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퇴출위기’ 루센트블록을 둘러싼 18가지 질문, 허세영 대표의 답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루센트블록이 탈락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STO 시장을 개척해 온 기업이 오히려 제도 도입 국면에서 외면받는다는 점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루센트블록을 둘러싼 주요 쟁점과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 창업 이후 약 7년간 STO 시장을 개척하며, 현재까지 약 5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누적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발행·유통했다.

이번 인가에서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나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취지는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신기술 기반의 금융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개발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제20대 국회 입법 과정에서도 이러한 취지를 두고 입법부 차원의 심도 있는 고민이 있었다.

당시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 부문은 다른 산업에 비해 서비스 모방이 특히 쉬운 구조적 특성이 있다며, 이 같은 특수성을 감안할 때 배타적 운영권은 원칙적으로 인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상품은 베끼기 쉬워 혁신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혁신금융사업자가 반드시 인허가를 받아야만 한다는 주장도 특혜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법안에 담긴 본래의 취지대로 제도가 운용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20대 국회 당시 다양한 고민 끝에 도출된 내용들이 해당 법안 조문에 그대로 녹아 있다. 퍼스트 무버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행한 이후 대형 사업자들이 이를 모방해 혁신이 저해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내용이 명시됐다.

루센트블록이 유통에서 약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루센트블록은 발행에 강점이 있을 뿐 유통은 아니라는 의견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금융 샌드박스를 부여받을 당시부터 부동산 관리·처분 신탁 수익 조건을 투자자에게 유통하는 서비스로 명시돼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업무 방법에도 루센트블록이 별도의 시장을 개설한다고 기재돼 있다. 자본시장법 제373조를 보면 거래소 인허가와 관련된 내용 역시 포함돼 있다. 부가 조건 또한 유통과 관련된 사항이다. 관리 규정과 시장 감시 규정 등은 모두 사업 초기부터 완비돼야만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해당 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사업을 운영해 왔다.

금융위 산하 핀테크센터(한국핀테크지원센터) 샌드박스 지정 내용 및 성과 자료에서도 서비스명은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 증권 거래 유통 플랫폼 서비스’로 명시돼 있다. 기존 사업의 제도화 과정에서 약 4년간 모범 사례로 언급된 것처럼 유통 플랫폼을 발행과 함께 운영해 왔다. 이 구조는 최초 사례이자 표준 사례로 사업을 운영해 온 방식이다.

루센트블록의 기술적 능력은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

토큰증권의 모체가 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역량을 입증하고 있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을 전자 등록 방식으로 발행하고, 예탁결제원과 계좌관리기관 연계를 통해 소유 플랫폼에서 유통이 가능한 구조를 최초로 구축해 운영해 왔다.

거래 시스템 자체가 당사의 최초 사례이며, 이 표준을 기반으로 타 사업자들이 동일한 기준에 맞춰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다. 실제 유통 서비스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와 인프라, 제도적 요건을 충족해야 했고, 이를 완성하는 데 약 2년 반의 시간이 소요됐다. 이는 단순한 개념 검증이 아닌, 실질적인 운영을 전제로 한 기술 구축이었다. 이러한 성과는 당사 주장에 그치지 않으며, 지난해 말 예탁결제원 증권결제자문위원회 회의에서도 제출 사례로 선정돼 모범 사례로 발표된 바 있다.

이번 인가의 핵심은 무엇인가

핵심은 기존 사업의 제도화에 있다. 지난해 9월 5일 금융위 보도자료에서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유통 플랫폼에 대한 신사업 인가는 기존 사업의 제도화라고 명시돼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 온 시범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5월 8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즉 자본시장법 입법예고에서도 같은 취지가 확인된다. 비상장주식과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등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운영돼 온 가운데, 금융혁신지원특별법상 규제 개선 절차에 따라 해당 내용을 반영하고 공식적으로 제도화하려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경쟁사 평가에 대한 의견은

평가 결과와 세부 내용은 모두 대외비로 알고 있다. 다만 보도된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기술력과 사업 계획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쟁 컨소시엄은 실질적인 운영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다. 시장 경험 역시 없는 상태다. 반면 루센트블록은 고객들이 실제로 투자에 참여한 누적 금액이 약 300억원 규모이며, 이용자는 약 50만명에 이른다. 약 4년간 운영 과정에서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금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등을 포함해 장관상 등 다수의 표창을 받으며 혁신성과 기술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2023년 12월 한국거래소는 KRX 신종증권 시장 개설을 위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약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건의 상품 유통 실적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루센트블록은 왜 인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평가 기준이나 결과에 대해 왜 이러한 결론이 나왔는지는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증권선물위원회 결과를 통해 상황을 인지했을 뿐이며, 평가 과정 전반이 대외비로 진행된다는 점을 여러 차례 전달받았다. 점수 차이가 상당했다는 사실 역시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이 과정에서 당국과 별도의 소통이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보도 내용을 보면 기술력과 사업 계획의 안정성 등이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다만 기술력 측면에서 4년간 실제로 사업을 운영해 온 주체와, 아직 사업을 정식으로 해 본 경험이 없는 주체 간에 기술적 역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나온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다.

스타트업 ‘동정표를 얻으려는 것 아니냐’에 대한 생각은

스타트업이기 때문도, 청년 기업이어서도, 지방 기업이어서도 아니다. 대한민국의 법을 믿고 사활을 걸고 새로운 혁신에 도전해 온 사례라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작게는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의 문제이고, 더 나아가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믿고 도전한 토양의 근간에 관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모든 것을 걸고 이 사안에 대응하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만 기회를 얻지 못해서가 아니다. 입학을 원했지만 탈락해서도 아니다. 이미 학교에 다니고 있던 사람이 명확한 이유 없이 퇴학을 당한 상황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혜를 바라는 입장은 아니다. 오히려 특혜가 아닌, 법안의 취지에 따른 원리와 원칙, 그리고 상식이 지켜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이 구조를 믿고 참여해 준 수십만 명의 고객들이 있고, 그들이 투자한 1만원, 10만원, 100만원은 각자에게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현재 대응책은 무엇인가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크게 세 가지 사안이다. 첫째는 넥스트레이드의 사업 활동 방해, 둘째는 한국거래소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셋째는 두 컨소시엄 참여 주체들의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 가능성이다.

넥스트레이드와 관련해서는 투자 검토를 명목으로 비밀유지계약서(NDA)를 체결한 뒤 기밀 자료를 제공받고, 이를 당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인가 절차 참여에 활용한 점이 중대한 사업 활동 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증권사 상장 심사 주체이자 조사권과 감독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적 영향력을 이유로 루센트블록의 컨소시엄 참여를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증권사들이 다수 존재했다. 이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관계적 영향력 행사이자 사업 활동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두 컨소시엄 참여 주체들은 향후 기업결합신고 의무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두 컨소시엄 모두 출자를 통해 신설 법인을 아직 설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획만 제출한 단계로, 당장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외부 인가를 받은 이후 각각 신규 법인을 설립하게 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상 위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할 계획이다.

인프라 사업인데 민간이 거래소를 운영해도 되는가

인프라 관점에서 민간이 이 사업을 수행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번 인가는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에 관한 것이며, 지분증권인 비상장주식 유통 역시 함께 입법됐다. 이 과정에서 사기업인 두나무와 서울거래비상장도 동일하게 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인프라 사업의 특성상 공적 기관이 수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모든 거래소가 동일한 성격을 갖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해 온 주체는 많지 않으며, 절대적인 규모와 점유율을 가지고 운영해 온 곳 역시 제한적이다.

이 구조는 쉽게 말해 기업간거래(B2B)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의 차이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사업 구조는 고객이 증권사로 한정된 B2B 모델이다. 실질적인 고객 수는 40~50개 내외의 증권사다.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증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가령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매도할 때, 투자자는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고 체결·청산·결제는 한국거래소 등이 인프라 차원에서 처리한다.

반면 이번 인가 사업은 명확한 B2C 구조다. 고객과 직접 맞닿아 있는 사업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요구와 절차적 복잡성은 지난 4년간 실제로 운영하며 가장 많이 경험해 왔다. 가령 국세청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체납자 명부가 전달되고, 해당 계좌를 직접 동결해야 한다. 이용자 사망 시 증여·상속 절차 역시 직접 처리해야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행정·법적·실무적 이슈들이 상시적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A부터 Z까지의 경험을 가장 많이 축적한 주체가 당사다. 단순히 ‘거래소’라는 명칭만으로 동일한 성격의 사업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루센트블록의 운영 경험은 인가 심사에서 어떻게 반영돼야 공정한가, 바라는 점은 

이 사안을 단순히 공정 경쟁이냐 불공정 경쟁이냐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실제로 오랜 기간 사업을 수행해 온 주체의 입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다.

약 4년간 시장에서 검증을 받아온 사업자가 갑작스럽게 공적 기관과 경쟁하거나 7년 동안 해당 시장에 기여한 바가 없는 기관들과 동일한 선상에서 경쟁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심판과 룰, 그리고 플레이어의 위치가 모두 다른 구조에서 경쟁을 요구받는 것이 적절한지 묻고 싶다.

동일한 민간 기업 간 경쟁에서 도태된다면 이는 당사의 문제다.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했다면 시장 논리에 따라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이번 과정은 민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민간이 물류 사업을 해왔는데 갑자기 대기업이 아니라 국토교통부가 직접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구조와 유사하다고 느끼고 있다.

바라는 바를 핵심적으로 정리하면 두 가지다. 첫째, 이번 인가와 관련된 경쟁의 룰 자체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 달라는 것이다. 둘째, 이 과정에서 법리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면, 특혜 여부가 아니라 원리와 원칙에 따라 다시 한 번 살펴봐 달라는 것이다.

넥스트레이드로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들었는지

넥스트레이드가 다른 주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사실은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 사전에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내용은 없다. 당초 넥스트레이드로부터는 이 법이 제도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7년간의 노력에 대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축하와 격려의 말을 들었다.

당시 넥스트레이드가 바쁜 상황이고, 해당 사업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나 여력도 크지 않다는 설명도 함께 있었다. 그럼에도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번 검토해 보겠다고 해서 NDA를 체결하게 됐다. 이후 넥스트레이드가 다른 사업자나 증권사들을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은 해당 증권사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넥스트레이드로부터 NDA를 공식적으로 파기하겠다는 통보나, 다른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는 명확한 설명을 직접 받은 적은 없다.

넥스트레이드에 왜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나

국정감사 과정과 관련해 왜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있었던 것도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에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소송을 제기하거나 공식적인 조치를 취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고객들을 지키는 것과 그들의 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소모적인 분쟁을 만드는 것보다 사업 계획에 집중하고, 인가 신청과 관련된 준비에 역량을 쏟는 것이 더 옳은 선택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법적 조치 자체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선택을 했다. 지금에 와서 그 판단이 옳았는지에 대해서는 결과론적인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다시 같은 상황으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동일한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된 이후 금융위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있는가

국정감사 이후 이 사안과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사실 규명이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직접적인 연락을 받은 적은 없었다.

넥스트레이드는 기술 유출 관련 문건은 없다고 밝혔는데

기술 유출이라고 표현했지만, 쟁점은 단순한 소스코드나 문서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과 비기술 요소를 모두 포함한 종합적인 노하우의 이전 여부가 핵심이다. 제도와 법 체계 안에서 이를 어떻게 완결성 있게 구현하는지, 블록체인 인프라에서 어떤 구조가 효율적인지, 실제 사업 과정에서 불필요한 요소는 무엇인지와 같은 매우 구체적인 실무적 논의가 오갔다. 이러한 내용들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치부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문제의 본질은 민간 경쟁이라는 공식적인 절차 속에서 당사가 사전에 공유한 내용이 경쟁 주체에 의해 활용됐는지 여부다. 기존 한국거래소나 넥스트레이드와 달리, 당사는 증권사 시스템과 연계되면서도 일반 이용자에게 실시간 거래를 제공하는 B2C 거래소 플랫폼을 바닥부터 새로 구축해 왔다. 적은 인력으로도 안전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구조 자체가 노하우이자 최적화의 결과다. 이러한 전략과 구현 방식이 공유된 점에 대해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적인 판단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나, 최종 판단은 사법부의 영역이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기술이든 사업 노하우든, 사전에 공유된 핵심 정보가 경쟁 관계에서 활용됐다면 동일하게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본다.

금융 서비스 산업 특성상 바이오나 반도체처럼 명확한 특허 IP를 주장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한계 때문에 과거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배타적 운영권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융 서비스는 아이디어를 실행한 뒤 후발 주체가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벤처·스타트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입법 논의에 반영돼 왔다. 이 사안 역시 그 연장선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루센트블록이 사업을 종료하면 고객 투자 자금은 어떻게 되나

금융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원칙상 자산이 사라지거나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다. 부동산 등기는 신탁사 명의로 돼 있고, 고객들은 실질적으로 수익증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 자체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가장 큰 우려는 플랫폼 주체가 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이다. 고객과의 소통 창구,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수익 분배 절차, 각종 공시와 관련된 실무가 어떻게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이러한 불확실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걱정이며, 이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고민하고 있다.

대표로서의 책임은 물론 개인적인 입장에서도, 고객들에게 단 한 푼이라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각오하고 있다.

샌드박스 사업자가 제도화 단계에서 취약해지는 구조적 이유는

샌드박스 제도의 구조적 취약점은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주체’를 보호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본다. 기술 개발이나 혁신 사업 전반, 특히 벤처·스타트업은 결과만 놓고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실행 과정에는 막대한 시간과 인력, 비용이 투입된다. 아이디어 자체보다 그것을 현실화하는 과정이 가장 큰 고통이자 리스크다. 그럼에도 제도 전환 단계에서는 이러한 선행 노력과 실행 리스크가 충분히 평가되거나 보호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최근에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반복돼 왔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입법부가 축적해 온 고민과 논의의 결과가 일정 부분 제도 설계에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핵심은 법안 문구 자체보다도, 그 법을 어떻게 실행하고 실제 시장에서 작동하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STO 법제화 과정에서도 최소한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가 축적한 운영 경험과 실행 성과가 제도 전환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선행 사업자의 노력과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단순 비교가 아닌 ‘실행의 역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투자자들과 공동 대응에 나설 계획은 없나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가교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원리·원칙의 관점에서 보면, 이렇게까지 우회적인 경로가 필요한 구조 자체에 의문이 있다. 본질은 누구나 편하게 연락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안은 특정 기업인 루센트블록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와 성장 구조 전반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접근하고 있다.

고객 다음으로 중요한 주체는 회사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단순히 특정 기업을 믿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 금융혁신지원법과 샌드박스 제도의 취지를 믿고 자금을 집행했다. 해당 법은 핀테크와 금융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는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면 제도화로 이어지도록 설계돼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법적 신뢰를 기반으로 수억, 수십억,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모험자본이라는 특성상 리스크는 감내하지만, 법과 제도를 믿고 투자한 자본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투자자 일부가 성명문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을 위한 대응이 아니라, 법을 믿고 혁신에 투자한 자본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문제 제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간은 저희 편이 아니다. 이 사안은 루센트블록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더 넓게는 벤처·스타트업과 핀테크 산업, 나아가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알 수 없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포기당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켜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규모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낮에는 대표이자 실무자로서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고 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오는 13일부터 정부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전에서 올라와 퇴근 이후에 진행해야 해 밤 10시쯤이 될 것이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하는 것이 허무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해보고자 한다는 의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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