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 IP 기반 애니메이션 '디어 마이 히어로' 스틸컷 (출처=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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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떠올리고, 다시 접속…게임 IP 영상화 이유는

게임 지식재산권(IP) 영상화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활용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 영상화는 단순한 홍보를 넘어 기존 이용자 충성도 강화, 복귀 이용자 유도, 세계관 확장, 장기 IP 운영 등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높은 제작비와 긴 제작 시간, 이용자 눈높이 상승과 같은 부담이 커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자사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아크 레이더스’ 영상 콘텐츠를 차례로 공개했다. 메이플스토리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디어 마이 히어로’로 제작됐으며, 이달 중순 전국 롯데시네마 극장에서 개봉했다. 아크 레이더스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비하인드와 제작진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으며, 같은 시기 메가박스 5개 지점에서 특별 상영됐다.

넥슨의 게임 IP 영상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과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엘소드’ 등 핵심 IP를 활용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는 등 미디어믹스 전략을 꾸준히 이어왔다. 미디어믹스란 하나의 원천 IP를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굿즈, 행사 등 다른 형태로 확장하는 마케팅 전략을 뜻한다. 넥슨과 같이 게임 업계가 자사가 보유한 IP를 영상화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다른 국내 게임사들도 게임 IP 영상화에 나선 바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2024년 대표 IP ‘크로스파이어’를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굿 컨플릭트’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앤솔로지 시리즈 ‘시크릿 레벨’의 에피소드로 공개했다. 같은 IP를 활용한 드라마 ‘천월화선’을 중국에서 방영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 기반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으며, 엔씨는 ‘블레이드앤소울’을 TV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했다. 크래프톤도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활용한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공개한 바 있다.

게임 IP 영상화는 해외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영상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완성된 세계관과 서사가 있는 패키지 형태 콘솔 게임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위쳐’와 애니메이션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HBO 드라마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드라마 ‘폴아웃’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글로벌 IP며 검증된 서사를 지닌 내러티브 게임이다.

최근에는 세계관, 서사와 관계없이 인지도 높은 인디 게임을 영상화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에는 올해 개봉한 ‘8번 출구’, 지난해 공개한 ‘백룸’이 해당한다. 8번 출구는 동명의 일본 인디 게임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이상현상을 찾아내며 출구에 도달해야 하는 구조를 영화에 그대로 담았다. 백룸은 인터넷에서 출발한 괴담이 다양한 인디 게임으로 이어지고 영상화까지 도달한 경우다.

업계에 따르면 영상 자체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는 것은 근본적인 목적이 아니다. 기존 이용자 충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이용자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다큐멘터리, 오케스트라, 오프라인 행사와 비슷한 맥락이다. 게임 밖으로 나와 다른 형태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이를 다시 게임 이용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영상 콘텐츠는 이용자를 다시 불러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영상 콘텐츠를 시청한 이용자가 과거 즐겼던 게임을 떠올리고 다시 되돌아오는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규 이용자 유입 효과도 있지만, 장기 서비스 중인 게임에서는 기존 팬덤을 붙잡고 이탈률을 줄이며, 복귀 이용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보다 인지도 높은 글로벌 IP를 영상화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임사 CDPR은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상영 이후 한 주간 일일 사용자 수 10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위쳐3 역시 영상화 이후 동시 접속자 9만4000여명을 넘긴 사례가 있다. 베데스다스튜디오 폴아웃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드라마가 상영되자 ‘폴아웃 4’와 ‘폴아웃: 뉴베가스’와 같은 원작 IP 시리즈 동시 접속자 수가 약 4배가량 증가했다.

다만 게임의 영상화에는 제약이 따른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최소 2년 이상 작업 기간이 필요하고, 게임사 내부에 전문 인력을 갖춘 경우가 많지 않아 외부 제작사에 맡겨야 하는 일이 많다. 게임사가 쉽게 꺼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 주요 콘텐츠화 사례도 대부분 장기간 운영되며 팬덤을 확보한 IP나 글로벌 흥행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검증한 작품에 집중돼 있다.

완성도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서브컬처 장르, 애니메이션에서 특히 그렇다. 시장이 성숙한 만큼 이용자 눈높이가 높아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이나 영상 콘텐츠는 제작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며 “그럼에도 게임사가 미디어믹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영상 자체 수익보다 이용자 충성심을 높이고 IP를 오래 소비하게 만드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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