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블록체인 기반으로 승차공유 서비스 하는 TADA
싱가포르 기반의 모빌리티 플랫폼 TADA가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1억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현재 투자자들과의 협의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TADA는 오는 5월1일 베타(시범)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현지 기사 모집에 나서고 있다. 약 2주 만에 3000명 이상의 기사가 모집됐으며, 정식 오픈 전까지 약 2만명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TADA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출범한 라이드헤일링(차량 호출)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현재 홍콩·베트남·캄보디아·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콜로라도주에 진출하며 북미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TADA의 핵심 경쟁력은 ‘제로 커미션(수수료 없음)’ 정책이다. 기존 라이드헤일링 플랫폼이 기사 수익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가져가는 구조인 것과 달리, TADA는 기사에게 퍼센트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대신 2020년부터 건당 고정 수수료 형태의 플랫폼 이용료만을 받는 구조를 도입했다.
이 같은 제로 커미션 모델의 기반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있다. TADA는 MVL(엠블, 차량 데이터 분산원장) 블록체인 인프라를 통해 운행 데이터, 이용 이력, 보상 구조 등을 투명하게 기록·관리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에 따라 기사 보상을 설계하면서 대규모 마케팅 비용 없이도 기사 확보에 성공했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성장으로 이어졌다. TADA는 서비스 출시 초기 예상치를 웃도는 이용자 유입으로 서버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정도의 반응을 얻었다. 이후 최근 3년간 연평균 약 7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거래액(GMV)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약 35% 수준의 순이익률을 달성했다.
뉴욕 진출과 함께 TADA가 제시한 다음 단계 목표는 ‘완전한 블록체인 기반 라이드헤일링’이다. 중개 플랫폼 중심 구조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에서 기사와 이용자가 직접 연결되는 탈중앙화 모빌리티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우경식 TADA 대표를 만나 미국 시장 진출 전략과 블록체인 기반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욕을 새로운 진출지로 설정한 이유는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미국에서 시작됐고, 뉴욕이 라이드헤일링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뉴욕 또한 높은 커미션(수수료) 부담으로 기사들의 불만이 크다. 뉴욕 론칭 이후에는 인접 지역인 뉴저지,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뉴욕주 전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새로운 시장 진출 시 가장 큰 허들은 비용과 규제·라이선스 문제다. 다만 라이선스가 가장 어려운 뉴욕에서 확보됐기 때문에, 미국 전역의 기사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투자 상황은 어떠한가
기존 투자자들은 이미 투자를 확정했으며, 전략투자사 중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OEM) 업계도 참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 싱가포르, 미국의 VC들과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누적 투자금은 260억원 정도다.
향후 투자금은 자체 메인넷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에는 아프리카로도 확장한다. 진출 지역은 케냐, 가나, 르완다로, 호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커미션에 대한 기사들의 불만이 심한 편으로, 중간자의 존재가 이런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 관찰된다.
TADA를 설립하게 된 배경은
싱가포르에서는 2018년 7월, 캄보디아에서는 2018년 12월, 베트남 호치민에서는 2019년 1월에 TADA 서비스를 출시했다. 앞서 2012년 처음 창업했고, 이후 계속 만들고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는 홍콩과 중국 심천(광둥성에 위치한 도시로 홍콩 접경지)에서 국경을 넘나드는 차량 예약 서비스를 운영했다.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간자 문제가 굉장히 크다는 점을 깨달았다. 중간자라 하면 플랫폼인데, 양쪽을 매칭해 주면서 받아가는 커미션(수수료)이 점점 많아지고 있었고 그 문제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 역시 중간자로서 서비스를 시작했기에 파트너들을 만나면 ‘얼마나 받을 것이냐’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이 같은 문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너(기사)나 이용자 중 누군가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요금이 오르거나, 아니면 기사가 적게 가져가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처음엔 확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홍콩과 중국 심천뿐 아니라 대만과 동남아시아를 오가며 파트너들을 모으는 작업을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에서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블록체인을 모빌리티에 적용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어쩌다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나
홍콩과 중국 심천에 있으면서 한국보다 1~2년 정도 빠르게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에 대한 개념, 거래소 시장이 확장되는 과정을 보게 됐다. 2016년 무렵에는 중국에 코인거래소만 100여개가 넘었을 정도였다. 물론 이후에는 정부가 규제하면서 대부분 막히게 됐다.
이 같은 과정을 지켜보면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처음에는 스캠이나 도박, 사기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백서를 읽어보고 블록체인 자체에 대한 이해가 쌓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간 고민해 왔던 중간자가 만들어낸 문제를 없앨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선택지가 블록체인이라고 판단했다.
중간자 마찰을 어떻게 블록체인 기술이 없앨 수 있나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했다. 하나는 블록체인의 철학적인 개념 때문이다. 참여자들이 곧 기여자가 되고, 기여에 따라 보상을 받는 구조라면 중앙의 중간자 없이도 네트워크가 운영될 수 있다고 봤다. 분배 문제가 해결되면 네트워크의 가치는 커질 것이라는 가설로 시작했다.
또 하나는 보상 구조였다. 2018년 초 가상자산공개(ICO)를 진행해 토큰을 배포하면 참여자들이 보상을 받고, 그 보상이 다시 네트워크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TADA에는 블록체인 인프라인 엠블(MVL)이 적용됐다. 자동차 거래 내역, 주행 기록, 운전 습관, 차량 정비 기록, 운전기사 평가 등 흩어져 있던 모빌리티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구조다.
운전기사들의 수익과 운행 기록은 엠블 블록체인 위에 기록되고,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는 비식별화 처리된다. 이렇게 축적된 기록은 기사 개인의 기여 이력으로 남고, 일종의 크레딧(기여 이력)이자 증명으로 활용된다. 이 기록을 기준으로 추가 보상이 지급되는 구조다.
다만 국가별 규제가 달라 싱가포르에서는 가상자산을 직접 지급할 수 없다. 대신 포인트와 연동된 현금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사들은 TADA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제로 커미션 구조에서 수익을 얻고,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로 추가 보상도 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나는 포인트를 코인으로 전환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현금화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포인트를 기사들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내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내부에서는 할인 혜택 제공이나 기사 인센티브 증액 등 수행 보상에 활용되는 실질적인 사용 가치(유틸리티)로 쓰인다.
서비스 발전 계기는
2018년에는 플랫폼(중간자)들조차 수익을 만들지 못하던 시기였다. 기업가치는 수십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었지만 정작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가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우버가 사업을 디디추싱에 넘기고 대신 디디추싱 지분을 받았다. 이 거래 이후 디디추싱이 중국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됐다. 비슷한 일은 동남아에서도 벌어졌다. 우버가 동남아 사업을 그랩에 넘기고 지분 약 27%를 받았다. 경쟁을 멈추고 지분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시장이 재편됐고, 결국 독점 구조를 만들어야 수익이 난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자 기사들은 과거 10시간 운전해 벌던 금액을 15시간 일해야 벌 수 있게 됐다. 쿠폰이 사라지면서 이용이 줄었다. 전체 수요는 줄었지만 공급은 그대로였고, 그 결과 기사들은 더 오래 일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이 시기에 TADA가 싱가포르에서 제로 커미션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출시했고, 독과점 구조에 피로감을 느끼던 기사와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제로 커미션이면 TADA는 돈을 어떻게 버나
기사들도 플랫폼이 계속 운영되려면 일정한 수익 구조는 필요하다는 의견을 줬다. 커미션(수수료)이 아닌 다른 방식의 수익 구조를 고민하게 됐다.
대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트랜잭션(거래)을 할 때마다 수수료를 내듯이, 고정된 트랜잭션 피를 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한 번 호출이 발생하고 운행이 끝나 하나의 여정이 완료되면 건당 60센트(약 900원)를 받는 방식이다. 평균 운행 요금이 18~20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60센트는 기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은 금액이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이 수익을 이용자 쿠폰이나 기사 인센티브 등에 다시 투입할 수 있었다. 이런 구조로 이용자와 기사 수가 늘어났고, 성장세도 점차 가속화됐다.
엠블에 데이터가 기록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엠블에 데이터가 기록되면 기사는 자신의 운행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대출 등 금융 거래에 활용할 수 있으며, TADA는 이를 통해 기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TADA는 싱가포르,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홍콩 등에서 데이터를 은행과 연계해 대안신용데이터 활용하고 있다. 미국 덴버와 뉴욕에도 곧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은 기존 은행 등엣 기사들의 신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플랫폼 데이터를 통한 신용 평가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가령, 캄보디아 툭툭 기사들은 약 4000달러(600만원) 수준의 차량을 3~4년 동안 상환하며, TADA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출금을 갚는다. 이 과정에서 운행 기록과 소득 정보가 신용 증빙 자료로 활용되며, 플랫폼 참여 자체가 기사들의 신용을 쌓는 역할을 한다.
보험사에서 먼저 데이터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뉴욕의 주요 보험사 등과도 미팅을 진행했다. 기사들의 주행 기록과 수익 활동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료를 조정하고, 기존에는 접근할 수 없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보험사는 데이터 사용료를 지불하며, 이 수익은 사용을 허락한 기사들에게 다시 돌아가는 구조다.
한국 시장 진출 계획은
한국 진출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차량 호출 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어 의미 있는 제로 커미션 경쟁은 어렵다. 기사들이 내는 수수료는 5~6% 수준이다. 향후 3년 내 미국 시장에서 라이드헤일링 서비스인 리프트(Lyft) 이상의 점유율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일본과 함께 사업을 확대할 시점에 한국 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서비스를 출시하기보다는 로컬 플레이어를 인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
중간자 없이 운영되는 완전한 블록체인 기반 라이트헤일링 실현이다. 중앙 서버 없이 참여자들이 가볍게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로, 일종의 탈중앙화 거래소처럼 작동한다. 차량을 이용하려는 사용자는 ‘호출자’ 역할을 하고, 기사는 ‘운행자’로서 요청을 받아 수행하는 방식으로 효율적인 매칭이 가능하다.
이는 블록체인이 제공하는 장점을 극대화하고, 중간자를 없애기 위해 설계된 구조다. TADA 자체가 중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고, 네트워크 자체에 권한과 운영을 분산시켜 진정한 탈중앙화를 구현한다.
이 과정에서 TADA는 서비스 운영은 계속하지만, 네트워크 성장과 지원을 위한 재단 역할로 전환된다. 마치 이더리움 재단처럼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도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