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B2B도 AI 해야 하지 않아?” 그래서, 돈 좀 버셨습니까?
“지난 1~2년 동안 회사에서 AI 투자와 도입을 한 번도 검토하지 않은 분이 계십니까?”
“AI 투자 이후 여러분 회사의 B2B(기업간거래) 매출은 실질적으로 증가하고 있나요? 또는 여러분의 파이프라인이 정말 AI로 인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까?”
명함앱 ‘리멤버’를 운영하는 송기홍 리멤버앤컴퍼니 대표가 7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B2B 세일즈·마케팅 성장 전략 컨퍼런스 ‘RE:BUILD 26’에서 처음으로 던진 질문이다.
송 대표는 앞선 질문에 대해 “아마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후자에 대해서는 “AI는 이미 우리 곁에 도입되었지만 아직 성과로 완전히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가 제시한 한 보고서는 AI 도입 기업 76%가 AI 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39%만이 도입 후 재무 효과를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리멤버가 이 같이 AI 시대 B2B 사업과 관련된 자문자답을 던진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 한국 B2B 시장의 영업·마케팅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데이터로 볼 수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B2B는 SI 용역 수주부터 협찬과 광고 거래, 부품 납품, 솔루션 도입 등 폭이 넓지만, 중요한 건 의사결정권자가 누군지,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다.
리멤버는 채용 솔루션 뿐만 아니라, 명함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속 회사와 직급 등을 분석해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에게 타겟팅된 광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직과 승진이 잦은 한국 비즈니스 환경에서 그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어떻게 쓰이는지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렇다면 다시 원래의 질문과 답으로 돌아가보자. 왜 기업들은 AI에 투자하는 데도 결과를 얻지 못할까? 또 AI를 잘 도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 걸까?
AI 도입을 위한 토대를 다지는 동시에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는 게 송 대표의 제안이다. 그는 결과가 나지 않는 AI 도입에 대해 “남이 하니 나도 해야 한다는 포모(FOMO)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라고 비판하며, “당장 시작하되, 우선순위와 무게중심을 다르게 가져가라”고 B2B 마케팅과 영업에서의 AI 도입 방법론을 제시했다.
“파편화된 데이터 먹고 자란 AI, 더욱 빠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달린다”
기업이 B2B 마케팅과 영업에 AI를 도입했음에도 제대로 된 성과를 얻지 못한 데에 송 대표는 “현장의 데이터와 인프라의 파편화”를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IBM 보고서를 인용해 “기업 데이터의 최대 90%가 비구조화된 형태로 사일로에 갇혀있어 AI가 학습하고 사용하기 어렵다”며 “AI가 파편화된 데이터 안에서만 작동할 경우 성장이 멈춘다”고 진단했다.
B2B 마케팅과 영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서와 이메일, 영업 기록, 고객 히스토리, 마케팅 데이터가 각기 다른 시스템 안에 있다면, AI가 이들의 데이터를 먹고 자라기 어렵다.
송 대표는 “데이터 밀도(Data Density)”를 답으로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데이터의 양이 많은 건 의미가 없다”며 밀도가 낮은 데이터 위에서 구동되는 AI에 대해 “더 빠른 속도로 멍청한 결론을 내린다”고 짚었다. 그렇기에 “마케팅과 영업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B2B 성장 공식 ‘도달 × 신뢰 × 전환’, 의미 자체가 달라진다
송 대표는 이날 AI 시대의 새로운 B2B의 성장 공식으로 “도달(Reach), 신뢰(Trust), 전환(Convert)의 곱”이라고 새롭게 제시했다.
이어 “그렇기에 하나라도 0이 되면 결과도 0이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각 요소를 따로 최적화했다면, 이제는 하나의 연결된 흐름에서 함께 작동해야 하며 AI 시대 각 요소의 의미 또한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다.
도달에 대해 송 대표는 “실시간성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B2B의 특성상, 도입 의사가 있는 기업 담당자의 권한, 실제 도입 의사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구매 결정에 보통 6~10명의 이해관계자가 관여하고 수개월의 검토 과정을 거치는 B2B의 특성상 결정권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해진다.
송 대표는 “리드 숫자를 보고 기대에 부풀어 연락했는데 상당수가 결정권이 없거나 직무, 직함, 소속 회사 정보가 다른 경우가 있다”며 “타겟팅 소스가 되는 정보 상당수가 과거의 흔적이거나 추측된 정보이기 때문”이라며, AI 시대 B2B의 성패는 데이터의 최신성과 명확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AI가 웹상 공개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는 지금 시대, B2B 마케팅과 영업에서 ‘신뢰’ 또한 실제 이용자의 목소리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대표는 “모든 경쟁사가 똑같은 AI로 상향 평준화된 품질의 콘텐츠를 내놓는 지금, 고객사는 역설적으로 정보의 과부하와 확신의 결핍을 느끼다”며 “AI가 복제할 수 없는 영역인 사용자 날것의 데이터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B2B 구매자 73%가 챗GPT와 같은 AI 툴로 리서치를 시작하기에, 잠재 고객의 진짜 경험과 목소리를 얼마나 정확하고 밀도 있게 들을 수 있는가, 이를 데이터로 축적해 자산화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I 시대의 ‘전환’에 대해 송 대표는 “추적을 넘어 마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B2B 영업의 검증된 방식이 잠재 고객 리스트 제작 후 관계를 쌓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는 AI를 이용해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전환의 핵심은 영업 기술이 아니라 타이밍”이라며, “MIT의 연구에 따르면 5분 이내에 응답한 기업은 30분 후 응답한 기업보다 리드 전환 성공률이 무려 21배 높지만, 현실적으로 B2B 기업의 평균 응답 시간은 42시간”이라고 지적했다. 에이전틱 AI를 활용해 고객사의 적합한 타이밍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제안이다.
송 대표는 “고객의 78%는 가장 먼저 응답한 기업을 선택한다”며 “에이전틱 AI는 고객의 가격 페이지 반복 방문 의도 포착 후 담당 영업에 즉시 알림을 보내고 고객 상황에 맞춘 개인화된 제안서 초안까지 준비한다”고 말했다. AI가 리드 전환까지 이끌었다면, 사람은 협상을 통해 계약의 클로징까지를 준비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세일즈포스 조사에 따르면 AI를 도입한 영업팀 83%가 매출 성장을 경험했으며, 미도입 경우 66% 성장을 경험했다.
“AI 시대 가장 큰 비용은 질문을 정의하지 못한 리더의 시간”
AI 시대의 성공적인 B2B 마케팅과 영업을 위한 송 대표가 제시한 해결책은 퍼스트파티 데이터 확보와 마케팅-영업간의 인프라 연결이다. 특히 퍼스트파티 데이터에 대해 “범용 AI가 알 수 없는 회사만의 독점적인 맥락과 산업의 언어, 결정 타이밍이 녹아든 데이터”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마케팅과 영업 데이터를 연결해, 데이터를 단순 저장소가 아니라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신경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에이전틱 AI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송 대표는 “당장 시작하되, 우선순위와 무게중심을 달리 가져가라”며 “데이터를 가장 빠르게 축적하고, 이후 손익에 가까운 한 구간부터 인프라를 연결해야 한다”며 “에이전틱 AI 또한 통제된 좁은 범위의 환경. 데이터가 깨끗한 범위에서 학습하고 검증한 후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 시대 리더의 빠른 의사 결정과 방향성을 강조한 송 대표는 AI와 성장공식은 고객사의 문제를 풀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힘줘 말했다.
송 대표는 “AI 시대 가장 큰 비용은 토큰 비용도, 인프라 비용도 아닌 질문을 정의하지 못한 리더의 시간”이라며 “AI와 같이 과거부터 기술적 전환점을 마주했을 때,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은 기술을 먼저 익히는 기업이 아니라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찾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AI와 세 요소를 포함한 공식 모두 도구”라며 “AI와 공식 모두 고객의 진짜 문제를 이전보다 더 정확하게, 빠르게, 깊고 심오하게 풀어내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