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드와 AI 창업자①] 키로, 러닝을 ‘영토 게임’으로 바꾸다
글로벌 웹3.0 벤처캐피털(VC) 해시드가 바이브코딩이라는 새로운 실험에 뛰어들었다. 바이브코딩은 지난해 2월 챗GPT 개발사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전 테슬라 인공지능(AI) 책임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X(구 트위터)에 올린 글 한 편에서 비롯됐다.
이는 코드의 존재조차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감각에 의존해 AI와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방식의 개발을 의미한다. 카르파티는 AI 코드 에디터 커서(Cursor)와 AI 모델 클로드 소네트(Claude Sonnet)를 활용해 음성만으로 코딩하며 키보드를 거의 손대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이브코딩의 확산은 창업 생태계 자체를 바꾸고 있다. 새로운 세대의 창업자들은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기본 협업 파트너로 받아들인다. 과거처럼 대규모 개발 조직을 먼저 꾸리기보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AI로 즉시 구현하고 고객 반응을 확인한 뒤 빠르게 수정·개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해시드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AI 네이티브 빌더(AI 기반 창업자) 발굴 프로그램 ‘나이트로 바이 해시드(Nitro by Hashed)’를 선보였다. 기존 액셀러레이터나 VC 모델만으로는 새로운 세대의 창업 방식을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AI를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초기 창업자를 발굴·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300여명이 지원한 가운데 5개 팀이 최종 선발됐고, 이 중 4개 팀이 최근 성과 발표 무대에 올랐다.
러닝 경로를 영토처럼 확장하는 ‘땅따먹기’ 방식의 모바일 러닝 앱 키로(KYRO), 이용자가 만든 AI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AI 롤플레잉 채팅 플랫폼 엘린(elyn), 주요 AI 플랫폼에서 브랜드 노출과 추천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 검색 최적화(AEO)·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엔진 ‘GPTO’를 운영하는 어크로스(Across), AI 에이전트가 맥락에 따라 실시간으로 이용자환경(UI)을 생성하는 프로토콜 ‘GGUI’를 개발한 로쿠(Loqu) 등이다.
이 가운데 키로는 올해 1월 출시됐다. 비개발자 출신 1인 창업자인 안정우 대표가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간 점이 이용자의 호응을 끌어냈다. 앞서 안 대표는 창업 과정을 담은 영상을 지난해 10월 말 처음 공개하며 이름을 알렸다. 현재 키로는 가입자 8만명을 돌파했다. 안 대표를 만나 해시드와 함께하며 달라진 점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키로는 어떤 서비스인가
달리면 땅이 생기고, 이를 두고 하나의 영토 전쟁을 펼치는 위치 기반 러닝 게임이다. 러닝 경로가 영토로 기록돼 지도 위에 남기 때문에, 단순히 운동 기록을 숫자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도시를 점령해 나가는 경험을 제공한다.
서로의 영토를 뺏고 뺏기는 게임적인 요소가 녹아있는 것이다. 지도 위에 모든 사람의 러닝 기록이 보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의 기록을 비교할 수 있다. 응원(대단해요) 버튼으로 서로를 격려하는 문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키로는 사람들이 더 달리고 싶게 만드는 동기부여형 러닝 애플리케이션(앱)이라고 볼 수 있다.
창업 전에도 러닝에 관심이 있었나
한국에서 러닝이 유행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여름쯤 처음 뛰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는데, 고등학생 때 다리를 크게 다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걷지도 못할 정도였는데 재활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 이후로 다리로 하는 운동에 대한 애착이 커졌다.
처음 러닝을 시작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뛰는 분위기라 혼자 한다는 느낌이 덜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기록에만 집중하다 보니 재미가 없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뛰기도 했지만, 갈수록 ‘오늘은 밤에 해야지’ 하며 미루곤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계속 달리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러닝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키로가 첫 창업 도전은 아니라고 들었다
개발 비전공자 출신이다 보니 (개발을) 공부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만들어봤다. 2024년 일기 앱 열풍 당시에는 식사 일기 앱을 제작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습관에서 착안해, 삼시세끼 사진을 올리면 하루 일기처럼 기록이 쌓이는 서비스였다. 이용자가 1000명 넘게 모였지만, 결제 시스템 도입 등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방향이 보이지 않아 서비스를 정리했다.
이후 트렌드코리아2025에서 ‘분초 사회’라는 개념을 접했다. 사람들이 시간을 분, 초 단위까지 쪼개 쓰며 효율적으로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 모임 문화가 살아나던 시기와 맞물려 짧게 저녁만 먹고 헤어지는 형태의 단시간 모임 앱을 기획했다. 직접 오프라인 모임도 운영해 봤지만, 이용자가 많아야 활성화되는 서비스 특성상 확장이 쉽지 않았다.
보드게임에 빠지면서 보드게임 모임 전용 앱으로 방향을 틀었다. 게임 정보와 설명 영상을 연동해 모임 운영 편의성을 높이는 커뮤니티 앱이었다. 당시에는 창업팀도 함께 했고, 기획만 맡고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간이 남았다. 그때 가볍게 러닝 앱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키로 반응이 빠르게 오면서 집중하게 됐다.
이전 프로젝트 경험이 창업에 어떤 영향을 줬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잘 되면 창업을 해야지’ 정도의 막연한 생각은 계속 갖고 있었다. 실패 과정에서 느낀 건, 앱을 다 만든 뒤 사람들에게 써달라고 하는 것보다 먼저 보여주고 반응을 확인한 뒤 만드는 방식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이었다.
키로도 출시 전 먼저 홍보를 시작했고, 그 방식이 통했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사람들에게 계속 공유하면서 정말 필요한 서비스인지 확인해 갔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시장의 수요를 먼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왜 러닝 중에서도 ‘땅따먹기’였는지
운동과 땅따먹기를 결합한 서비스 자체는 많다. 호주에서 만든 영토 점령형 러닝 서비스 ‘INTVL(인터벌)’이 있는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다.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을 잘하는 앱이었고, 러닝과 영토 땅따먹기라는 개념을 적절히 결합했다고 느꼈다. 러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뭔가를 차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하게 된다. 실제로 가능하다는 걸 해당 앱을 통해 깨달았다. 그러나 서양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사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 개선해서 만들면 더 좋은 앱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키로를 시작하게 됐다.
물론 처음에는 인터벌을 따라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키로는 시작부터 어떤 사람이 이 앱을 만들었고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단순히 서비스를 홍보하기보다 창업자 개인의 서사와 방향성을 함께 전달했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부분이 서비스의 독창성(오리지널리티)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키로는 인터벌의 어떤 불편을 개선해야 한다고 봤나
우선 이용자경험(UX) 자체가 굉장히 안 좋다고 느꼈다. 사용성이 불편했고 정렬이나 최적화도 잘 안 돼 있었으며, 속도도 느리고 버벅거리는 부분이 많았다.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유료화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운영비용이 많이 드는 서비스라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개발해 보니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시스템은 아니었다. 굳이 핵심 기능을 막기보다는 좋은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로는 영토를 차지하고 빼앗는 기능과 순위 경쟁만 있을 뿐, 이후 사람들끼리 상호작용하거나 새로운 동기부여를 주는 요소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키로에서는 이용자 간 커뮤니티성과 상호작용 요소를 더 강화하려고 했다.
특히 언어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점이 크게 느껴졌다. 유럽과 북미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앱이기에, 한국이나 일본·중국·대만 같은 아시아 지역은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였다.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에서 앱 결제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국가들이 북미와 한국, 일본인 것을 고려하면 아시아 시장만 잘 공략해도 충분히 더 큰 시장을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이용자의 피드백은 키로를 어떻게 바꿨는가
앱 출시 한 달 만에 한 이용자가 “서울 한 바퀴를 뛸 건데 괜찮냐”고 문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초기에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자주 불안정해졌고, 장거리 러닝 중 기록이 끊기면 안 된다는 점 때문에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실제로 해당 이용자는 35시간 동안 서울을 한 바퀴 뛰었다. 이용자에게 충전 방식이나 앱이 꺼지지 않게 키로를 사용한 방법 등을 물어보며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안정성 대응 방안을 설계했다. 개발자가 단순 테스트로는 경험할 수 없는 장시간 러닝 환경을 이용자가 대신 검증해 준 셈이다. 또 러닝 자체에 대한 인식도 확장됐다. 가령 산을 달리는 경우 고도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 이동 거리와 지도 기반 측정값에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기존에는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일본 이용자 1만명은 어떻게 확보하게 됐는지
예상하지 못한 바이럴(입소문)을 계기로 유입됐다. 일본에 아시아권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채널이 있는데, 한국과 중국의 트렌드를 매일 2~3개씩 소개하고 있었다. 해당 채널이 ‘한국에서 이런 앱이 유행하고 있다’며 키로를 소개했고, 해당 영상이 조회 수 100만회를 기록하면서 일본 이용자가 빠르게 유입됐다. 원래는 대부분 영상 조회 수가 1만회를 넘지 않는 작은 채널인데 유독 키로 소개 영상만 반응이 좋았다.
현재 일본 이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보다는 꾸준히 자연 유입 중심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아날로그적 성향이 강하고, 사람 간 직접적인 소통이나 추천·공유 문화도 더 강하게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특성이 자연스러운 입소문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키로의 성과를 측정하는 핵심 지표는 무엇인가
첫 번째는 일간활성이용자수(DAU)다. DAU는 평일 약 5000명, 주말에는 약 7000~8000명 수준이다. 다만 키로를 러닝만 하는 사람들만 쓰는 서비스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키로의 특성상 러닝을 하지 않는 날에도 이용자들이 앱에 자주 들어온다. 가령 ‘오늘 어떤 영토가 새롭게 생겼는지’, ‘어떤 큰 영역이 확장됐는지’,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졌는지’ 등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러닝보다 앱 자체에 놀러 오는 이용자가 더 많은 것이다. 러닝을 할 때만 접속하는 방식으로는 DAU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커뮤니티화가 중요한 방향성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두 번째는 가입 후 7일 내 러닝 전환 여부다. 가입하고 7일 안에 러닝을 하는지를 핵심 지표로 본다. 해당 시기 안에 러닝을 하지 않았다면 단순히 호기심에 앱을 설치하고 구경하는 이용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키로의 경우 앱을 설치한 뒤 21일 이내에 러닝을 시작하는 이용자가 많다. 이용자들이 앱을 삭제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문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7일 내 러닝 전환율은 약 25% 수준이며, 21일 내 러닝 전환율은 약 30~35% 수준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 3~4월 연속 약 4만명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 모델은
광고비가 주 수익원이 될 것이다. 현재 기업 4곳과 논의 중이다. 현재는 별다른 광고비 없이 이용자에게 브랜드 협찬을 제공받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반 호텔·리조트, 신생 스포츠 스킨케어 브랜드, 러닝 의류 브랜드인 네거티브스플릿클럽 등과 협업을 진행했다.
이용자가 앱 안에서 도전을 달성하면, 추첨을 통해 의류나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매출보다는 키로가 러닝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전환하거나 신규 브랜드의 노출을 확대하는 목적이 크다.
호텔·리조트의 경우 사우나와 스파를 보유하고 있는데, 러닝과 회복이 연결되는 웰니스(건강관리) 루틴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러닝 후 사우나로 이어지는 흐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있는 서비스도 젊은 세대에게 노출될 수 있다.

해시드의 바이브코딩 프로그램에는 왜 도전했나
이용자가 3만명을 넘기며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던 상황이었지만, 해시드의 프로그램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확장을 위한 기회라고 봤다. 초기에는 해시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블록체인이나 웹3.0 지식도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낸 창업자 친구가 소개해줬다. AI 시대에 기술보다는 실행력과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설명을 듣고 스스로도 ‘이건 나와 맞는 방향’이라고 판단해 지원했다.
비개발자 출신 창업자에게 바이브코딩이란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지식이 없어서 뭐가 어려운지도 몰랐던 상태였다. 비개발자 치고는 바이브코딩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개발자들이 하는 수준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었다.
이 부분에서 해시드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1대 1로 앉아서 개발 개념과 앱 구조, 시스템을 운영하는 방식 같은 기초적인 부분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초기 앱 상태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는데 여러 기능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서 돌아가긴 하지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를 정도의 구조였다. 해시드에서 기술적인 조언을 받으면서 전체 앱 구조를 정리해 나갈 수 있었다.
지난 2~3년 동안은 앱 개발을 거의 독학으로 하면서 일명 손코딩 중심으로 작업을 많이 해왔다. AI에게 더 많은 것을 위임할 수 있었는데도, 없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직접 만들려는 방식에 가까웠다. 당시에는 해당 방법밖에 없는 줄 알고 기존 방식을 고수했던 셈인데, 결과적으로는 상당히 비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었다. 바이브코딩에 대한 개념 자체도 거의 없었고, 단순히 챗GPT와 대화하면서 코딩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해시드를 만나기 전과 후, 키로는 무엇이 달라졌는지
개발 비용 절감과 실행 속도 측면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체감상 약 100배 정도 빨라졌다고 느낀다. 하나의 기능을 출시하는 데 약 일주일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하루면 충분하다.
코딩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예전에는 코드를 직접 이해하기 위해 계속 들여다봤지만, 지금은 거의 보지 않는다. AI와 대화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코드에 대한 이해 역시 사람이 아니라 AI가 담당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오히려 이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끼고 있다. 해시드와의 협업 이후에는 별도로 최적화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정화가 이뤄졌다.
창업자로서 마인드셋 측면에서도 변화가 컸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와 직접 소통할 기회가 많았는데, 실제로 컨슈머 앱을 창업하고 엑시트(지분 매각)까지 경험한 창업자로부터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됐다. 단순히 기능 개선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릴 것인가’, ‘한국에만 국한될 필요가 있는가’, ‘세분화된 타겟팅이 항상 정답인가’와 같은 관점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과거에는 당장 1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10만, 100만명의 이용자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이를 어떤 방식으로 확장할 것인지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또 해시드에 모인 다양한 창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각 국가 시장 경험과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었다. 기존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수준으로 시야가 넓어졌다고 느끼고 있다.
비개발자가 바이브코딩을 잘하려면
AI는 결국 콘텍스트(배경 정보)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AI에게 얼마나 많은 정보와 맥락을 주고, 같은 지식 선상에서 작업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코딩 파일 전체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고, AI가 코드 구조를 더 잘 이해하고 기억한 상태에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 핵심이다. 단순히 ‘오늘 이거 만들 건데 어떻게 생각해?’라고 빈 챗GPT 창에 묻는 수준이 아니라, 실제로는 한 명의 직원과 같이 코드를 함께 만드는 수준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사람들이 열광하는 AI 도구의 활용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한계가 어디인지 직접 써보면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AI는 위임하면 할수록 더욱 최적화되고, 속도가 빨라지는 구조다. 비개발자 입장에서는 코드 자체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AI의 활용 범위와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개발 공부를 따로 깊게 하기보다는 클로드 코드 관련 유튜브를 보거나, 관련 내용을 X(구 트위터)에서 보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코드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인프라와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업 환경에 바이브코딩이 가져올 변화는 무엇이 될까
1인 창업은 늘어나지만 연쇄 창업은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 같다.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서 하나의 서비스에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되고, 짧은 기간 안에 더 많은 기능과 개선을 하려는 방향으로 집중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또 서비스 개선 속도가 빨라진 만큼, 내가 먼저 개선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할 수 있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하나의 서비스에 더 깊게 몰입하게 되는 구조로 재편되다고 본다. 반대로 인력이 많은 조직은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빠르게 진행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향후 1년간 키로의 목표는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각각 최소 50만명 이상을 확보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일본 시장의 경우 인플루언서 마케팅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며, 직접 현지에 가서 러닝 문화와 생활 방식 자체를 깊게 이해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1년 뒤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에는 중국 시장도 고려했지만 정부 규제 등의 변수로 당장은 진입 허들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내 다른 시장으로 확장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내부 콘텐츠 기반으로 성장했던 구조를 바탕으로 외부 광고와 확장을 병행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