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대 대비…비씨카드, 결제 기술 선점으로 얻는 것

스테이블 코인 결제 과정에서 거래소별 가격 차이가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거래소마다 상장 물량과 거래량이 달라 실시간 매매 가격이 0.1~0.3% 수준으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씨카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테이블 코인 결제 핵심 기술을 특허 출원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실시간 시세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결제 승인과 잔고 차감 과정에서 고객에게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액을 확정하는 방식이 골자다.

이 같은 거래소별 가격 차이는 흔히 ‘김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가상자산 가격 차이와 유사한 구조에서 발생한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뿐만 아니라,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스테이블 코인 물량이 해외보다 적으면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결국 거래소별 상장 물량과 실시간 거래 상황에 따라 가격이 미세하게 변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제는 미세한 시세 차이가 고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소규모 결제에서는 차이가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대규모 거래에서는 결제망과 가맹점, 소비자 간 정산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드사나 결제사가 이러한 문제를 떠안을 경우, 연간 수십억 원 규모의 재무적 리스크가 누적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매출 예측과 재무회계 문제뿐만 아니라, 가격 왜곡으로 인한 고객 민원까지 포함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코인의 가치가 결제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비씨카드는 이러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관련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술은 스테이블 코인 결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시세 차이를 관리하고, 고객과 가맹점 모두에게 합리적이고 투명한 정산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결제와 정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명성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결제 정산 전문 인프라 기업으로서 고객이 거래 금액이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처리됐다는 신뢰를 얻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씨카드가 출원한 특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결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장치가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중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차이를 완화하기 위해, 가격 데이터를 제공하는 ‘오라클’을 통일해 거래 시 공식 환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식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결제망에서 정산 방식을 사전에 정해 거래를 진행하도록 설계할 수도 있으며, 이는 전통 금융의 환율 고정 구조와 유사하다.

이와 함께 USDC(서클)나 PYUSD(페이팔 스테이블 코인)처럼 준비금 검증과 청산 절차를 통해 실제 가치가 1 대 1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장치도 도입될 수 있다. 이 경우 발행사가 환율 변동으로 발생하는 손익을 직접 부담하는 구조일 것으로 추정된다.

스테이블 코인 결제 관련 기술 선점이 향후 비씨카드의 사업적 경쟁력으로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결제 인프라 기업으로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스테이블 코인 생태계에서는 기존 전통 금융 사업자와의 협업이 필수적인 만큼, 비씨카드의 기술 선점은 잠재적 협업 파트너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효과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떤 사업자가 결제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빠르게 속도를 내기 위해 적합한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다”며 “현재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제화가 진행 중이어서 별도의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는 없지만, 기술적 선점 차원에서 특허를 출원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가능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전자금융거래법 등에서 결제 시 ‘적용 환율 산정 기준’을 의무화하는 법안과 정책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카드사들도 동일한 문제를 검토하고 있어, 결제 관련 국제 표준화 경쟁 이후 이러한 기술·제도적 장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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