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은 믿을 수 없는 인물”…뉴요커 탐사보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이사회와 동료들을 상습적으로 기만해왔다는 내부 문서가 공개됐다. AI 패권을 둘러싼 기술 경쟁의 한복판에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인물이 과연 신뢰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주간지 뉴요커는 6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문의 탐사보도를 게재했다. 기사 작성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인 로난 패로우와 앤드루 마란츠다. 이들은 기사 작성을 위해 100명 이상의 내부 관계자를 인터뷰했으며, 전 오픈AI 수석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의 기밀 노트, 앤트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오픈AI 재직 시절 기록한 내부 노트 등을 참고했다.
오픈AI 공동창업 멤버 중 한 사람인 수츠케버의 올트먼에 대한 평가는 신랄했다. 뉴요커가 공개한 수츠케버의 기밀노트에는 “샘은 일관된 패턴을 보인다”며 첫 번째 항목으로 ‘기만’을 꼽았다.
수츠케버는 2023년 가을 “샘은 AGI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아서는 안 될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올트먼이 경영진과 이사회에 핵심 정보를 상습적으로 잘못 전달해 온 방식을 정리한 70페이지 보고서를 작성했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역시 자신의 내부 노트에 같은 결론을 남겼다. 그는 “오픈AI의 문제는 샘”이라고 썼다.
올트먼이 신뢰받지 못한 이유
수츠케버를 비롯한 이사회 멤버들이 올트먼 CEO를 비토했던 직접적 이유들이 몇 개 있다.
대표적으로 올트먼은 이사회에 GPT-4가 안전 패널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고 했는데, 한 이사가 문서를 요청하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크로소프트 10억 달러 투자 계약 시 합의된 오픈AI 헌장을 올트먼이 나중에 부정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오픈AI가 비영리 법인에서 수익상한 영리기업 구조로 전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다. 아모데이는 “만약 다른 회사가 AGI를 더 안전하게 먼저 개발하는 쪽에 가까워진다면 오픈AI는 그 회사와의 경쟁을 멈추고 오히려 자원을 기부해 그 프로젝트를 돕는다는 내용을 넣자”고 주장했고, 올트먼은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아모데이는 자신의 핵심 요구 사항을 무력화하는 조항이 계약서에 추가됐다는 걸 추후에 발견했다. 올트먼은 그 조항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아모데이가 오픈AI를 떠나 앤트로픽을 창업하게 된 결정적 계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023년 중반 오픈AI는 컴퓨팅 파워의 5분의 1을 슈퍼얼라인먼트(Superalignment) 팀에 배정해 AI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예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뉴요커의 취재 결과 실제로는 구형 하드웨어 기준 1~2% 수준만 배정됐으며 팀은 결국 해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부 고위 임원들조차 올트먼을 “합의 사항을 잘못 전달하고 왜곡하고 재협상하고 번복하는 인물”로 묘사했다고 뉴요커는 전했다. 한 임원은 “그가 결국 버니 매도프(폰지 사기 범죄자)나 샘 뱅크먼-프리드(고객자산 유용한 FTX 창업자) 수준의 사기꾼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작지만 실재한다”고까지 말했다.
뉴요커 보도에서 오픈AI 전 이사회 멤버는 올트먼에 대해 “그는 진실에 구애받지 않는다”면서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려는 강한 욕구가 있고, 누군가를 속이는 결과에 대해 거의 반사회적이라 할 만큼 무관심하다”고 평가했다.
오픈AI 쿠데타의 배경인가
지난 2023년 벌어진 오픈AI 쿠데타 사건의 배경도 이런 평가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그해 11월 17일 오픈AI 이사회는 올트먼 CEO를 전격 해고했다. 공식 이유는 “이사회와의 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수츠케버는 올트먼의 문제 행동을 정리해 이사회 멤버들에게 전했다.
해고 발표 직후 실리콘밸리가 발칵 뒤집혔다. 샘 올트먼은 실리콘밸리에서 제2의 스티브잡스로 평가받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오픈AI 직원 770명 중 약 700명이 올트먼 복귀를 요구하는 연대 서명을 했고, “그가 복귀하지 않으면 사직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닷새 만에 올트먼은 CEO로 복귀했다. 이사회는 완전히 교체됐다. 올트먼을 해고하는 데 주도적이었던 멤버들은 모두 물러났다. 수츠케버는 6개월 뒤 회사를 떠났다.
오픈AI 측은 이 기사에 대해 “기사의 상당 부분은 익명의 주장과 선택적 일화를 통해 이미 보도된 사안들을 재조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