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 11월 29일 3300만여건 개인정보가 유출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 제작 이미지)

[커머스BN] 2025년 트렌드로 보는 2026년 커머스 업계 (2)

이전 기사에서 2025년을 돌아봤으니, 2026년 나타날 커머스 업계의 트렌드를 살펴보아야겠지요.

<목차 (1) >

1. 절대강자가 흔들릴까
2. 취미에는 돈 쓰고, 필수적인 건 줄이고…선택적 소비의 시대
3. C커머스의 모호함…그럼에도 밀리는 K-이커머스
4. 계속 이어지는 오프라인의 고난, 백화점만이 살길?

절대강자가 흔들릴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사건 이후 ‘탈팡’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절대강자의 시련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해집니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쿠팡 경쟁 업체들이 반사 효과를 얻은 모습이 포착되곤 합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첫 주 쿠팡 방문자수는 2908만 명이었습니다. 그런데 12월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12월 둘째주 WAU는 2735만명, 셋째주 2699만명, 넷째주에는 2668만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결제 추정액도 같은 기간 7.9% 감소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주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1조385억원을 기록했으나, 그 다음주에는 9742억원, 셋째주 9783억원, 12월 넷째주에는 956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쿠팡에서 구매할 상품을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리테일 기업에서 구매하는 방향으로 이용자의 소비행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쿠팡 사태의 반사이익을 얻은 업체는 컬리와 네이버로 꼽힙니다. 이용자 수 변화로 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12월 넷째주 WAU는 같은 기간 11% 성장한 360만명을 기록했고요. 컬리는 14% 성장한 239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지마켓과 11번가 또한 이용자 수 비중이 두자릿수 안팎으로 늘어나는 등 반사효과를 보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결제 추정액에도 쿠팡 반사 효과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집계가 어렵지만, 컬리의 12월 넷째주 주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392억원으로, 15.7% 가량 성장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지만 네이버와 컬리는 현재 강력하게 연대하고 있습니다. 컬리는 네이버에 입점해 컬리N마트를 선보였죠. 네이버는 컬리와의 연대를 통해 새벽배송 및 장보기 수요를 대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컬리N마트 거래액은 전월 대비 2배 증가했고요. 지난해 12월 N배송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76%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탈팡’의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단정짓긴 어렵습니다. 이 기사에 인용된 데이터는 부분 데이터일 뿐입니다. 전체 데이터를 모르는 상황에서 추정을 해볼 뿐입니다. 쿠팡이 약간 위축됐다고 하나 여전히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월등히 높은 지표를 보여줄 것입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같은 탈팡 움직임이 정말 의미있는 수준으로 커질지는 의문입니다.

​쿠팡이 쌓아놓은 해자가 엄청 넓고 깊기 때문인데요.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경쟁력은 단순히 배송에만 있는 게 아니라, 쿠팡의 직매입 역량으로 확보한 대규모 SKU(상품수)와 정책 운영에 있다”고 말합니다.

​쿠팡은 대규모로 직매입한 물량을 자사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통해 일정 시간대에 배송하고, 언제든 환불이 가능하도록 설계해뒀습니다. 아직은 그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구조죠. 네이버 컬리 쓱닷컴 같은 경쟁사들이 쿠팡 못지 않은 고객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탈팡 움직임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취미에는 돈 쓰고, 필수적인 건 줄이고…선택적 소비의 시대

​오린아 LS증권 수석 연구원은 ‘2026년 유통업 연간전망’에서 ‘선택적 소비: 올드머니 X 가성비’를 주요 트렌드로 짚었습니다. 오 연구원은 “수년간 이어져 온 지출 축소 기조 속에서 선택적 소비는 유지되고 있다”며 “합리적/양극화 소비는 경험과 자기 표현을 위한 과시성 소비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성비 소비로 진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바이라인네트워크>와의 전화에서 ‘하이퍼 밸류 소비’를 하나의 트렌드로 주목했습니다. 그는 “2025년부터 한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이프스타일 제품은 가성비를 따질 수밖에 없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또한 경험과 자기 표현 등 취미를 위한 소비에는 지갑을 열되, 이외에서는 지갑을 닫는 기조를 의미합니다.

​다이소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를 증명합니다. 다이소는 2024년 전년 대비 14.7% 성장한 3조96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경기침체 속 균일가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화장품, 식품 등 여러 카테고리에서도 품질 좋지만 가성비가 가능한 상품들을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게다가 의류까지 손을 뻗으며, 저가 수요를 잡아가고 있죠. 올해 내내 600만 이상의 MAU를 기록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의 존재감도 저가 공산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백화점과 성수동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팝업스토어와 플래그십 스토어 또한 과시성 소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한 백화점 업계 실무진은 “주요 점포 뿐만 아니라 지방 백화점에서도 팝업스토어는 수익 30%를 낼 수 있는 콘텐츠일 뿐만 아니라 집객을 이끄는 공식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도 이에 발맞춰 나아가는 모양새입니다. 이마트는 올해 4950원 화장품의 상품군을 확대하는 가운데, 왕십리점을 시작으로 1000원부터 5000원까지의 균일가 저가 생활용품을 선보이는 편집존 ‘와우샵’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마트 등 전통 업체의 시도를 모호하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저가 상품을 판매한다고 소비자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며, “다이소가 잘된 건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균일가’이기 떄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C커머스의 모호함…그럼에도 밀리는 K-이커머스

​C커머스의 입지가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상의 성장세를 이끌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표적인 C커머스로 꼽히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MAU를 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1월 708만으로 시작해 700만명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테무는 같은 기간 628만명에서 725만명으로 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이 또한 과거 업계에서 우려한 만큼의 성장세는 아닙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2025년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한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는 중국의 저가 공산품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는데, 현재 MAU가 온라인상 저가 수요를 거의 다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또 쿠팡과 네이버도 이들을 방어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이미 쿠팡은 지난 2021년부터 중국 내에서 중국 셀러를 모집하는 데에 집중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에 신규 오피스를 열며, 이 같은 추세를 강화하고 있고요. 네이버 또한 지난해 말 직구 서비스를 ‘N직구’로 리뉴얼하고, 중국 셀러 모집에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사업을 확대해도 지금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 대형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 또한 국내 셀러 한정해 최대 규모를 보유하고 있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배송 등을 강화해도 이들과 경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C커머스의 움직임에 치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에이블리입니다. 에이블리는 보세 패션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광저우를 중심으로 패션 아이템을 수급하는 쉬인에게 원가부터 밀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해 10월 MAU는 200만명 이상까지 올라온 상황입니다.

계속 이어지는 오프라인의 고난, 백화점만이 살길?

오프라인은 올해에도 고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성장률은 각각 0.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전체 0.6 %인 상황에서 온라인 쇼핑만이 3.2%를 기록했을 뿐, 다른 업태는 모두 1%미만, 혹은 마이너스 전망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편의점 또한 고작 0.1% 성장이 예상됩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은 이미 유통업 내 비중이 계속해 줄어들고 있는 추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5년 11월 대형마트가 전체 유통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9%로 전년 동월 대비 1.3%포인트나 감소했습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 또한 같은 기간 2.5%에서 2.4%로 감소했습니다.

대형마트의 성장률이 저조한 이유는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 트렌드가 계속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홈플러스가 고난을 겪으며, 중장기적으로 점포수가 두 자릿수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편의점도 이미 구조적으로 포화된 상황입니다. 편의점 업계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점포에 콘텐츠를 도입해 키우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는데요. 올해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풀이됩니다.

오프라인에서 유일하게 전망이 좋은 건 백화점입니다. 결국 명품과 패션을 중심으로 한 성장세가 주목됩니다. 백화점의 명품 신장률은 올해 내내 평균 성장세 이상을 뛰어넘었고요.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패션 브랜드 또한 계속해 백화점과 손을 잡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만 업계의 기대를 받아온 더현대 서울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화를 고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경쟁 업체인 신세계와 롯데가 각각 강남과 잠실타운에서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지속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는 본격적인 차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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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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