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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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바꾸는 법…클레바AI의 해법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실질적인 가치를 지닌 자산을 ‘인비저블 에셋(Invisible Asset)’이라 부른다. 일상 속에서 적립되는 각종 서비스 포인트 역시 대표적인 인비저블 에셋 중 하나다. 흩어져 있어 체감하기 어려운 자산을 한데 모아 새로운 수익 모델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등장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탈중앙 금융(디파이) 플랫폼 클레바AI가 첫 프로젝트로 선보인 ‘티클리(Tikkly)’다. 티클리는 다양한 서비스에 분산된 포인트를 수집해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갖췄다.

클레바AI 운영사인 노원21(Noone21)은 지난해 3월 기존 디파이 토큰 서비스 ‘클레바’를 인수한 뒤,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디파이 서비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 첫 결과물이 티클리다. 포인트라는 일상적이지만 파편화된 자산을 금융 자산으로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티클리는 현재 포인트를 보유한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원21을 이끄는 박재현 대표는 두나무의 블록체인 개발 자회사 람다256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박 대표를 만나 흩어진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구상과 클레바AI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기업에게 포인트는 어떤 존재인가

기업 입장에서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포인트는 회계상 부채로 남아 부담이 크다. 사용자 락인과 마케팅 효과를 위해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발행해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매출 증대에 기여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과거 SKT 재직 시절 OK캐쉬백 포인트 사업을 경험하며, 포인트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시각과 오히려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시각이 늘 공존해왔음을 체감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포인트는 쓰기 어렵고 사용처가 제한적이다. 그렇기에 포인트가 활용도 낮은 ‘계륵’ 같은 자산으로 취급돼 왔다. 다만 최근에는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앱테크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포인트가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커진 영향이다.

이 과정에서 포인트 간 교환이나 가상자산 전환 시도가 등장했다. 야놀자의 ‘밀크’는 대표적인 1세대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밀크는 유틸리티 코인(실사용 목적의 코인) 특성상 가격 변동성이 크고, 포인트를 교환한 사용자가 자산의 특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손실을 경험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한 현금화 과정에서도 최소 금액 제한과 거래소 이용 자체의 진입 장벽으로 사용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기업과 소비자 모두 포인트의 활용 가치를 높이길 원하지만, 변동성·사용성·회계 부담이라는 구조적 문제로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왔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티클리라는 새로운 시도를 등장하게 한 배경이다.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바꿀 생각은 어떻게 했나

포인트를 ‘인비저블 에셋(보이지 않는 자산)’이라고 정의했다. 자산의 본질은 현금 흐름을 만들어 수익성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캐시 플로(현금 흐름)를 창출하지 못하면 자산이라 부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문제의식은 여기서 출발했다.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자산이 매우 많다고 봤다. 같은 자산이라도 눈에 보이는 자산이 있는 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도 존재한다. 자산은 유형자산과 무형자산으로 나뉘는데, 무형자산에는 지식재산권(IP)뿐 아니라 개인이 축적해온 노력, 사회적 평판, 네트워크 역시 포함된다.

인플루언서 사례를 보면 분명하다. 특정 개인이 보유한 평판이나 소셜네트워크는 일반적인 마케팅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는 개인이 가진 자산의 힘이며, 충분히 경제적 가치로 환산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자들이 보유하고 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에셋(자산)을 자산화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 초기 구상이었다.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접근 역시 이 문제의식의 연장선에서 나왔다.

여러 자산 중에서도 포인트를 고른 이유는

포인트는 사용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가장 쉬운 영역이라고 봤다. 동시에 포인트를 발급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분명한 페인 포인트(고충점)가 존재한다. 발급된 포인트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고, 결국 이를 어떻게 빠르게 소진시킬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포인트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락인을 강화하고, 기업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재무 중심의 관점에서는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부채로만 남을 뿐 실제 현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해도 된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포인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에 더 이득이 된다고 본다. 브랜드 이미지 측면에서도 그렇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 궁극적으로는 포인트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봤다. 포인트를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거래와 손바꿈이 발생하고, 이 과정 자체가 새로운 수익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티클리는 어떻게 작동하나

티클리는 파트너 기업의 애플리케이션 뒤에서 작동하는 인프라 서비스다. 파트너사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연동하면,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포인트 전환을 요청하고 해당 요청이 티클리로 전달되는 구조다. 티클리는 정책적으로 허용된 범위 내에서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한다.

사용자가 별도의 지갑을 직접 생성하거나 관리할 필요는 없다. 티클리는 사용자 계정에 가상자산 전용 계좌를 생성해주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계좌는 트론 네트워크 기반의 블록체인 주소와 연동된다. 사용자는 앱에서 ‘포인트 바꾸기’ 버튼만 누르면 된다. 이후 자동으로 생성된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티클리 네트워크에서 처리되며, 블록체인이나 지갑 생성 절차를 인식하지 않아도 되도록 설계했다.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바꾼 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티클리는 가상자산거래소, 외부 금융 서비스와의 연결을 지원하는 인프라도 함께 제공한다. 포인트에서 교환된 가상자산은 가상자산거래소나 외부 서비스로 이전해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의 핵심에는 수호아이오와 함께 구축한 하단 엔진이 있다. 스테이블코인 간 교환, 정산, 청산 과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으로, 외부에는 ‘스테이블코인 외환거래(FX) 엔진’, 일명 ‘남산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티클리는 남산 프로젝트 위에서 구현된 서비스다. 티클리는 자금이 특정 지점에 머무르지 않고 자동으로 순환하며,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운용해 장기적인 복리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티클리의 수익 모델은

기본적으로 포인트를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수수료가 발생한다. 가령 포인트 100만원어치를 전환하면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가상자산으로 바뀌는 구조다. 정산·청산 등 전환 과정 전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플랫폼 운영을 위한 수수료는 불가피하다. 다만 수수료를 티클리가 독점하는 방식은 아니다. 파트너 기업은 물론 사용자 역시 수수료 구조 안에서 혜택을 나누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다. 핵심은 원화 연동 가상자산을 단순 보유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용자가 이를 현금화하거나 탈중앙 금융(디파이) 상품, 금융 상품에 예치해 운용하는 순간 새로운 수익 기회가 발생한다.

대부분의 금융 상품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일정 수준의 마케팅 비용을 책정한다. 티클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용자와 함께 나누는 구조를 지향한다. 티클리는 사용자가 보유한 포인트를 실시간으로 원화 연동 가상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 원화 연동 가상자산은 가치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이자형 상품, 거래소 예치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상품에 가입하는 시점에서는 소개 수수료 수익이 발생하고, 운용 과정에서는 이자 수익이 추가로 창출된다. 전환 수수료와 운용 수익을 결합한 구조가 티클리가 구상하는 핵심 수익 모델이다.

다만 티클리는 파트너 기업에 제공하는 기업간거래(B2B) API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초기 단계에서는 과금보다 네트워크 활성화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금이 모이고 순환하는 풀(pool)이 커질수록 다양한 금융 흐름과 상품이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그 안에서 추가적인 수익 모델이 파생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티클리에서 전환가능한 가상자산은 무엇인가

현재 티클리에서 전환 가능한 가상자산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서클 기반 달러 스테이블코인(USDC), 테더 기반 달러 스테이블코인(USDT) 등이다. 아직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제도화된 사례가 없어, 현 단계에서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도입·활성화될 경우, 티클리는 자연스럽게 확장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자를 직접 지급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혜택 설계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지급할 경우 자본시장법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자 대신 포인트나 리워드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페이팔은 사용자에게 포인트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해당 포인트는 전환 과정을 거쳐 사실상 현금화가 가능하다. 티클리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게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법적 제약은 없나

현실적인 법적 쟁점은 포인트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 부분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를 통해 처리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사전에 충분한 법률 검토를 거쳤으며, 현재 기준에서는 규제 상 문제 소지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티클리의 파트너 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포인트를 보유한 고객 파트너 기업과, 가상자산 전환·정산을 담당하는 생태계 파트너다. 이 가운데 가상자산 전환과 관련된 역할은 모두 VASP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가 수행한다. 티클리는 이들 파트너를 연결하는 인프라로서, 각 주체가 법적·제도적 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서비스가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향후 포인트 이외의 확장 계획은 

포인트를 넘어 마일리지, 멤버십 혜택, 기프티콘 등 디지털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자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핵심은 사용자가 인식하지 못한 채 흩어져 있는 ‘인비저블 에셋(보이지 않는 자산)’을 자산화하고 상품화하는 데 있다. 각종 인비저블 에셋을 한곳으로 모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관리하고 운용해 주는 일종의 자산 관리 에이전트를 만드는 것이 티클리의 기본 철학이다. 사용자가 자산을 맡기면, 티클리는 이를 최적의 방법으로 전환하고 운용해 지속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티클리의 근간인 페이파이(3 결제·금융)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블록체인 업계에 들어온 지 7~8년이 됐다. 초기에는 블록체인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바꿀 만큼 파괴적인 기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경험해 보니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과, 굳이 그 기술을 써야 할 타당성 사이에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했다. 이미 신뢰와 자본을 갖춘 대기업의 물류나 금융 시스템을 블록체인으로 대체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기술은 있었지만 ‘왜 지금 이 기술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전환점은 결제와 이체가 동시에 처리되는 구조를 이해하면서였다. 결제와 송금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한다는 점은 금융 관점에서 매우 근본적인 혁신이라고 판단했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돈이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계할 수 있고, 그 위에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진다. 돈을 멈춰 세워두지 않고 계속 흐르게 만드는 이른바 ‘스트리밍 머니(흐르는 돈)’ 개념에 주목하게 된 계기다.

페이파이가 기존 금융과 본질적으로 다른 지점은 무엇인가

기존 금융에서는 대부분의 자금이 은행이나 증권사 계좌 안에 머물러 있다. 사용자가 직접 움직이지 않는 한 돈은 흐르기보다 멈춰 있는 상태다. 이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자금이 자동으로 순환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24시간 작동하는 인공지능과 결합될 경우,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 돈을 쓰고 받는 경제로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선택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라고 판단했다.

페이파이는 돈이 ‘잠자고 있는 시간’을 없애는 개념이다. 현재 금융 시스템은 송금과 결제 이후 실제 정산까지 며칠이 걸린다. 페이파이는 이를 실시간 정산 구조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블록체인은 결제와 송금을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며, 결제는 했지만 돈은 나중에 이동하는 기존 구조를 제거함으로써 중간 단계와 불필요한 수수료를 최소화할 수 있다. 정산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지면 급여 지급이나 기업 간 대금 결제 역시 시간 단위로 자동화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페이파이라는 영역의 필요성을 확신했고, 그 철학이 현재 티클리 사업의 출발점이 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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