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식을 열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한 단계 강도 높은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온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가 출범했다. 이전 정부에서의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가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반쪽짜리로 끝나, 이번 사회적 대화 기구는 입점업체 등의 의견을 취합해 결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수수료율과 배달비, 배달 거리 등을 중심으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식을 열었다. 이번 정부 들어 배달앱 관련 상생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배달앱 양강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을 포함한 소속 의원들,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부처, 한국소비자연맹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단체 7곳이 참석했다. 

“반쪽짜리 협의, 이대로 둘 수 없다.” 

이날 출범식에서 민병덕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을지로위원회는 반쪽짜리 협의를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보고 있다”며, “갈라진 이해관계를 봉합하는 데에 1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을지로위원회는 지난 정부의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가 ‘반쪽짜리’로 끝났다고 보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차등 수수료제로, 배달앱 내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최소 2.0%에서 최대 7.8%로 적용하는 안이었다. 

을지로위원회에서 배달앱 TF장을 맡은 이강일 의원은 “배달앱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상공인이 포함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가 이뤄져 혼란이 있었다”면서 “다시 대화를 이어오던 상황에 합의점이 많이 좁혀져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하게 됐다”고 말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월부터, 배달의민족은 12월부터 을지로위원회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이전 협의를 ‘반쪽짜리’ 안이라고 한 이유는 일부 자영업자 단체들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전국가맹점주협의체와 한국외식산업협의체는 협의체의 마지막 회의에서 중간에 퇴장하는 등 상생협의체의 합의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후에도 비판은 계속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마지막 회의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외식 자영업자를 두 번 울리는 졸속 합의”라며, 최종안을 비판했다. 수수료율이 기존 6.8%에서 9.8%로 증가한 상황에서, 최고 수수료율을 7.8%로 낮춰도 기존 수수료율보다 인상된 수준이며, 배달비 또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번 출범식에서 “당시 현장에서는 원래 6.8%인 수수료를 9.8%로 올린 후 7.8%로 인하한 걸 상생이라고 하니 납득이 어려웠다”며, “하루 치킨 4마리만 팔아도 상위로 묶여 더 높은 부담을 지게 되니, 상생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또 하나 제기된 문제는 당시 정부에서 배달앱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만한 조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남근 의원은 “(당시 수수료율 등에 대해) 영세상인, 소상인 등 어떤 기준으로 맞출 건지 연구조사도 없었다”며 “중기부나 공정위가 행정적 지원과 함께 책임있는 자세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배달 플랫폼과 자영업 단체가 공정한 결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요구사항 

이번 사회적 대화 기구의 취지는 ▲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의 상생 과 동반성장을 위한 사회적 합의▲입점업체의 배달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부담 완화 ▲불공정 관행 개선 및 투명성 제고 노력 ▲지속 가능한 배달생태계 조성이다. 

특히 이번 1차 회의에는 입점업체 배달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 완화를 포함해 신규요금제 도입, 중동전쟁 극복을 위한 상생 방안, 배달앱 상생협의체 상설화 등이 논의됐다. 

출범식에 참석한 자영업자 단체들은 지난 정부의 합의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추가적인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입점 업체에 소비자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과 배달권 선택 자율권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본부장은 “소비자의 정보를 배달 플랫폼이 독점하는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며 “어느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지 모르기 때문에 본부와 가맹점 입장에서 독자적인 마케팅이 어렵다”고 했다. 또 “배달 거리를 파악할 수 없어, 가까운 거리를 직접 배달할 수 있는 점주들도 배달을 맡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배달 플랫폼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총장은 “입점업체의 수수료와 광고비, 배달비 부담은 입점업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에까지 전가되는 문제가 있다”며 “배달 서비스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성을 확보하며 지속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회적 대화 기구의 논점을 단순 외식업계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사업자 전반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성원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총장은 “기존 배달 플랫폼은 음식 배달을 중심으로 논의돼 왔지만, 지금은 청과와 정육, 편의점, 장보기, 대형마트 등도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배달을 하고 있다”고 현황을 짚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어느 정도 성의를 다해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외식업계의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설명이다. 

먼저 배달의민족은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해 외식업계의 포장재 대란 등에 우선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석준 우아한형제들 총괄 사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소상공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 방안에 대해 진정성 있게 지속적으로 협의해 가고 있다”며, “이번에 제시하는 상생안 목표는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해 소상공인이 직접적으로 닥친 위기를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빠르게 지원하는 데에 있다”고 말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 또한 “지난해 1월부터 배달 플랫폼에서는 가장 먼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전통시장의 온라인 판로 개척이나 중동 전쟁에 대해 포장재 320만개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자영업자 단체가 불참하는 등 보이콧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 정부의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한 전국상인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출범식에 불참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배달과 홀 영업을 하는 등 다양한 영업 행태의 소상공인의 입장도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대화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일 의원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배달로 사업을 영위하는 이들의 의견을 더 많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주 중 중동 전쟁 긴급 상생 방안 도출…수수료 조정도”

상생 방안을 도출하기 앞서 이날 1차 회의에서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다음주 중 중동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소상공인에 대해 수수료 인하 등을 포함한 직접 지원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또 차등수수료 안에서 최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비중을 하위 20%에서 30%로 늘리기로 했다.

배달 범위에 대해서는 향후 토의를 통해 의견을 좁혀갈 계획이다. 김남근 의원은 “현재 (배달) 거리가 4.0km로 획일화돼 있는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두개 구간을 더 늘리는 안에 대해 수수료율이나 배달비를 어떻게 할지는 의견을 좁히며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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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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