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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스테이블코인과 은행①] 신한은행이 그리는 스테이블코인 청사진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준비하는 은행권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와 여권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이 과반 지분(50%+1주)을 보유한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제도권 은행 중심의 생태계 조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도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은행들은 단순 검토를 넘어 실무 설계에 돌입했다. 환급 구조, 준비자산 운용 방식, 거버넌스 체제 정비, 리스크 통제 프레임워크 구축 등 신뢰와 책임을 최우선 가치로 준비하고 있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는 김병희 신한은행 디지털자산 셀장을 만나 그 구상을 들어봤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보면서도, 동시에 고도의 리스크 관리가 전제돼야 할 영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은행 입장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갖는 의미는

은행 내부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리스크 요인으로 보는 시각과 성장 기회로 보는 시각이 모두 존재하고 있다. 결제 인프라 성격이 강한 만큼 기본적으로는 리스크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동시에 제도적·기술적 조건이 갖춰진다면 새로운 거래 방식과 서비스 혁신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를 만드는 설계다.

국내 통화 기반의 디지털 결제 수단이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설계가 정교하게 이뤄질 경우 결제·정산 효율성 제고, 신뢰 기반 디지털 거래 확대, 국경 간 거래에서의 비용·시간 절감 등 사회적 편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신뢰·안전·책임이 전제돼야 한다.

신한은행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면서 ▲환급 가능성(1:1 상환)과 준비자산의 질·유동성 ▲거래·운영 리스크(장애, 해킹, 내부통제) ▲자금세탁방지(AML)·테러자금조달방지(CFT) 및 이상거래 탐지와 제재·사기 대응 체계 ▲투명성(공시, 외부검증, 회계·감사) ▲거버넌스(책임 소재, 분쟁·사고 처리, 소비자 보호 프로세스) 등을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특히 은행 50%+1지분 요건에 대한 생각은

특정 지분 요건의 적정성은 입법 과정에서 결정될 사안이라 답변하기는 조심스럽다. 다만 원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사실상 ‘결제 인프라’에 가까운 성격을 갖는다. 그만큼 책임 소재가 명확해야 한다. 환급 가능성과 준비자산 관리, 감사·공시 체계가 제도적으로 담보돼야 하며, 이용자 보호와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설계되는 것이 핵심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 꼭 반영돼야 할 규제 원칙이 있다면

특정 규제 조항에 대한 의견 표명은 조심스럽다. 다만 제도 설계에서 폭넓게 공감대를 이루는 원칙은 분명히 존재한다. 동일 기능·동일 리스크·동일 규제의 원칙, 환급 가능성과 준비자산의 건전성 확보, 투명한 공시와 외부 검증 체계,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등 금융범죄 대응과 이용자 보호,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 체계의 명확화가 충족돼야 시장 신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과정에서 사고나 디페깅이 발생할 경우, 최종 책임 주체는

원칙적으로는 약속을 한 주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결제 인프라 성격이 강해질수록 단일 주체의 책임으로 단순화하기는 어렵다. 발행·유통·보관·상환·감사 등 각 단계의 역할과 책임이 계약과 규정에 따라 정교하게 구분돼야 한다. 이용자 관점에서는 ‘누구에게 무엇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사회적 파급력이 큰 영역인 만큼 초기에는 범위를 제한하고,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사용 사례에서 안전장치를 충분히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확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서 보안·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지점은

급격한 상환 요구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환급·유동성 리스크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동시에 장애, 정산 오류, 오퍼레이션(작동) 실수를 방지하기 위한 운영 리스크 관리 역시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해킹·내부자 위협·공급망 공격 등 사이버 및 키 관리 리스크, 자금세탁·사기·제재 회피 등 금융범죄 리스크도 중점 관리 영역이다. 작은 사고라도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판·신뢰 리스크 또한 중요한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은 어떤 기업들과 논의 중이며, 역할은 어떻게 나뉘나

특정 기업과의 논의 여부나 파트너 구성은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다만 결제·정산, 보안, 감사·컴플라이언스, 인프라 운영 등 각 영역의 전문기관과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은행과 외부 파트너 간의 구체적인 역할 분담 역시 현 단계에서 상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원칙적으로 결제성 자산은 책임·통제·리스크 관리가 핵심 기능이다. 어떤 구조를 택하든 통제 가능성과 책임의 귀속이 먼저 정리돼야 한다. 운영·기술 영역에서는 외부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겠지만, 이용자 보호와 리스크 거버넌스(지배구조)는 단순한 위탁만으로 대체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메인넷과 커스터디(수탁)는 국내 기업과 협업할 계획인가, 자체 개발도 검토하고 있나

특정 기술 선택이나 개발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다만 어떤 기술을 활용하든 보안성, 운영 안정성, 감사 가능성, 장애 대응과 복원력이 객관적으로 검증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규제 준수와 사고 대응 체계까지 포함해 전체 설계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커스터디는 단순한 ‘보관’ 기능이 아니라 키 관리와 통제, 감사, 사고 대응까지 포함하는 고위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형태를 택하든 강한 내부통제와 독립된 검증 체계, 고객 자산 분리, 운영 복원력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은행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비은행 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하기 위해 갖춰야 할 지점은

스테이블코인의 경쟁력은 ‘블록체인 네트워크(기술 인프라)’ 자체보다는 현실 세계와 연결되는 구간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온·오프램프(현실 금융–블록체인 입출금 통로) 구간에서 병목 현상(처리 지연이나 정체)이 일어나기 쉽다. 실명 기반 계정 연계, 입·출금 및 상환 처리,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와 제재 준수, 이상거래 탐지, 분쟁·환불 처리 같은 영역이 확장성과 신뢰를 좌우한다.

또 하나는 통화정책과 금융안정과의 정합성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활용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원화에 1:1로 연동된다’는 점을 넘어, 준비자산의 구성과 유동성, 대규모 상환 시 유동성 흡수·공급 경로, 시장금리와 지급준비 구조와의 상호작용 등 정책 변수들이 시스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가 중요하다.

결국 ‘신뢰 가능한 환급, 통제 가능한 램프, 정책 정합성’이 결제 수단으로서의 지속성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은행이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핵심 경쟁 요소이기도 하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대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경쟁 우위와 한계는

스테이블코인 간의 기능 경쟁만으로 보기보다는, 달러와 원화가 맡고 있는 역할이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봐야 한다. 달러는 국제무역 결제, 원자재 가격, 달러화 금융, 안전자산 선호 측면에서 글로벌 네트워크 효과를 갖고 있다. 반면 원화는 국내 결제와 국내 금융 시스템에서 중심 통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역할 분업은 단지 ‘토큰 형태로 전환된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재편되기 어렵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구현되더라도 통화의 위상은 유동성, 시장 깊이, 규제·감독에 대한 신뢰, 해외 수용성 같은 구조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잠재력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대체하는 데 있다기보다, 국내 결제·정산과 원화 기반 거래의 디지털화 영역에서 얼마나 확실한 신뢰와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손익을 전망하기는 어렵다. 결제 인프라의 초기 단계에서는 신뢰 확보와 안전성 강화, 규제 준수에 따른 비용이 상당 부분 선행된다. 단기적인 수익 창출보다는 장기적인 효율성 제고와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거래 기반 확대 등 구조적 효과가 더 중요하게 논의되는 영역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포인트·리워드 등 인센티브가 붙을 경우 예금 이탈 가능성과 대응 방안은 

구체적인 방어 전략은 말하기 어렵다. 다만 인센티브가 사실상 ‘이자 유사’로 작동할 경우 소비자 보호와 시장질서 측면에서 규제·감독의 정합성이 중요해진다. 또한 금융소비자 관점에서는 상품의 실질 구조가 투명하게 설명돼야 하며, 금융사 입장에서는 유동성·금리·고객 행태 변화를 보다 보수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은행의 기존 결제·송금·외환(FX) 비즈니스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하나

외환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송금이 빨라지느냐’가 아니다. 환전 거래가 얼마나 안전하게 결제되느냐가 본질이다. 외환거래는 두 통화의 결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구조다.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거래에서 한쪽 자금만 먼저 이전되면 결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는 두 통화의 결제를 동시에 맞추는 방식(PvP·동시결제)이 핵심 안전장치로 논의된다.

다만 실제 병목은 블록체인 자체보다 ‘현금↔토큰’ 연결 구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스테이블코인이 기술적으로 빠르더라도, 현금으로 전환하는 오프램프와 다시 유입되는 온램프 구간에서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제재 준수, 환불·분쟁 처리, 운영 안정성 문제가 얽히면 전체 속도와 신뢰가 제한될 수 있다. 국제기구들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활용에서 이러한 요소를 핵심 고려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외환은 금융안정과도 직결된다. 특히 외화 스테이블코인이 확대될 경우 일부 국가에서는 자본 흐름이나 통화주권 이슈로 연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들은 감독·규제 체계의 정합성을 강조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외환 비즈니스에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두 통화 결제를 안전하게 맞추는 구조(PvP에 근접한 방식), 온·오프램프의 신뢰성과 규모·준법 체계, 금융안정과의 정합성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공존·조화를 이룰 수 있나

충분히 가능하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공공 인프라 성격이 강하고, 민간 스테이블코인은 민간의 혁신과 서비스 확장 측면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공존의 관건은 ‘누가 더 낫다’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 구조와 안전장치가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있다. 백엔드(후선 인프라)에서 공공 인프라와 연계하더라도, 프론트(이용자 접점 서비스) 영역에서는 민간이 서비스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인공지능(AI) 활용과 원화 스테이블코인·디지털자산의 접점은 무엇인가

인공지능이 확산될수록 중요한 질문은 ‘AI가 무엇을 추천하느냐’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지불까지 수행하는 ‘환경이 도래할 수 있느냐’다. 자동화된 에이전트 경제에서는 소액·고빈도·실시간·조건부 결제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존 결제 인프라만으로는 속도, 비용, 가용시간(24시간·연중무휴) 측면에서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스테이블코인은 AI가 활용할 수 있는 지급결제 수단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다만 단순히 토큰이 존재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AI 기반 결제에는 권한·한도·용도 제한과 같은 가드레일, 신원·리스크 기반 접근 통제, 이상행위 탐지와 책임 추적성, 표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계, 지갑·키 관리, 회계 처리 체계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결국 접점은 ‘AI가 블록체인을 사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통제 가능한 결제 수단과 운영·준법 체계를 함께 설계하는 문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실증의 주요 성과는

실증 단계에서는 기술적 가능성은 비교적 빠르게 확인됐다. 다만 상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규제 정합성,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 정산·회계 처리, 책임 구조, 운영 안정성 등 ‘현업 요건’을 충족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신한은행이 자체적으로 진행한 ‘땡겨요 결제에 스테이블코인을 연계하는 실험’을 예로 들면, ‘결제는 즉시 완료되지만 정산은 지연되는 구조적 간극’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점검했다. 배달 결제는 소비자 입장에서 즉시 종료돼야 하지만, 가맹점 정산·대사·수수료 정리 등은 후속 절차로 시간이 소요된다. 이번 실험은 이러한 후선 절차를 보다 투명하고 자동화된 구조로 전환할 여지가 있는지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또한 정산 조건, 수수료 분배, 환불 처리 조건 등 결제 흐름에 규칙을 부여해 운영을 단순화할 수 있는지도 함께 점검했다.

한계도 분명했다. 파일럿 규모가 커질수록 기술 자체보다 먼저 부딪히는 것은 준법·운영 요건이었다.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 이상거래·사기 대응, 환불·취소, 민원·분쟁 처리,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보상 체계 등 ‘실무 요건’이 실제 확장의 관문으로 작용했다.

파일럿을 결제에서 정산, 회계·감사, 환불·분쟁, 책임·보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엔드투엔드’ 검증으로 확대하려면 감독당국이 허용 가능한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지에 대한 기준이 선행돼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고, 그 결과 참여 기관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용 범위와 운영 구조를 크게 확장하기 어려웠다. 이번 실증은 기술 가능성뿐 아니라 ‘제도적으로 어디까지 가능한가’가 범위를 사실상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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