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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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장 퇴출 기로에 선 루센트블록에게 남은 ‘단 3일’

창업 9년차를 맞은 루센트블록이 향후 토큰증권(STO) 유통을 맡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에서 사실상 탈락하며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소멸돼, 회사 존립과 직결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4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한국거래소(KDX)와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에 대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 예비인가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루센트블록이 주도하는 컨소시엄도 예비인가에 도전했으나, 금융위 심의 전 단계인 증권선물위원회 심의에서 두 컨소시엄에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루센트블록 측은 이번 인가 과정을 두고 STO 시장을 개척해 온 스타트업이 제도화 과정에서 불공정 경쟁과 기득권 중심 구조로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혁신 기업이 개척한 시장이 제도권 편입 과정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가 절차와 과정 전반에서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금융위가 이번 인가를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돼 온 시범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과정’이라고 공표했음에도, 이후 경쟁 인허가 방식으로 전환하며 심사 조건 역시 기득권에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9월 4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신규 인가 방침을 발표하며 해당 인가가 규제 샌드박스 시범 서비스를 제도화하는 절차라고 명시한 바 있다.

루센트블록은 금융위가 경쟁 인가를 결정하고 기득권에 유리한 심사 항목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공공기관인 한국거래소와 금융위 전관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한 넥스트레이드가 경쟁자로 나서면서 인허가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심사 과정에서도 공정성이 의심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루센트블록 측은 밝혔다. 실제 사업을 영위한 경험이 없는 기업의 기술력과 안정성이 3년 이상 STO 플랫폼을 운영해 온 루센트블록보다 높게 평가됐다는 것이다. 실증 데이터보다는 기관의 지위나 형식적 요건을 우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한국거래소는 ‘안정성’을 이유로 선정됐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2년간 STO 장내거래소를 운영하고도 실제 유동화 성과는 0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기술 탈취 논란도 제기했다. 루센트블록 측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인가 신청 이전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명분으로 접근해 비밀유지각서(NDA)를 체결한 뒤, 재무정보와 주주명부, 사업 계획, 핵심 기술 자료 등 민감한 내부 정보를 제공받았다. 그러나 이후 투자나 컨소시엄 참여 없이 불과 2~3주 만에 동일한 STO 유통 시장에 대해 직접 인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도 스타트업 기술 탈취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다만 루센트블록은 해당 사안이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어떻게 고려됐는지에 대한 금융위의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루센트블록은 이번 인가 과정이 규제 샌드박스의 본래 취지에 역행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신기술 기반 금융 서비스의 개발·시험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혁신 핀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이러한 취지에 따라 인허가 단계에서 혁신금융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배타적 운영권도 규정돼 있으나, 실제 인가 과정은 대형 금융사 중심으로 설계돼 법의 근본정신이 현장에서 무력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번 사업은 신사업이 아닌 기존 사업의 제도화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혁신 기업이 리스크를 감내하며 개척한 시장이 제도화 단계에서 충분한 보호 없이 다른 주체로 이전되는 구조가 반복될 경우, 창업과 혁신에 대한 도전 의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내놨다.

한 기업의 탈락 문제가 아니라, 혁신을 먼저 시도한 기업의 노력이 제도화 과정에서 정당하게 보호받고 있는지에 대한 기준의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에 공정한 경쟁과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를 만나 남은 시간 동안의 대응 방안과 입장을 들어봤다.

루센트블록이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어떻게 되는 건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소멸되는 것이다. 이 경우, 약 50만명의 이용자와 8~9만 명의 실 투자자가 보유한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통제할 수 있는 모든 법적 근거가 소멸된다. 이는 사실상 폐업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 법적으로 부동산이 담보로 설정돼 있고 신탁사 소유 구조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이를 중간에서 관리하고 통제할 주체는 사라진다. 증권에 대한 소유권이 형식적으로 존재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기능하지 않는, 이른바 ‘죽은 증권’이 된다. 특정 부동산의 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어떠한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수 없다. 플랫폼이 사라질 경우 자산은 사실상 ‘유령 건물’과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가령 자산가가 해당 부동산의 매입을 원하더라도, 플랫폼이 없는 상황에서는 수천 명의 투자자를 일일이 접촉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모여 의사를 형성할 수 있는 창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루센트블록이 운영 중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인 ‘소유’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배당 역시 동일한 문제에 직면한다.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원천세 계산과 지급 관리가 필요하지만, 이를 처리할 시스템과 법적 근거가 모두 사라진다. 소유 플랫폼이 문을 닫게 되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고자 하더라도 이를 실행할 수 없다. 회사 자금은 주주들의 자금으로 구성돼 있어 개인 자금처럼 활용할 수 없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곧바로 소멸되나

인가를 받지 못할 경우 오는 14일 혁신금융사업자 지위가 소멸된다. 이후 사업을 계속하면 무인가 영업에 해당하게 되고,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루센트블록이 이용자 투자자산 300억원을 보상해야 하나

법적으로 책임질 의무는 없다. 다만 법적 책임과 별개로 도의적인 책임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개인이 감당하거나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끝까지 고민해 볼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는 마음의 부채로 남아 있다.

투자자산을 보호할 방법은 없는지

원칙적으로는 있다. 부동산은 신탁사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매개로 연락을 하거나 수익자 총회를 열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는 가능하다. 다만 플랫폼이 사라지면 이를 중간에서 연결하고 조율할 주체가 없어지면서 자산은 사실상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태가 된다. 하나의 자산에 소유자가 2000명에 달하지만 서로 연락할 수도 없고,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수기 방식 등 다른 방법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전례가 없다. 이는 루센트블록이 국내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받아 여기까지 온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여러 장관상과 표창을 받으며 혁신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사업을 이어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금융당국이 제도적으로 탄생시킨 서비스인 셈이다.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은 없나, 일말의 여지는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르겠다. 지난 7일 증권선물위원회 결과가 나왔다고 하지만 직접 전해 들은 바는 없다. 기사를 보고 알았다. 다음 날에는 사실관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금융위의 설명자료도 나왔다. 매달 벌어진 일들이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의 연속이었다. 어제의 일이 오늘도 그대로 이어질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상황 변화가 잦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다.

다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망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금융당국을 설득한 것도, 회사를 설립한 것도 모두 ‘나’였다.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남 탓에 불과하다고 본다.

더 잘할 수 있는 선택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떠오르는 답은 없다. 지난 세월 동안 명절에 가족을 한 번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조부모상 때도 하루밖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만큼 모든 시간을 사업에 쏟아왔고, 할 수 있는 선택과 노력은 이미 모두 다해왔다는 판단이다.

루센트블록에게 주어진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계획인가

무엇을 지킬 수 있는지부터 차분히 고민할 생각이다. 가장 우선은 이용자 자산이고, 그다음으로 무엇을 더 지켜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포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한정된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물리적으로 모두 가능한지조차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인 시위를 하라는 조언도 있고, 탄원서를 쓰라는 의견도 있으며, 언론을 더 만나야 한다는 말도 듣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지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정공법으로 부딪히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조용히 물러나 모든 것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해볼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솔직히 알 수 없다. 잘 될지, 안 될지도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선택지를 시도한 뒤에야,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불공정하다고 느낀 지점은

토큰증권 사업의 본질을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신사업이라면 누구든 공정한 방법으로 선정되면 된다. 하지만 루센트블록은 이 사업을 4년 동안 실제로 운영해 왔다. 지난해 9월 금융위에서도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운영된 ‘시범 서비스를 제도화하겠다’는 내용이 나왔다. 즉, 새로 등장한 사업이 아니라 이미 운영돼 온 사업을 제도권으로 편입하겠다는 의미였다.

소위 말하는 원주민으로서, 큰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이용자 피해를 발생시킨 것도 없다. 20대 국회 때 입법된 혁신금융특별법은 샌드박스를 만들고, 핀테크 유니콘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례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실험 결과가 확인되면 제도화하자는 취지로, 금융 소비자 편익이 있으면 제도화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제도가 정착된 것은 분명 큰 성과다. 문제는 이 제도를 만들어온 주체가 경쟁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경쟁 지표는 기존 제도권에 친화적으로 설계돼 있었고, 애초에 이런 구조라면 처음에 기회를 준 이유가 의문이다.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목적이라면, 샌드박스를 왜 만든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결국 스타트업은 모르모트, 즉 기니피그처럼 실험용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산업과 시장의 존재를 증명했지만, 그 성과의 열매는 가져가지 못한 구조다. 루센트블록은 토큰증권을 아무도 모를 때나, 시장이 뜨거울 때, 혹은 안 좋을 때나 상관없이 7년 동안 꾸준히 해왔다. 흥망성쇠를 모두 겪으며, 될 것 같다가 안 될 것 같다가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도 단기간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시장과 달리 버텨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듯, 한두 마디를 청산유수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사람의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사람의 과거를 보고 평판을 판단해야 한다. 루센트블록은 시장 상황이 좋든 나쁘든 피보팅(사업 전환)이나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버텼다. 현재 토큰증권이 법제화되고 관심이 몰리면서 주인공이 달라졌을 뿐이다. 아무도 관심 없을 때나 관심이 많았을 때, 다시 관심이 줄었을 때까지 궤적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단순히 기회 하나를 잡아 기회주의자로 행동한 것이 아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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