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대체제 아닌 인프라 고도화 수단으로서의 ‘탈VM웨어’ 전략
[기고] 폴 밀러(Paul Miller, Jr.) 윈드리버 최고기술책임자(CTO)
브로드컴의 VM웨어 인수는 IT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라이선스 체계의 급격한 변화로 많은 기업들이 혼란을 경험하며 탈VM웨어 전략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파트너를 통한 판매 및 도입·운영 지원에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VM웨어의 대안으로 클라우드를 고려하는 기업도 있으나 현실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에 모든 것을 의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운영기술(OT)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필요로 하거나 엣지의 활용이 필요한 경우 온프레미스 기반의 가상화를 피할 수 없다.

40여년간 국방, 우주, 자동차, 산업, 통신 등의 영역에서 임베디드 리눅스 및 실시간 운영체제(RTOS) 및 가상화 플랫폼을 제공해온 윈드리버가 엔터프라이즈 가상화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운타임 없이 고도의 신뢰성과 응답 성능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축적해온 윈드리버의 기술력이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5G 통신 인프라이다. 2018년 인텔과 공동으로 시작된 엣지 컴퓨팅용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탈링엑스(StarlingX)’는 통신 업계가 5G 서비스를 위해 마주한 과제를 오픈소스로 풀어가기 위한 아키텍처에 기반한다. 이 프로젝트는 이후 버라이즌, 보다폰, NTT도코모, KDDI 등 글로벌 통신사들이 채택하면서 상용화된 버전인 ‘윈드리버 클라우드 플랫폼(Wind River Cloud Platform)으로 출시됐다.
통신 업계에서 입증된 안정성과 성능이 일반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도 요구되는 배경에는 컨테이너와 가상머신(VM)의 통합 운영이 있다. 컨테이너 환경과 가상 머신 환경을 단일 플랫폼에서 실현함으로써 인프라의 복잡성을 줄이고, 비용 절감과 유연성 향상이 가능하다.
VM 구동 기반으로는 쿠베버트(KubeVirt)와 오픈스택(OpenStack)을 제공하며, 모두 컨테이너 상에서 동작한다. 컨테이너 환경의 기반에는 업계 표준인 쿠버네티스(Kubernetes)를 채택하고 있다. 이 모든 구성 요소는 데비안(Debian) 기반의 리눅스를 호스트 OS로 하며, 그 위에 스탈링엑스를 구현한 윈드리버 클라우드 플랫폼 파운데이션(Wind River Cloud Platform Foundation)에서 작동한다.
오픈소스 기술을 상용화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벤더 종속을 피하고 유연한 이전이 가능하며, 상용 지원을 통해 높은 신뢰성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 분산된 수천 개의 거점을 단일 관리 화면에서 일괄 제어할 수 있는 ‘분산형 클라우드 관리’도 가능해 실제로 한 유통 기업은 윈드리버의 분산 클라우드를 통해 수천 개 점포의 원격 엣지 디바이스를 집중 관리하고 중앙의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자동화와 가시성 측면에서도 여러 옵션이 존재한다. 운영 지원 도구로 ‘컨덕터(Conductor)’와 ‘애널리틱스(Analytics)’가 있다.
컨덕터는 분산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애플리케이션 배포 작업 자동화 및 제로 터치 관리 자동화 오케스트레이션 기능, 분산 클라우드 환경을 엔드투엔드로 일원 관리하는 기능을 갖춰 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드는 부하를 대폭 경감한다.
애널리틱스는 클라우드 환경 전체의 상태를 일원적으로 파악이 가능하게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분산 클라우드 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통신사 중 한 곳은 VM웨어 기반으로 운영하던 수만대 규모의 서버를 윈드리버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이전하며 엔터프라이즈 환경, 5G 네트워크, OT 디바이스를 포함한 광범위한 네트워크 전체를 현대화했다. 단순한 대체제로서가 아닌 차세대 인프라 고도화 측면에서 마이그레이션이 이루어졌다.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인프라 전략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오픈소스 기반의 온프레미스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비용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유연한 분산 환경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글. 폴 밀러 윈드리버 C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