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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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장 게임, 2주 만에 문 닫은 게임…명암 가른 건 ‘타깃’

최대한 많은 이용자층을 노린 게임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매년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데다 이용자 취향까지 다양해지고 있어서다.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주요 이용자층을 명확히 정하고 개발, 마케팅 등 회사의 역량을 이들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최근 발표한 ‘2026 게임 산업 보고서’에서 “게임은 더욱 세계화되고 사회적이며 다양해졌다”며 “때문에 평균적인 이용자를 좇는 일은 업계에서 가장 큰 비용을 치르는 실수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해 만든 게임은 이제 위험한 선택”이라며 “인공지능(AI)도 이런 게임을 구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다양해진 취향, 지출은 일부에 집중

(출처=베인엔컴퍼니)

보고서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지난 6월 전 세계 게임 이용자 5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게임을 선호했다.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한 ‘스토리 중심 게임’도 26%에 불과했다. 오픈 샌드박스·이용자제작콘텐츠(UGC, 22%), 멀티 경쟁(15%), 기분에 따라 다르다(20%), 기타(17%) 등 뚜렷하게 우위를 차지한 유형이 없었다.

개별 이용자의 취향은 뚜렷했다. 새로운 경험보다 익숙한 게임을 찾는 경향이 뚜렷했다. 향후 1년간 즐기고 싶은 게임을 묻자 응답자의 33%는 현재 플레이하는 작품과 비슷한 게임을 꼽았다.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후속작을 원한다는 답변은 19%, 기존 작품에 집중하겠다는 응답은 13%로 집계됐다. 3분의 2가 익숙한 경험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전과 다른 게임을 찾는다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출처=베인엔컴퍼니)

취향이 여러 갈래로 나뉜 것과 달리 게임 플레이 시간과 지출은 일부 이용자층에 쏠렸다. 게임을 가장 오래 즐기는 상위 20% 가 전체 플레이 시간의 58%를 차지했다. 소비액도 마찬가지다. 지출액이 많은 상위 20% 이용자는 전체 소비액의 73%를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이 상위 20% 핵심 소비층조차 하나의 취향집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령 등 어떤 기준으로 나눠봐도 이들이 선호하는 게임 장르는 제각각이었다

베인앤컴퍼니는 “그 어떤 이상적인 게임도 전체 이용자의 4분의 1 이상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며 “분산된 수요와 집중된 소비 현상을 보면 게임사의 계산법이 완전히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중적인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며, 적극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지출을 꺼리지 않는 이용자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깃이 분명한 작품은 흥행

이러한 경향은 회사가 2023년 이후 출시된 게임 100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타깃이 분명한 작품 83%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렇지 않은 게임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비율은 50%에 불과했다.

(출처=라리안 스튜디오/스팀)

대표적인 비교 사례로 ‘발더스 게이트3’와 ‘콘코드’가 있다. 발더스 게이트3는 방대한 세계관과 장시간 플레이가 필요한 역할수행게임(RPG)을 선호하는 이용자층을 겨냥했다. 게임은 전 세계 2000만장 이상 판매되고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만 2023년 6억5700만달러(약9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소니 콘코드는 이와 다른 사례다. 동일 장르의 오버워치와 발로란트가 부분 유료화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와중에 40달러(약 5만5000원) 유료 패키지로 출시됐다. 경쟁이 치열한 슈팅 장르에 도전하면서 유료로 판매한 것이다. 이미 다른 작품에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이용자가 돈을 내고 콘코드로 옮겨야 할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결국 콘코드는 출시 2주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소니는 구매자 전원에게 환불을 진행했다.

‘룬스케이프’ 개발사 제이젝스는 주요 이용자층을 재겨냥한 사례다. 일부 스튜디오를 매각하고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개발 프로젝트를 정리했다. 회사의 정체성도 ‘제이젝스: 더 룬스케이프 컴퍼니’로 재정립했다. 주력 게임에서는 반발을 샀던 소액결제 시스템을 제거했다. 이후 룬스케이프와 올드스쿨 룬스케이프가 견조한 이용자 지표를 기록했고 외전 ‘룬스케이프 드래곤와일즈’는 출시 첫해 100만장 이상 판매됐다.

타깃에 맞춘 개발과 AI 투자

AI를 도입한다고 게임의 흥행 가능성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베인앤컴퍼니는 누구를 위한 작품인지 먼저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깃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AI를 활용하면 잘못된 기획에 비용과 인력을 더 빠르게 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출처=베인앤컴퍼니)

베인앤컴퍼니는 게임사에 세 가지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다음 예산을 투입하기 전에 개발 중인 게임을 점검하고 타깃이 불분명한 프로젝트는 중단해야 한다고 봤다. 개발이 진척될수록 이미 투입한 비용이 커지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 사업성을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남은 프로젝트에는 AI를 적용해 개발 비용과 작업 방식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개발자 개인에게 AI 도구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 차원에서 개발과 운영 전반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개발 인력과 마케팅 예산, AI 투자도 목표 이용자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절감한 비용을 다시 타깃이 불분명한 신작에 투입하기보다 핵심 이용자가 원하는 경험을 강화하는 데 써야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인앤컴퍼니는 “향후 몇 년간 경쟁에서 앞설 개발사는 가장 많은 예산이나 가장 뛰어난 AI 역량을 보유한 곳이 아닐 것”이라며 “어떤 이용자를 위한 게임인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타깃을 명확히 정하고, 경쟁사보다 먼저 이들을 위한 개발에 나서는 곳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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