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스마트글래스, 얼굴인식 기능 탑재 의혹 제기

메타가 과거 개인정보 침해 논란 끝에 중단했던 얼굴인식 기술을 스마트글래스 플랫폼에서 다시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직 일반 이용자에게 기능이 활성화된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글래스와 연동되는 메타 AI 앱 안에서 얼굴인식에 필요한 핵심 코드와 인공지능(AI) 모델이 발견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와이어드는 지난 4일(현지시간) 메타의 스마트글래스 플랫폼 앱 ‘메타 AI’를 분석한 결과, 내부적으로 ‘네임태그(NameTag)’로 불리는 미공개 얼굴인식 기능의 코드가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기능은 스마트글래스 카메라에 포착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이용자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생체 인식 데이터와 대조해 신원을 식별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AI 앱은 레이밴 메타, 오클리 메타 등 스마트글래스 주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컴패니언 앱이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해당 앱은 50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으며, 올해 여러 차례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네임태그 관련 코드가 추가됐다. 다만 현재 해당 기능은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되거나 활성화된 상태는 아니다.

보도에 따르면 메타 AI 앱에는 네임태그 작동에 필요한 세 가지 AI 모델이 포함돼 있었다. 하나는 얼굴을 감지하고, 다른 하나는 얼굴 영역을 잘라내며, 나머지 하나는 잘라낸 얼굴을 생체 인식값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얼굴 사진 자체가 아니라 얼굴의 특징을 수치화한 이른바 ‘얼굴 지문’ 형태로 만들어 대조하는 구조다.

와이어드는 이 시스템이 스마트글래스로 촬영한 얼굴을 고유한 생체 인식 서명으로 바꾼 뒤, 휴대전화에 저장된 얼굴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인식된 사람에 대해서는 착용자에게 알림을 보내고, 인식되지 않은 얼굴은 별도 폴더에 저장·색인화하는 정황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5월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이 기능이 ‘커넥션(Connections)’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하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의 핵심은 얼굴인식 기술과 스마트글래스의 결합이다. 스마트폰의 얼굴인식은 보통 이용자 본인의 기기 잠금 해제나 본인 인증에 쓰인다. 반면 스마트글래스는 착용자가 길거리, 행사장, 카페 등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얼굴을 자연스럽게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얼굴인식 기능이 결합하면 상대방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신원을 확인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자프론티어재단(EFF),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전자개인정보보호센터(EPIC) 등 시민단체들이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네임태그가 스토커, 학대자, 사칭 범죄자, 감시기관 등에 의해 악용될 수 있다고 보고 메타에 해당 기능 폐기를 요구해 왔다. 와이어드는 외부 보안 연구원들도 앱 분석 결과를 독립적으로 검토해 얼굴 감지와 생체 인식값 생성 등 핵심 작동 구조를 재현했다고 보도했다.

메타의 얼굴인식 기술은 과거에도 거센 논란을 불러왔다. 메타는 과거 페이스북 사진과 동영상에서 사람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해 태그를 추천하는 기능을 운영했다. 그러나 이용자의 생체정보를 적절한 동의 없이 수집·활용했다는 비판과 소송이 이어졌다.

메타는 2021년 얼굴인식 시스템을 중단하고 10억개 이상의 얼굴 인식 템플릿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회사는 사회적으로 얼굴인식 기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규제 불확실성도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리노이주에서는 생체정보보호법 위반 의혹과 관련한 집단소송을 끝내기 위해 6억5000만달러 규모 합의금을 지급했다. 2024년에는 텍사스주와도 생체정보 무단 수집 의혹을 둘러싸고 14억달러 규모로 합의했다.

메타는 이번 보도에 대해 아직 출시된 기능은 없으며 최종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라이언 다니얼스 메타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이 기능들은 검토 중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으며, 현재 보이는 것은 그 검토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에게 출시된 제품은 없고, 향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만약 기능을 출시하기로 결정한다면 신중하고 투명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타가 중앙 얼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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