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스테이블코인과 메인넷②] 카이아, 테더 노하우로 ‘K-메인넷’ 도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어떤 메인넷이 발행사의 선택을 받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의 클레이튼과 라인의 핀시아 블록체인을 통합해 2024년 출범한 카이아가 주요 후보 가운데 하나로 거론된다.
카이아는 아시아 전역의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온체인 금융(블록체인 금융)을 위해 구축됐다. 이더리움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앱)과 스마트계약(블록체인에서 자동으로 실행되는 프로그램)을 별도 수정 없이 실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메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레이어1)라는 점이 특징이다.
카이아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가 발행하는 USDT를 지원하는 메인넷 중 하나다. 또한 라인 메신저 내에서 실행되는 ‘미니 디앱(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월간 활성 지갑 100만개 이상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9월 카이아는 ‘K-메인넷’을 표방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메인넷이 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서상민 카이아 DLT(분산원장기술) 재단 의장을 만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에 카이아가 갖는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스테이블코인 메인넷으로서 카이아의 장점은
향후 어느 체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이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이아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발행 경험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5월 카이아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를 네이티브 방식으로 발행하는 체인이 됐다. 테더가 카이아 블록체인의 기본 화폐처럼 직접 발행돼 사용되는 구조를 뜻한다. 아시아 기반 블록체인 가운데서는 유일하다. 현재 테더가 유통되는 여러 블록체인 가운데 공급량 기준 약 7위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테더가 카이아를 선택한 이유는 아시아 지역에서의 유통 채널과 이용자 접근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과거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합치면 약 5~6년의 메인넷 운영 경험과 7~8년의 기술 개발 경험이 축적돼 있다. 기술과 보안, 운영 환경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다른 체인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한국에서 잘 사용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이후 한국을 넘어 다른 체인이나 서비스와 연동되며 확장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해서도 카이아는 충분한 강점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테더와의 협업 경험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메인넷 채택에 도움이 될까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후발주자로서 필요한 것은 간접 경험을 통한 빠른 속도다.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발행하고 운영하게 된다면 쉽지 않을 것이다. 카이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어떤 일을 준비해야 하는지 발행사에 알려줄 수 있다. 한국 규제 기관이나 발행사가 해외 팀과 소통하는 것보다 카이아와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빠를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목표가 글로벌 확장, 다수 사용자 확보라면 이더리움이나 솔라나 등 메이저 대형 체인에서 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 다만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권 사용자가 친숙하게 느끼는 환경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면 아시아 기반 메인넷이 유리하다.
주요 금융권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글로벌 체인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을 때 문제가 생기면 원활하게 지원받을 수 있을지 우려가 있었다. 카이아는 글로벌 팀을 지향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팀 중심이며, 한국인으로서 이슈 대응이나 새로운 작업이 필요할 때 누구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문화와 규제를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일 것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수도 있지 않나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메인넷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단기간에 바로 처리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거버넌스(운영 의사결정 체계) 구조가 복잡하고, 특정 기능을 수정하면 체인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을 고치거나 추가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해야 하므로 속도가 느리고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
카이아도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대형 체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탈중앙화가 덜 돼 있어 의사결정 속도는 실행 측면에서 훨씬 빠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카이아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 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반대할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메인넷을 선택할 때 핵심 기준을 무엇으로 삼을까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입장에서는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볼 것이다. 물론 기술력, 보안성, 운영 안정성 등도 핵심 요소다. 블록체인은 기존 시스템과 달리 1년 내내 무중단으로 운영돼야 하는 구조라, 중단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이 우선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나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대응이 늦으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인넷의 활성도 또한 중요한 기준이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친숙하고 안전하다고 평가받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서비스 이용 가능 여부, 원화뿐 아니라 여러 스테이블코인과의 연동을 통한 확장성 등이 고려돼야 한다. 이용자가 얼마나 쓸모 있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가 메인넷 채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카이아도 이러한 환경을 갖춰 나가고 있다. 라인과 기타 이용자 채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재작년부터 준비해왔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출시되면 자연스럽게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카이아의 역할은 메인넷 구축에 그치나
메인넷(체인)만 있다고 해서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인프라가 원활히 돌아가지는 않는다. 현재 카이아는 금융 포용성을 확대하기 위한 육성(인큐베이션)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은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지갑에 자산이 있어도 이자를 받을 수 없는 국가가 여전히 많다. 이에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도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해 예금과 같은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예치 서비스’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현재는 베타 단계(완성이 거의 된 상태)로 안정화 작업과 수익률 향상을 위한 추가 개발을 진행 중이며, 향후 라인 유니파이(스테이블코인 기반 웹3.0 슈퍼앱 프로젝트)와도 연동될 예정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해 논의 중인 발행 컨소시엄은
현재 복수의 컨소시엄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컨소시엄은 대형 은행이나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인데, 기술 협력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가령,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했다가 최종 결제는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뀌어 이뤄지는 식의 실험이다.
카카오·네이버와의 협업은 어떻게 되나
카카오와는 여러 차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는 카이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뿌리 중 하나였던 기업이기에 아무 협력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할 수 있다.
네이버는 라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업은 사실상 분리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카이아 역시 네이버와 직접적으로 큰 영향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라인은 카이아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던 기업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네이버가 카이아를 만들었다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용 메인넷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는데
원화 스테이블코인만 발행해 그것만 사용하고 다른 체인이나 자산과 연동하지 않아도 된다면 전용 메인넷을 만드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만 블록체인은 본질적으로 글로벌하게 연결되는 생태계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특정 코인만을 위한 체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서로 연동되고 다양한 자산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테이블코인 전용 체인들을 살펴보면 기술적으로 특별히 새로운 부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 자체는 이미 충분히 발전해 기본적인 요소들은 대부분 갖춰져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인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생태계를 성장시키느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향후 금융 인프라로 편입된다면 카이아의 메인넷 구조도 요구사항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 프라이버시 등 다양한 기술 요소를 계속 갖춰가고 있고, 정책적·제도적 요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가령, 많은 통제권이 부여된 소버린 구조가 필요하다면 레이어1(기반 체인)에서 구현하는 방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별도의 레이어2(확장 체인)로 제공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메인넷 사업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과 역할까지 요구될까
메인넷이 무중단 시스템으로 계속 제공돼야 하기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역할도 상당히 커질 것이다. 책임의 범위는 인프라 차원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가령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같은 역할이다. 메인넷 사업자 역시 네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인프라 단을 책임지는 역할에 가까울 것이다.
카이아는 왜 실물연계자산(RWA)에 관심을 두나
RWA는 2~3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추진해 온 영역이다. 온체인(블록체인)에서 금융 활동이 활성화되려면 오프체인(기존 금융)보다 더 나은 기회나 수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디파이(탈중앙화금융)를 통해서도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지만 변동성과 구조적 리스크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실질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기 위한 대안으로 RWA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선박 금융을 토큰화해 카이아 체인에 올렸고, 해당 물량이 완판되기도 했다. 규모가 매우 크지는 않지만 RWA 사업의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추가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국내 스타트업 포레스트잘란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임금 선지급이나 월급 담보 대출이 흔한 시장 구조인데, 이에 대한 RWA를 논의하고 있다.
메인넷에는 스테이블코인, RWA, 토큰증권(STO) 등 다양한 금융 자산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담보로 활용하거나 여러 자산을 묶어 파생상품 형태의 새로운 금융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시작하고 있지만, 생태계가 커지면 자산을 묶어 새로운 금융 상품이 만들어지는 구조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결국 기존 금융 시스템이 발전해 온 방식과 유사한 흐름이다.
일본 프로그마 디지털자산 공동 창작 컨소시엄(DCC)에 정식 합류한 이유는 무엇인가
DCC는 국가 간 자금 이동이나 기관 간 활용 등 기관 중심 사례를 실험하는 협력체다. 카이아는 체인 파트너로 참여해 기관 간 기업 거래 실험이나 실제 활용 사례가 만들어질 때 카이아 메인넷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두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험도 진행한 바 있다. 두 나라는 경제·무역 규모와 교류 측면에서 모두 큰 시장이기 때문에 이 같은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JPYC와도 계속 논의를 이어오고 있으며 관계도 긴밀한 편이다. 올해 1월 라인 넥스트(라인의 웹3.0 플랫폼 사업 운영 미국 법인)는 JPYC 활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카이아와도 기술적 논의나 향후 협업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라인 메신저 생태계의 ‘유니파이 지갑’에서는 테더를 보관하고 결제나 송금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가 연결되면 테더, JPYC, 카이아 체인이 함께 이어지는 형태도 가능해질 수 있다.
지난해 카이아와 라인 넥스트는 ‘프로젝트 유니파이(가칭)’를 출시한다고 했었는데 현재 상황은
라인 넥스트 유니파이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웹3.0 슈퍼앱 프로젝트로 올해 2월12일에 출시했다. 당초 스테이블코인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했다. 웹3.0 서비스에서는 이용자 경험이 상당히 파편화돼 있었다. 지갑을 따로 설치해야 하고, 결제를 하려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며, 예치를 하려면 별도의 프로그램에 접속해야 하는 식이다. 예치 서비스만 해도 종류가 많아 이용자가 일일이 선택해야 하는 구조다 보니 지갑 자체도 복잡하고 사용 과정도 번거로운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지갑, 예치, 결제, 송금 등을 하나의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묶어 제공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 스테이블코인 사용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웹3.0 서비스 채택을 높이겠다는 목적도 있다. 동시에 카이아 메인넷 활용도를 높이는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카이아 체인에서 지원되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을 라인 유니파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카이아의 경쟁자는 누가 될 것이라 보나
전통 금융이 경쟁자가 될 수 있고, 가상자산 분야에서 웹3.0 기반으로 등장하는 사업자들도 경쟁 구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결제 분야에서는 스트라이프나 페이팔과 같은 글로벌 결제 사업자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관련 사업을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현재는 달러 기반 사업에 중심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 다른 지역으로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전에 카이아가 먼저 시장을 준비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선점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단기적으로 큰 기회 중 하나는 해외 송금과 결제다. 송금은 과거보다 많이 저렴해졌지만, 일정 수준의 수수료가 있고 처리 시간도 다소 걸린다. 핀테크가 많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과 비교하면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여전히 비싸거나 느리다고 판단된다.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 송금은 경쟁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해외 결제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카드 결제를 하면 편리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상당하고 환율도 불리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면 중간 단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될 때 교환, 전송 과정에서 불편함 없이, 비용과 시간 효율을 높이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를 잘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향으로 잘 구현하면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카이아의 목표는 무엇인가
목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표준 메인넷이자 아시아 스테이블코인의 허브가 되는 것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아시아 전체에 포함되며, 카이아에게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