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가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NDC에서 대담 세션 발표 중이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

넥슨게임즈는 왜 다양한 작품을 동시 개발 중일까

왜 게임사들은 신작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할까.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는 자사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전했다. 현재 넥슨게임즈는 라이브 게임 5종과 신규 프로젝트 5종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겉보기에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을 주제로 한 대담 세션에 참석했다. 그는 “밖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의도가 있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내부에서는 현재 놓인 상황을 해결하려다 보니 그런 식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패키지 형태 게임을 주로 개발하는 해외 게임사와 국내 업체 입장 차이를 비교하며 얘기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해외 쪽은 패키지 게임을 주로 만드는데, 게임이 완성되면 개발팀이 바로 새로운 게임 개발에 투입된다”며 “한국은 온라인 게임을 바탕으로 성장을 해와서 게임을 출시해도 서비스를 위해 인력이 다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게임 위주의 게임 개발은 신속하게 새로운 게임을 내놓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개발 인력 자체가 출시 이후에도 해당 게임에 투입돼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력을 충당하지 않고 게임의 서비스가 끝난 다음 새로운 게임 개발에 나서면 출시 주기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표는 “게임 종료 후 다음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신작 하나를 론칭하고 다음 게임을 선보이기까지 6~7년이 걸린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일부 온라인 게임은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하면서 성과를 내지만, 그렇지 못한 작품도 적지 않다. 박 대표는 “10년, 20년 동안 잘 나가는 게임을 가진 회사는 살아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는 10년쯤 지나면 하나 둘 사라진다”며 “회사가 10년 넘게 생존하기 위해 바둥바둥하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강조했다. 즉 다작 개발은 게임 시장 변화에 따른 구조적 대응이라는 것이다.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우)가 1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NDC에서 대담 세션 발표 중이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넥슨게임즈가 추구하는 다작 개발은 RPG라는 공통 기반에 새로운 방향성을 입히는 전략에 가깝다. 여러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 있는 RPG 장르를 중심으로 확장한 작품들을 개발 중이라는 의미다. 박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게임은 기본적으로 RPG다”라며 “퍼스트 디센던트는 총을 쏘고 서브컬처 게임은 그래픽과 스토리가 다르지만 실제 알맹이를 보면 RPG에 가깝다”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장점으로 ‘경험의 공유’를 꼽았다. 시행착오를 거쳐 축적한 경험을 다른 프로젝트에 빠르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와 비슷한 다른 곳에서도 같은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다작은 이러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앞에서 문제를 겪었으니까 미리 경고도 할 수 있다”며 “해결 결과를 다른 프로젝트에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넥슨게임즈가 신작 출시 초반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고 시장에 안착하는 데 일정 수준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게임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이용자들의 호평을 유지하는 역량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현재 블루 아카이브와 같은 흥행 작품이 서비스 5년 차를 맞이해 장기 흥행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이는 아직 장기 서비스 노하우를 축적하는 단계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개발 중인 게임이 시장을 뚫어준 다음에는 이용자들과 오래갈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가 기존 경험을 넘어서는 역량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업계의 현 상황에 대해 “구조적인 이슈가 많은 상황이기에 당분간은 이를 쉽게 해결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당분간은 다들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이 시장에 확산하면 국내 업계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2~3년 안에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 허들을 넘는 작품을 더 많이 개발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윤정환 기자>yjh@byline.network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