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미디어 스터디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플랫폼의 역할’에서 말하고 있는 강은규 미래사업플랫폼 리더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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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춤추는 시대, 플랫폼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feat. 카카오모빌리티)

로봇 하드웨어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미 식당에서 서빙 로봇은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길을 걷다가 실외배송 로봇이 음식을 싣고 이동하는 모습도 종종 만나볼 수 있다. 화물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트럭 또한 국내에서 운영되기 시작한 단계며, 심지어 바다 건너 중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체로 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처럼 로봇이 운영되는 공간 수가 점차 늘어날수록,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드웨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로봇을 한 현장에서 잘 운영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판단 아래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4년부터 로봇 운영을 위한 플랫폼 ‘브링온(BringOn)’를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브링온의 어떤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을까, 그리고 그 성과는 어떨까?

로봇의 진화는 빠른데, 서비스는 준비돼 있나요?

예를 들어 청소 로봇이 1층을 다 청소하고 2층에서 청소하려 하는데, 건물 엘리베이터에 배송 로봇 3대가 이미 꽉 차서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청소 로봇은 올라갈 수 없겠죠. 그런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냥 들어간다고 하면 서로 엉키고 충돌이 나 문제가 생깁니다.

12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미디어 스터디 ‘로봇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플랫폼의 역할’에서 강은규 미래사업플랫폼 리더는 이처럼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한 공간에서 운영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한 건물 안에서 로봇이 주문자에게 음료를 배송한 후 ‘배달 완료’ 알림을 보냈음에도 수령자가 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아니면 로봇이 배송 중에 문제가 생겨 멈췄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또 이미 여러 로봇을 도입했을 경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청소 로봇, 배송 로봇 등을 여럿 도입한 호텔에서 각기 다른 명령 체제 아래에서 로봇이 움직인다면, 실제 현장 업무에서는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통합 관제 플랫폼’ 향한 브링온의 여정

결국 한 곳에서 로봇을 통제하고 각 업무에 맞게 운영할 수 있는 뒷단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브링온’은 로봇 하드웨어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로봇 여러 대가 서비스로 운영되게끔 하는 로봇 통합 관제 플랫폼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로봇 산업의 핵심 가치가 로봇 간의 상호 통신을 통한 서비스 실행 체계라고 보고 있다.

강 리더는 “지금까지 로봇 산업이 더 정교한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제 하드웨어는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는 도입한 다수 로봇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단일 기기 성능보다는 여러 도입 기기를 통합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링온은 로봇과 공간, 사용자, 서비스를 하나로 묶은 생태계를 조성하는 한편, 이기종 로봇 통합 최적화와 업무 매니지먼트의 역할을 맡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창고 관리 시스템(WMS), 전사자원관리 시스템(ERP) 등 연동을 통해 로봇 운영을 활성화하고, 인프라와의 통합 제어와 로봇과 사람의 업무(Task) 분배 및 효율화를 지향한다.

 특히 이 근간에는 로봇 서비스가 운영되는 공간 제어와 유기적 소통 등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일 엘리베이터와 로봇이 직접 통신한다면, 플랫폼은 로봇의 실시간 위치와 업무 상황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브링온은 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건물 인프라와 직접 통신해, 현장에 여러 로봇이 도입돼도 카카오모빌리티 서버와의 단일 통신으로 인프라를 제어한다. 또 상황 파악과 알림 전송, 업무 재배정 3단계의 리얼로케이션 기능을 통해 로봇의 업무 수행 중에도 실시간으로 상태를 판단한다.  

오두용 로봇 개발 파트 리더는 “엘리베이터와 로봇을 직접 연동할 경우 플랫폼이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원인 파악이 어렵다”며 “제어권, 장애 대응, 상태 실시간 추적, 확장성 확보 등 플랫폼이 직접 관여하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게 큰 의미”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특히 중요하게 보는 건 표준 연동 규격이다. 시장의 여러 로봇 제조사가 실제 로봇을 제어하는 단계에서 각기 다른 SDK·API을 사용하고 있기에, 로봇의 수가 늘어날수록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링온은 여러 로봇 기업과의 즉각적인 협업이 가능하도록 표준 API를 구축해, 각 로봇 제조사가 표준 규격에 맞춰 명령 수신·보고 체계만 구현하면 이후 추가 연동 논의 없이 다양한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 

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지금까지의 여정과 시장 내 위치가 로봇 플랫폼 사업자로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리더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강점은 수년간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현장 사용자가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UX 케이스 능력”이라며 “지금까지 한국의 이동을 책임져 온 회사고 로봇 또한 이동의 영역이 실내와 창고 등으로 확장된 형태로 본다”고 말했다.

또 “한 제조사가 통합 플랫폼을 한다고 해도 다른 제조사들과 협업하기 어려운 구조”이기에 “로봇을 제조하지 않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에 연동하는 게 더욱 시너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10여곳 넘는 호텔과 병원에 서비스를 보급하며 여러 레퍼런스도 만든 상황이다. 신라스테이에 도입한 로봇 배송 서비스 경우, 도입 전에 비해 도입 후 룸서비스 매출이 3배 가량 늘어났고 배달비 또한 절감됐다. 또 포항 세명기독병원에 도입한 약 배송 로봇 경우, 기존에는 간호사들이 시간당 2번씩 지하 1층 약국에서 박스 단위로 약을 가져와 환자들에게 배분됐다면 지금은 로봇이 이 반복업무를 대신해 의료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는 사례도 나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중장기적으로 에이전트의 다각화와 시스템 연동 강화, 그리고 예외 처리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리더는 “배송에서 시작해 청소와 안내, 대형 물류로봇 등까지 운영 개체를 확대하고, 시스템 연동 또한 빌딩 인프라에서 기업 물류 장비나 ERP까지 늘려갈 계획”이라며 “플랫폼 자체 판단력을 강화해 예외 상황 처리를 고도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가 로봇 자체의 기능을 높인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그 로봇들이 현장에서 오케스트라처럼 유기적으로 일하게 만드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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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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