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 나와 케데헌·오아시스까지…비마이프렌즈의 글로벌 팬덤 공략법
지난 9월 ‘케이팝데몬헌터스’가 공식 팬 카페가 열렸습니다. 작품 속 걸그룹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의 공식 멤버십도 운영합니다.
넷플릭스가 직접 운영하나 하고 들여다 보니까요, 그게 아니네요.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 비스테이지(b.stage) 운영사 비마이프렌즈를 통해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이 회사는 3년 전 <바이라인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떠나 이들만의 사업을 하겠다 말한 이들이 만든 회사입니다. 대표 팬덤 플랫폼을 떠나 케데헌과 같은 대형 IP와 협업할 만큼 성장했으니, 슬슬 존재감이 느껴지죠?
올해에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굵직한 프로젝트를 꽤 많이 진행했습니다. 앞서 본 케데헌 공식 팬 커뮤니티를 포함해 일본 ‘스노우맨’과 최근 내한한 밴드 ‘오아시스’의 팝업스토어 또한 비마이프렌즈가 맡았습니다.
현재 약 900명 이상 아티스트가 비스테이지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면서, 비스테이지 기반으로 300개 이상 플랫폼이 만들어졌습니다. 비스테이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250만 정도, 전체 유저는 480만 정도라네요.
올해 9월에는 손익분기점도 달성했습니다. 지난 9월 일본 미츠비시 계열 브릭스펀드(BRICKS FUND TOKYO)의 전략적 투자에 이어 10월에는 미국 VC인 굿워터캐피탈로부터 210억원 투자도 유치했고요.
두 가지가 궁금했습니다. K컬처가 확연히 성장하고 있는 지금, 비마이프렌즈의 팬덤 비즈니스는 어디까지 왔나요?. 그리고 모든 IT 스타트업이 글로벌로 향하는 지금, 글로벌 파트너들을 꽤나 많이 만든 비마이프렌즈의 성장 전략, 특히 글로벌 사업 전략은 어떠한지까지요.
지난 10월 31일 서울 강남 공유사무실에서 서우석 비마이프렌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비마이프렌즈의 4년, 어떤 가설이 맞아떨어졌나
처음의 비마이프렌즈를 돌아보면, 팬덤을 가진 이들의 상황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팬덤을 가진 이들이 팬덤 관련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 이들이 비마이프렌즈의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거죠.
말 그대로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 ‘비스테이지’를 중심으로 팬덤과 관련된 사업을 360도 지원한다는 의미입니다.
비마이프렌즈는 ‘팬덤 비즈니스 360’을 수행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팬덤 비즈니스 360이라는 건 팬덤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을 360도로,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입니다. 저희가 약 1년 전부터 강조하고 있는 개념인데요. 원래는 음악 산업에서 회사가 아티스트에게 모든 영역의 지원을 제공한다는 360도 비즈니스를 차용했습니다.
‘모든’ 영역을 지원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처럼 들리지만은 않는데요, 서 대표는 비마이프렌즈가 ‘팬덤 비즈니스 360’가 가능한 회사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에게 “팬덤 비즈니스를 위해 기름칠을 해주는 거냐” 물으니, 그보다는 팬덤 비즈니스의 조력자(enabler)라고 답했네요.
360도라고 하면 팬덤이 있을 수 있는 디지털 공간, 그 다음에 팬덤이 경험할 수 있는 유무형을 만들어야 하고요. 만들어진 상품이 어떤 장벽 없이 전달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관점에서 이제 거의 가능한 거 같아요.
아, 물론 360 비즈니스를 한다 해서 다 하는 건 아니고요. 우리가 만든 게 아닌 상품을 가지고 360 모듈에 올라타면 팬들에게 훨씬 더 잘 전달할 수 있다, 이런 거죠.
특히 비마이프렌즈의 가설과 전략이 맞아떨어진 건, 팬덤 비즈니스가 고객사의 본질에서 ‘파생’된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엔터사의 본질은 팬덤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게 코어고, 파생되는 팬덤 비즈니스가 있기는 하기만 규모 있게 하기에는 리소스가 충분하지 않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그들이 팬덤 비즈니스가 가능하게끔 해주는 기업입니다.
실제로 비마이프렌즈는 팬덤 비즈니스를 위한 꽤 많은 사업을 합니다. 초기에는 커뮤니티와 굿즈 판매, NFT 등을 생각했다면, 현재에는 광고와 마케팅, 콘서트와 행사 운영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죠. 비스테이지를 기반으로 캐릭터 비즈니스를 병행해 머치를 개발하는 IPX 사업부터, 글로벌 물류, 팝업스토어까지 합니다.
오프라인까지 나아갔으니 말 그대로 360도로 다 하겠다는 의미인데요. 비용으로나 노하우로 보나, 괜찮나요? 답부터 말하면 둘다 괜찮다네요. 이제 더이상 SaaS가 아니라 팬덤 비즈니스 360라고 하는 이유라고도 합니다.
디지털 공간인 ‘비스테이지’가 기본 인프라에 가깝다고 하면, 실질적인 사업은 ‘트랜잭션’이 일어나는 사업이라 봅니다. 이전부터 굿즈나 오프라인 사업 등을 하는 분들이 회사 안에 계셨습니다. 하세정 CBO님이 대표적인 예시고요, 확장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또 팝업은 기존에도 해왔고, 저희가 제작하는 머치도 단순히 프린트 찍어 나오는 게 다가 아니라 기획 상품으로써 특별한 디자인과 높은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굿즈 사업을 하려는 분들은 팬도 모아야 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판매도 해야 해서 비스테이지를 개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비스테이지랑 다른 사업이 다른 사업이 아니라, 서로 교차합니다. 저희에게는 비즈니스 모듈이고 묶어서 같이 제공하는 거죠.
다만 비스테이지 개설은 한번 계약하면 최소 2년 장기간 계약이 맺어 오래 잔존을 하고, IP나 오프라인쪽은 이벤트 자체는 크지만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서, 사업 간 라이프 사이클이 조금씩 다르게 병렬로 존재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비마이프렌즈가 팬덤을 가진 이들의 조력자 역할을 잘하기 위해 고려한 중요한 요소가 또 있습니다. 회사는 ‘모든 IP에 맞춘 맞춤형 플랫폼 구축 지원과 100% 플랫폼 오너십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게 왜 중요하냐 물으니, 이게 왜 중요하냐 물어보니, IP마다 표현하고 싶은 아이덴티티를 가장 잘 표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의 경우를 예로 들면, 채널 내에서 타이틀, 로고, 프로필 사진 등 외에 내 IP를 표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습니다. 또 플랫폼의 정책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전달하지 못한다는 굉장히 큰 제약이 있습니다.
저는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IP를 온전히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오너십이 생긴다고 보거든요. 결국 표현하고 싶은 방식으로 제약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도 비마이프렌즈는 팬덤을 가진 다양한 산업군으로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뮤지컬, 이스포츠, 콘텐츠, 애니메이션 등 팬덤이 있는 분야들이 고객사가 되어가고 있는데요. 또 연차가 쌓이며 만든 인프라와 네트워크 덕분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다며, 2가지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여전히 케이팝은 계속 넓혀가려 하고 있습니다. 케이팝 가수가 크게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업력이 쌓이면서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늘어나 기존 가수 클라이언트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또 음악 산업쪽 팬덤이 많아, 베트남의 브이팝, 인도 아이팝, 일본 제이팝 등 각 나라마다 팬덤이 있는 음악 산업으로 열심히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비마이프렌즈의 ‘글로벌 파트너’ 확장법
굵직한 글로벌 파트너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부터 시작해, 오아시스와 스노우맨의 팝업스토어 또한 비마이프렌즈와 함께 했지요.
그 비결에 대해 물어보니, 서 대표는 “영업비밀”이라면서도 결국 클라이언트들에게 없지만, 이들이 원하는 걸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영업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상대가 가지고 있지 않은 걸 제안하는 게 제일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갖고 있는 걸 대체하고나, 필요 없는 걸 사게끔 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저희도 업력이 쌓이면서 다양한 사업 모듈이 마련되다 보니, 이 사람이 가지ㅣㅈ 못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클라이언트마다 다르지만, 이들이 필요한 걸 나열해 보면 비마이프렌즈가 가진 모듈과 겹쳤습니다.
예를 들어 오아시스가 한국에서 뭘 하더라도, 원래 한국에서는 팝업을 안했거든요. 굿즈도 제안할 수 있었지만, 그건 이미 다 하고 있었고요.
저희 팝업을 체험형 팝업스토어로 밀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해외 아티스트 중 한국에서 너의 IP에 특화된 경험을 팝업으로 전달하고 싶다는 건 저희가 우위를 갖는 모듈인 거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이걸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오아시스 팝업도 영국스럽게, 펍처럼 했습니다. 그래서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글로벌진출을 원하는 스노우맨 또한 저희가 팝업과 디지털 공간을 믹스해 제공해줄 수 있고, 심지어 여러 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큰 가치를 줄 수 있던 부분인 것 같습니다.
최근 문을 연 베트남은 케이팝 팬들이 정말 많은데, 팬과 아티스트가 관계를 맺는 방식이 고도화돼 있지 않습니다. 메신저로 단톡방 만들거나, 옛날 팬카페처럼 게시판 만들거나 이 정도였거든요. 기술적인 것보다는 경험이나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베트남 클라이언트는 케이팝 팬덤을 고도화한 시스템 전체를 원했습니니다

케데헌도 마찬가지라고요. 넷플릭스의 IP 커뮤니티 운영은 사실 케데헌이 처음입니다. 서 대표는 이 또한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지, 굿즈 회사가 아니다”며, “저희는 그러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커뮤니티와 굿즈 등을 제안했다는 의미지요.
케데헌이 지금처럼 큰 이슈가 되기 전부터 이렇게 좋은 콘텐츠라면 커뮤니티를 만들고 IP 특화 굿즈를 만드는 게 좋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사실 OTT 굿즈 대부분은 포스터를 티셔츠에 넣어 만듭니다. 왜냐하면 OTT는 OTT로 만들어진 콘텐츠에 대한 모든 권리는 있지만, OTT에 출연한 아티스트에 대한 저작권이 없어서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 포스터나 영화, 드라마의 장면, 그리고 소품이거든요. 그런데 OTT 입장에서는 본질이 굿즈를 파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잘하는 거니까요. 저희는 가치를 더해줄 수 있으니, 저희가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해외 진출 또한 “잘하는 영역에 클라이언트를 데려오기”라는 답을 내놨습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시장을 몇 년간 공략해 본 서 대표는 글로벌 진출 방식에 대해 3가지 방법을 제시했는데요. 비마이프렌즈가 잘하는 영역에서 잘해본 다음, 글로벌 무대에서 협업하는 방식으로 나아가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기에 해외 지사의 역할은 해외 현지에 시장이 있는지 없는지를 탐색하고, 현지에 있는 이들의 한국에서의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라고요.
저희의 진출 방향은 되게 글로컬라이제이션에 되게 가깝습니다. 세일즈도 그렇지만요, 현지에는 완전히 현지화 쪽에 되게 가깝습니다.
다만 저희가 요즘에 크게 느끼는 건 우리가 가고 싶은 나라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을 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우리가 되게 잘하는 영역으로 클라이언트를 데려오는 것도 너무 좋은 사업 기회라고 생각해요.
대표적인 게 오아시스인 거죠. 우리가 오아시스의 팝업을 되게 잘해서 미국의 팝업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요. 또 완전히 미국형으로 얘를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난이도는 똑같이 높긴 하지만요, 오아시스라는 빅 IP를 한국식으로 한국에서 풀어낼 수 있다라는 건 저희가 갖고 있는 엄청난 자산입니다.
1차적으로는 우리나라 우리 IP를 글로벌로 내보내는 건 저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거고요. 그다음에 제일 더 잘할 수 있는 2번은 외국 클라이언트가 우리나라나 인접 국가로 왔을 때 이들이 필요한 비즈니스를 하는 겁니다.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기업들은 2번 생각을 안 하죠. 3번이 뭐냐면 그 나라에 가서 그 나라에 맞는 사업을 하겠다는 건데 이건 되게 어려운 일이란 말이에요. 자칫하다 망할 수도 있는 일이고 아무 성과가 없을 수도 있고요. 1번이 잘됐다고 3번이 잘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아시스도 그 팀에서 “저희가 세계 최고”라는 피드백을 줬습니다. 경험이나 공간 설계 등에 있어서 말이죠. 그러면 여기에서 제일 좋은 경험을 하고, 다음 해외에서도 다음 비즈니스를 할 때 저희를 찾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단한 IP도 본진이 아닌 이상 어려움을 겪으니까요, 2번이 3번으로 이어지는 게 정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봅니다.
한편, 최근 진행하고 있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 운영사 드림어스 컴퍼니 인수 또한 팬덤 비즈니스 360의 확장을 기대하고 진행한 건입니다. 서 대표는 “플로가 저작권이 있는 IP를 유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며, “팬덤 비즈니스 360 전략의 밸류체인이 한 층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비마이프렌즈가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여러 인프라를 여전히 잘 제공하는 것, 그리고 드림어스가 잘해왔던 것들을 통합적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해줄 수 있도록 돕는 게 제일 목표일 것 같습니다. 이제 밸류체인이 확장된 만큼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적 구성을 하는 게 단기적으로는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드림어스는 현재
국내 비즈니스에 국한되어 있는데, 음악 쪽에서 좀 더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는, 이용권을 제외한 나머지 비즈니스로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스포티파이 같은 기업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