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인터뷰④] 비브릭,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도전…시니어하우징으로 확장
토큰증권(STO)이 제도권 자본시장에 편입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섰다. 올해 1월 국회 본회의에서 ‘주식·사채 등의 전자등록에 관한 법률(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토큰증권 제도화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번 개정으로 조각투자 상품은 금융투자상품 범주에 포함됐으며,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는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이를 거래할 수 있는 구조가 구축됐다. 또한 전자증권법 개정안에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신설·등록 체계가 포함됐다.
국내 최초 토큰증권 플랫폼 비브릭(BBRIC)을 운영하는 세종디엑스는 이번 제도 정비를 계기로 사업 단계가 ‘실험’에서 ‘확장’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법적 요건을 충족한 정식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등록을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분산원장 시스템 고도화와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비브릭은 안정성이 높은 부동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향후 초고령화 사회와 부산 지역 특성을 결합한 시니어 하우징(고령자 맞춤형 주거 모델)·실버타운 등 라이프케어 부동산 토큰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효진 세종디엑스 대표를 만나 향후 전략과 사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토큰증권 법제화 이후 세종디엑스의 현 상황은
법 통과 이후 실제 제도 시행까지는 약 1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내년 1월 시행령 공포 이후 본격적으로 라이선스 취득이 가능한 구조로, 해당 시점부터 발행인계좌관리기관 인허가를 받아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행령에 포함될 세부 규칙과 규제 사항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발행인계좌관리기관으로의 정식 등록으로 이를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제도 변화에 따라 발행과 유통의 분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기존 통합 모델을 재정비하고 있다. 현재 비브릭 구조를 발행 중심으로 재편하고, 별도의 유통플랫폼(조각투자 장외거래소)과의 연동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주도 컨소시엄(KDX), 넥스트레이드컨소시엄(NXT)에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유통 인프라에 필요한 기능과 구조에 대한 실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플랫폼 구축 과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이란 무엇인가
토큰증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발행 플랫폼을 갖춘 사업자가 직접 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자체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발행인이 증권사를 통해 위탁 발행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를 통한 방식은 기업공개(IPO) 청약처럼 증권사가 발행, 청약, 모집 등 핵심 절차를 대신 수행하는 구조로, 발행 중개기관으로서 역할을 맡는다. 이 경우 실제 발행과 모집 과정은 증권사가 중심이 된다.
반면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은 증권사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지향하되, 일정 요건을 충족한 발행인이 토큰증권 발행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인허가 체계다. 이를 통해 발행인이 발행 기능의 일부와 계좌관리 체계의 일부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부동산, 미술품 등 기초자산 기반 토큰증권 사업을 자체 플랫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는 제도다.
즉, 발행인계좌관리기관은 토큰증권을 직접 발행·운영하려는 사업자가 발행 기능과 계좌관리 체계 일부를 포함한 핵심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비브릭은 왜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등록을 목표로 하나
미래 사업으로 시니어하우징을 준비하고 있다. 토지 매입을 위해 계약금을 납부했으며 설계도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약 1700세대 규모의 노인복지주택이 조성될 예정이다.
노인복지주택 입주자는 전세 보증금과 함께 월 생활비 350만~400만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보유 자금의 일부를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맡기면 이를 발행·판매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시니어 주택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배당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운영비용을 제외하고 남는 수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지분 비율에 따라 배당해 입주자의 월 생활비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발행인계좌관리기관 라이선스가 없이는 구현이 어렵다.
발행인계좌관리기관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많을까
많을 거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선박 등 여러 자산이 토큰증권 형태로 나오려고 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사업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서 조금만 변형하는 방식은 시장에서 식상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부동산처럼 규제가 많은 영역이거나 금리 환경이 높은 상황에서는 기대만큼 수익이 나지 않아 투자 매력도도 떨어질 수 있다. 결국 기존 구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투자자 관심을 끌기 어렵고, 새로운 개념의 상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가령 부동산 투자라도 단순 분양 구조가 아니라 실제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배당하는 방식처럼, 기존에 없던 구조의 상품이 등장해야 투자자 관심을 끌 수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중고차, 스마트팜(지능형 농장) 같은 다양한 산업으로 토큰증권 구조가 확장될 수 있다. 기존 산업의 생산성과 수익 구조 자체를 바꾸는 형태의 투자 모델이 등장하면 자금 유입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니어하우징 연계 상품의 특징은
기존에 흔히 생각하는 부동산은 임대형 구조가 일반적이다. 건물에 임차인이 들어오면 임대료를 받고, 관리비를 통해 운영비를 충당한 뒤 남는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즉, 부동산을 보유하고 임대수익을 나누는 구조에 가깝다.
반면 시니어하우징 연계 상품은 단순 임대 구조가 아니라 생활 서비스 기반 운영 수익 구조에 가깝다. 노인복지주택 입주자는 전세 보증금과 함께 월 생활비를 내고 거주하며, 이 생활비에는 단순 월세 개념을 넘어 식사, 청소, 세탁, 건강관리, 여가, 안전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비용이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운영 주체는 입주민 레지던트 매니지먼트 시스템(RMS) 등을 통해 이들의 생활 전반을 관리하고, 의료기관과도 연계해 건강 데이터 관리까지 포함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단순한 ‘건물 임대’가 아니라 ‘생활 운영 서비스’가 결합된 구조라는 점이 기존 부동산과 가장 큰 차이다.
시니어 하우징 연계 상품은 이러한 운영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될 수 있으며, 입주자도 투자자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포함할 수 있다. 가령 운영 수익이 발생했을 때 비용을 제외한 잔여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구조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시니어하우징의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는 이미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분들이 대부분 집에 머무르기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1세대 베이비부머 세대 이후 2세대인 약 1000만명 규모의 인구가 고령층으로 진입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활용 능력과 활동성이 높은 세대다.
현재 국내에서는 고급형 노인복지주택이 약 40~60곳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이는 부족해 시장 잠재력은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시장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대규모 투자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노인 시장은 방문 요양이나 요양병원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지만, 요양병원은 국비 의존 구조가 강하고 지속적인 재정 투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부도 신규 요양병원 인허가를 제한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병원 중심이 아닌, 건강한 상태에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시니어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주거·서비스 모델과 운영 시스템이 축적될 경우 3~4년 이후에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종디엑스의 트롤리AI와 시니어하우징의 결합 가능성은
로봇 기술이나 의료 데이터 수집, 입주민의 생활 패턴 분석, 커뮤니티 활동 등은 시니어하우징 운영 전반에서 인공지능(AI)이 작동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입주민이 어떤 서비스를 선호하는지, 어떤 생활 패턴을 보이는지와 같은 데이터는 향후 운영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시니어하우징 사례에서는 태블릿 기반 AI 시스템을 통해 입주민이 식단을 확인하고, 식당 예약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방식이 운영되고 있다. 입주민이 AI와 하루 몇 시간씩 대화하는 형태도 나타나고 있다.
AI와 블록체인 등을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총망라해 주택 단지 운영에 적용할 계획이다. 단지 내에는 청소와 배송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이 운영에 투입될 수 있다.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 시스템도 함께 구축될 예정이다.
또한 CCTV(폐쇄회로 TV)와 각종 센서 등을 통해 낙상 방지 등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입주민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데이터도 실시간으로 수집·관리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부산에서 의료 데이터를 취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및 건강 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관리하고, 인근 병원과 연계해 의료 서비스 활용도 가능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특히 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개인건강기록(PHR) 데이터를 병원에 제공하는 형태의 연계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건강·안전·서비스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RMS(입주민 관리 시스템)로 구축할 수 있다. 향후에는 여기에 금융 서비스까지 결합한 통합 주거 운영 모델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니어하우징 이외에 구상 중인 토큰증권 상품은 무엇인지
부동산, 동산, 디지털 자산 등 여러 가지 영역에서 토큰증권 상품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간 주로 부동산 관련 구조를 중심으로 접근해 왔으며, 선박이나 항공기 같은 자산도 넓게 보면 부동산 범주 안에서 토큰증권 설계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동산 자산의 경우에는 신탁 구조 등 설계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부분이 있어, 구조 설계 자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영역이라고 보고 있다. 움직이는 자산을 어떻게 맡기고 권리를 구조화할 것인지에 대한 설계가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부분을 잘 설계할 수 있다면 토큰증권 상품화가 가능하며, 결국은 아이디어와 구조 설계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토큰증권 시장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토큰증권 시장이 37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일부 자료에서 제시되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금융시장 규모를 기반으로 단순 추정한 수치에 가깝고, 실제 시장 규모는 제도와 규제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토큰증권 시장은 기술이나 수요만으로 성장하는 구조라기보다 법·제도 설계에 의해 시장 크기가 결정되는 성격이 강하다. 규제가 어떻게 설계되느냐에 따라 시장이 커질 수도 있고, 반대로 제한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다.
과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사례를 보면 초기에는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투자 한도나 상품 구조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대만큼 시장이 확장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 크라우드펀딩 역시 여러 제한으로 성장 속도가 제약된 바 있다.
세종디엑스가 이루고 싶은 최종 목표는
토큰증권 시장은 처음 기대가 컸지만, 법안과 규제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시장 활성화 속도가 기대보다 더디게 흘러온 측면이 있다.
다만 시행령 단계에서라도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토큰증권은 충분히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시장을 먼저 경험했던 사업자들이 축적된 노하우를 공개하고, 시장 전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사업자만 잘 되는 구조로는 시장이 커지기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열어야 전체 시장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세종디엑스는 대외 활동과 교육, 정책 의견 개진 등을 통해 제도 개선 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시행령에 이러한 의견들이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단순한 부동산 임대 기반 배당 구조를 넘어, 다양한 실물자산 영역에서 보다 안전하고 새로운 형태의 투자 상품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