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품은 웹브라우저, 구글과 MS가 선택한 다른 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란히 브라우저에 AI를 내장하며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회사의 방향은 같지만 방식은 전혀 다르다. AI 브라우저 패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엣지 브라우저를 대규모 업데이트하며 코파일럿 AI 기능을 브라우저 핵심에 통합했다. 기존에 별도 사이드바 형태로 운영하던 코파일럿 모드를 폐지하고, 해당 기능들을 브라우저 자체에 직접 심었다. 사이드바 방식은 사용자가 의식적으로 패널을 열어야 했고 화면 공간을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AI가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멀티탭 분석 기능이다. 코파일럿이 현재 열려 있는 모든 탭을 읽고 정보를 비교해 답변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여러 탭에 노트북 제품 페이지를 띄워놓고 “어떤 게 제일 나아?”라고 물으면 코파일럿이 각 페이지의 스펙을 직접 비교해 답해주는 식이다. 기존에는 데스크톱 전용이었던 이 기능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 앱에도 처음으로 지원된다.
장기 메모리 기능도 추가됐다. 코파일럿이 과거 브라우징 기록과 이전 대화 내용을 참고해 더 맥락에 맞는 답변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화면을 공유하며 말로 질문하는 ‘보이스 앤 비전(Voice & Vision)’ 기능도 데스크톱에 이어 모바일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이 외에 열려 있는 탭의 내용을 바탕으로 퀴즈를 자동 생성해주는 학습 보조 기능, 웹페이지 내용을 오디오 팟캐스트로 변환해주는 기능, 브라우징 기록을 주제별로 자동 정리해주는 저니스 기능도 추가됐다.
구글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구글은 크롬에 자사 온디바이스 LLM인 제미나이 나노 4GB 파일을 사용자 동의 없이 자동 설치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파일은 크롬 사용자 프로필 내 ‘OptGuideOnDeviceModel’ 폴더에 저장되며, 사용자가 삭제해도 크롬이 자동으로 재다운로드한다. 번역, 요약, 텍스트 작성 등을 기기 내에서 처리하는 API를 웹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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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의 전략은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다른 길을 걷는 모양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멀티탭 분석·메모리·팟캐스트 생성 등 사용자 경험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전략이다.
반면 구글은 조용히 온디바이스 모델을 내장하고 웹 생태계 전반으로 AI를 확산시키는 인프라 플랫폼 전략을 택했다. 엣지가 AI 생산성 도구를 자처한다면, 크롬은 AI 인프라를 노리는 것이다.
브라우저는 단순한 인터넷 창구가 아니다. 쇼핑, 업무, 금융, 검색 등 디지털 활동의 대부분이 브라우저를 통해 이뤄진다. AI가 이 모든 활동의 맥락을 학습하고 조율하는 허브가 된다면, 브라우저는 차세대 플랫폼 전쟁의 최전선이 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브라우저 AI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다만 시장 현실은 냉정하다. 웹 통계 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엣지의 전 세계 브라우저 점유율은 5.53%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크롬은 64%를 점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격적인 AI 기능 확장이 이 격차를 얼마나 뒤흔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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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