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준 데이터브릭스코리아 지사장
|

[기고] AI 경쟁력은 ‘규모’가 아니라 ‘비즈니스 이해력’에서 나온다

AI 기술은 이제 기업의 생산성을 실질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실제로 메가존클라우드가 파운드리(구 IDG)와 공동으로 실시한 ‘2025년 기업 AI 도입 현황’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55.7%가 이미 생성형 AI를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 주된 목적은 역시 ‘업무 효율성 및 생산성 향상’이었다.  2026년에는 이 비율이 8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바야흐로 AI가 기업 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입증하는 시기다.

이제 기업이 직면한 핵심 과제는 단순히 ‘더 똑똑한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를 확실하게 자동화할 수 있도록 AI를 정교하게 다듬고 배포하는 것이다. 즉, AI의 ‘잠재력’과 실제 현장에서의 ‘신뢰성’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2026년 기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앞으로 기업은 무조건 거대 언어 모델(LLM)을 좇기보다, 우리 비즈니스의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AI를 요구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주목해야 할 6가지 핵심 변화를 짚어본다.

1. 범용 AI 에이전트에서 ‘도메인 특화’ AI 에이전트로 전환

공개 인터넷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범용 모델은 기업 고유의 비즈니스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기업 업무의 복잡다단한 현실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각국의 규제와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데이터 및 AI 주권(Sovereignty)’ 확보는 필수 생존 요건이 됐다.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는 기업 내부의 고유 데이터와 검증된 데이터 이력을 기반으로 구축되기 때문에 내부 규정과 예외 상황을 훨씬 정확하게 해석한다. 이러한 데이터 통제권은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법적 의무를 준수하게 하며, 나아가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한다.

실제로 글로벌 게임사 크래프톤은 유연한 데이터 아키텍처와 엔터프라이즈급 거버넌스를 결합해 수백만 유저의 게임 플레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AI 모델의 효율성을 대폭 개선했다. 이는 차세대 AI 경쟁의 승부처가 ‘모델의 크기’가 아닌 ‘데이터 품질’과 ‘도메인 이해도’, 그리고 ‘견고한 거버넌스’에 있음을 시사한다.

2. 단일 에이전트에서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전환

기업의 실제 업무는 한 번에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으며, 기업용 AI도 마찬가지다. 정보 검색, 검증, 승인, 의사결정 등 여러 부서와 시스템을 오가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단일 에이전트 혼자 처리하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규정 준수 검사, 데이터 검색 등 특정 작업은 전문 에이전트가 맡고, 상위 에이전트(Supervising agent)가 이들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식이다.

상위 에이전트는 업무 순서를 정하고, 작업을 분배하며, 결과를 종합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AI를 단순한 파일럿 테스트를 넘어, 관리 가능하고 감사가 가능한 실제 비즈니스 프로세스로 확장할 수 있다.

3. 일회성 점검에서 ‘지속적 평가’로 전환

AI가 실제 운영 환경에 투입되는 순간, 실시간 지속 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훈련 단계에서 완벽해 보였던 모델도 실제 데이터와 만나면 성능이 떨어지거나, 입력값 변화에 따라 엉뚱한 결과를 내놓는 ‘데이터 드리프트(Drift)’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에이전트를 실제 업무 환경과 피드백 속에서 끊임없이 검증하는 ‘평가 중심 운영’이 자리 잡을 것이다.

데이터브릭스의 ‘에이전트 브릭스(Agent Bricks)’ 같은 도구가 대표적이다. 이는 AI가 AI를 평가하는 환경을 구축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에이전트가 성공과 실패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춰 진화하도록 돕는다.

4. 텍스트 중심에서 ‘멀티모달(Multimodality)’로 전환

그동안 AI는 텍스트 위주였지만, 실제 우리는 음성, 동영상, 스크린샷, 센서 데이터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한다. 멀티모달 AI는 이러한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자동화의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힌다.

고객 서비스 AI가 고객의 목소리 톤을 분석하고 스크린샷을 판독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료 AI가 환자 기록과 MRI 영상을 결합해 진단을 돕는 식이다. 이커머스에서도 리뷰 텍스트와 제품 사용 영상을 함께 분석해 정교한 추천을 제공할 수 있다. 멀티모달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대폭 확장해 주는 도구가 될 것이다.

5. 기능을 넘어 ‘보이지 않는’ AI로 전환

가장 성공적인 AI 시스템은 아이러니하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업무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직원이나 고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도 생산성을 조용히 향상시킨다.

‘보이지 않는’ AI란, 자동화가 워크플로우 깊숙이 내재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AI가 별도의 ‘기능’이 아니라 일하는 ‘환경’ 그 자체가 될 때, 사람과 AI는 원팀처럼 매끄럽게 협업할 수 있으며 업무 속도와 효율은 가속화된다.

6. 기술이 아닌 ‘사람’에 대한 투자

AI 에이전트가 일상적인 업무에 깊이 들어올수록, 기업은 기술뿐 아니라 사람에 더 투자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능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AI 시스템을 관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지시하며 협업하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AI를 활용하기 위해 반드시 데이터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마케터가 데이터 입력을 자동화하기 위해 필요한 건 코딩 실력이 아니라, AI 에이전트에게 명확한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프롬프트 설계 능력과 워크플로우 기획력이다.

2026년, AI가 당신의 비즈니스를 이해할 때 앞서 언급한 6가지 변화는 기업의 AI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것이다.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는 AI에게 ‘비즈니스 문맥’을 가르치고, 오케스트레이션과 지속적 평가는 ‘신뢰성’을 부여하며, 멀티모달과 보이지 않는 AI 통합은 ‘사용성’을 극대화한다.

결국 2026년 시장을 주도할 기업은 ‘가장 큰 모델’을 가진 곳이 아니다. 가장 견고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갖추고, 우리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에이전트를 동료로 두며, 사람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드는 기업일 것이다.

글.강형준 데이터브릭스 코리아 지사장

일간 바이라인 구독하기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The reCAPTCHA verification period has expired. Please reload the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