 사용자 신원과 권한을 확인한 뒤 필요한 서비스에만 접근하도록 한다. AI에 전달되는 데이터도 관리 대상이다.
가버스 총괄은 “AI로 보내는 프롬프트를 모두 기록하고 분류해 민감한 정보가 포함돼 있을 경우 외부 모델로 전달되기 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이 AI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대신 AI로 흘러가는 데이터까지 통제하는 방식이다.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도 새로운 보안 대상 영역으로 꼽았다. MCP는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각종 도구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통신 규격이다. 섀도우 AI에 이어 개발자가 관리 대상 밖의 MCP 서버를 사용하는 ‘섀도우 MCP’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개발자 PC에서 MCP 서버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자사 네트워크에서 MCP 서버를 호스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업이 승인한 MCP 서버를 골라 사용할 수 있는 MCP 포털도 제공한다. 여기에 제로트러스트 네트워크 접근(ZTNA) 정책을 적용해 사용자 신원과 애플리케이션별 권한을 확인한 뒤 MCP 서버 접근을 허용하는 구조다.
AI를 이용한 사이버 공격의 고도화도 기존 보안 방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요인 중 하나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앤트로픽의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에 참여해 미토스(Mythos) 모델을 조기에 시험했다. 내부 검증 결과 미토스는 이전 모델보다 여러 취약점을 연계해 공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가버스 총괄은 “AI가 취약점을 찾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모든 취약점을 발견 즉시 패치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개별 취약점을 일일이 패치하는 방식보다 시스템 구조 자체에 접근하고, 제로 트러스트를 적용해 공격자가 일부 시스템에 침투해도 피해가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는 범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전 시장서 성장…파트너 중심 전략 지속
국내 시장에서 클라우드플레어는 대기업과 금융사를 포함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파트너 중심의 영업 전략을 이어간다. AI 확산과 클라우드 도입이 빨라지는 국내 시장에서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고객과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힐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조직도 확대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한국 지사의 인원은 현재 40명을 넘어섰다.
조원균 클라우드플레어 한국 대표는 “모든 시장 영역에서 급격한 성장을 진행하고 있다”며 “금융권에서도 혁신 과제의 하나로 클라우드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트너 중심 전략은 일관된 전략으로 국내 파트너와 함께 사업과 조직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방어를 비롯해 제로트러스트, SASE, 개발자 플랫폼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연결성 기업이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실행과 통제, AI 트래픽 관리, 생성형 AI 데이터 보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자체 글로벌 네트워크와 코드를 기반으로 각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