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IP 혁신, 스토리 안드레아 무토니가 밝힌 청사진
스토리(Story)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지식을 지식재산권(IP) 형태로 전환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아이디어와 창작물을 프로그램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 바꿔 IP 보유자가 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사람은 물론 AI에이전트를 통해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준다.
스토리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Radish)’를 창업해 카카오에 5000억원에 매각한 이승윤 대표와, 구글 출신 제이슨 자오 최고프로토콜책임자(CPO)가 미국에서 2022년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스토리는 크게 개발사인 PIP랩스(PIP Labs)와 비영리 조직인 스토리재단으로 구성된다.
PIP랩스는 지금까지 약 1억4000만달러(약 19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글로벌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세 차례 연속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는데, 이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현재 스토리는 완전희석가치(FDV) 기준 약 104억5000만달러(약 14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FDV는 스토리 토큰이 모두 발행될 경우를 가정해 산출한 지표를 의미한다.
스토리재단은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한 생태계 조성과 탈중앙화된 IP 블록체인 발전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조직이다. 재단을 이끄는 안드레아 무토니(Andrea Muttoni) 이사장은 탈중앙화 거버넌스 구축, 생태계 운영을 위한 펀드 조성, IP 토큰화 전략과 파트너십 확대 등 재단 운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스토리에서 최고제품책임자(CPO)를 겸임하며, 개발자 생태계 총괄을 맡고 있다. 제품과 마케팅, 개발 전반을 관리하며, 스토리 플랫폼의 생태계 확장과 제품 개발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토리의 안드레아 무토니 이사장 겸 CPO를 만나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스토리의 특징은 무엇인가
스토리 블록체인은 IP에 특화된 세계 최초의 레이어1(Layer1)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은행과 같은 중개자 없이 가상공간에서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처럼, 스토리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IP를 중개자 없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중개자 없이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것은 창작자가 자신의 지식 재산에 대해 완전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토리는 비트코인이 화폐 유통 구조를 바꾼 것처럼, 지식 재산 유통 방식에도 혁신을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IP랩스는 별도의 독립 개발사로 운영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스토리에는 스토리재단과 PIP랩스 두 축이 있다. 재단은 비영리 조직으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방향성과 거버넌스에 집중한다. 블록체인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투표나 의사결정 같은 활동이 재단의 주요 역할이다.
PIP랩스는 블록체인을 하나의 제품과 기술로 보고, 기술적 개선과 발전에 전념하는 독립 개발사다. 초기에는 PIP랩스가 블록체인 설치와 기술 개발을 직접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유사한 역할을 하는 다른 개발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 재단은 이 같은 개발사들을 공정하게 선택하고 보상할 수 있으며, 경쟁을 통해 블록체인이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기존 IP 활용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나
기존에는 IP를 활용하려면 창작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조건을 확인해야 했고, 누가 소유자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오징어게임’처럼 인기 있는 IP의 경우, 실제 소유자를 찾아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변호사까지 동원해야 하는 등 반복적이고 수작업이 필요한 절차였다. 이로 인해 실제 활용은 고부가가치 IP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스토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로그래머블 IP 라이선스 개념을 도입했다. 국가별, 개인별로 다르던 IP 등록과 계약 절차를 코드화해 누구나 플랫폼 내에서 IP를 등록하고 검색, 사용, 수익 공유까지 즉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기존 NFT가 소유권 증명에 그쳤다면, 스토리의 프로그래머블 IP는 계약 조건과 사용 규칙까지 자동으로 관리되며, 원저작자를 확인하고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제공한다.
스토리가 IP 분야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블록체인은 금융 자산을 유동화하는 데 강점이 있다. 스토리는 이러한 원리를 IP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전 세계 IP 자산 규모는 약 80조달러(11경2096조원)에 달하지만, 접근성과 활용이 제한적이고 수익화도 어렵다. 스토리는 블록체인과 토큰화를 통해 IP를 유동화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보고 있다.
또한 스토리는 단순히 소설, 음악, 영화 등 기존 IP뿐 아니라,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까지 포함해 IP 관리에 주목하고 있다. AI 모델의 차별화와 성능에도 IP 자산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플랫폼 내에서 데이터 저작권과 IP 관리까지 함께 다루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인공지능에서 IP는 어떤 역할을 하나
AI 모델을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IP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 즉 모델을 트레이닝하기 위한 ‘입력 데이터’ 측면에서 중요하다. 지브리 스타일의 이미지를 AI가 활용했지만 정작 스튜디오는 이에 대한 수익이나 보상을 받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 AI 모델들은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데이터를 가져와 학습하는 경우가 많아, IP 소유자 추적과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스토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모델이 학습할 데이터를 스토리 플랫폼에 등록하면, 즉시 라이선스를 받고 사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AI 모델 개발자는 필요한 데이터를 합법적으로 확보하면서, 원작자에게도 적절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지원할 수 있다. 기존처럼 ‘나중에 허락을 구하거나 혹은 사과하는 방식’ 대신, 즉각적이고 투명한 라이선싱(사용권 등록)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올해 8월 공개한 탈중앙 데이터 레이어 ‘포세이돈(Poseidon)’과 관련이 있나
포세이돈은 기존 AI 업계의 데이터 병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탈중앙화 AI 훈련 데이터 인프라 프로젝트다. 데이터 병목 문제란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학습 속도가 느려지거나 모델 성능이 제한되는 현상을 말한다. 음성, 영상, 이미지 등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수집과 라이선스 확인 과정이 느리고 복잡해 AI 개발이 지연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현재 포세이돈은 AI 모델 트레이닝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에는 음성 데이터에 집중하고 있지만, 향후 비디오나 로봇 훈련용 데이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스토리에 등록된 데이터를 통해 수백 건의 데이터 IP가 생성되었으며, 음성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모델 개발사는 이를 즉시 라이선싱 받아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녹음하거나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수집하는 방식밖에 없어, 이러한 즉시 활용은 불가능했다.
스토리에서 IP 소유자, 창작자가 수익을 받는 구조는
스토리는 오픈 레저(공개 장부) 기반의 IP 블록체인을 활용해, 누구나 IP 정보를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존 특허나 저작권 데이터베이스(DB)처럼 접근이 제한적이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장부에 IP를 등록함으로써 파생 IP 생성과 활용도 가능하다.
등록된 IP는 IP 그래프 형태로 관리되며, 어떤 IP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쉽게 추적할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래머블 IP는 계약 조건을 코드화해 스마트 컨트랙트로 관리되기 때문에, 라이선스 사용, 선지급, 시간제 사용 등 다양한 수익화 방식이 자동으로 실행된다. 가령 IP를 사용하면 즉시 동의와 라이선스가 완료되고, 기여자들에게 자동으로 수익이 분배된다.
스토리가 IP토큰을 사들이는 건 ‘자사주 매입’과 비슷한가
스토리 생태계의 핵심 자산인 IP토큰($IP)은 네트워크 보안 유지, 거래 수수료(가스비) 지불, 거버넌스 참여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IP 토큰 보유자는 토큰화된 IP를 담보로 제공하거나 라이선스 조건을 설정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중개자 없이 직접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다. IP토큰은 한국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을 포함해 주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오케이엑스, 바이비트, 쿠코인 등에 상장돼 있다.
스토리는 $IP 토큰 재매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일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과 비슷한 전략이다. 첫 번째 목적은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스토리 토큰은 프로젝트 전체를 대표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유통량과 관리 상태가 프로젝트 신뢰도에 직결된다. 토큰을 재매입하면 시장에서 신뢰도를 강화하고, 유동성을 조절할 수 있다.
두 번째 목적은 가치 실현 기회 제공이다. 재매입을 통해 디지털 자산 국고를 늘리고, 창작자와 기여자가 플랫폼 내에서 더 안정적으로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기관 투자자들은 토큰 직접 투자보다는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재매입 전략은 나스닥 등 주식 거래 형태로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해 금융 기관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스토리의 향후 전략과 목표는
스토리는 IP 시장 확대를 위해 두 가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탑다운 전략으로는 아블로, 아리아 등 톱 브랜드와 직접 협업해 IP를 확보하고, 바텀업 전략으로는 누구나 IP를 등록하고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지원한다. 가령, 아티스트 공동 창작 플랫폼인 마그마닷컴과 협업해 사용자가 클릭 한 번으로 작품을 스토리 블록체인에 자동 등록하고, 2차 창작이나 유통 시 기여자 간 로열티를 자동 배분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스토리재단은 블록체인 생태계 성장을 위해 네트워크 확장과 홍보에 집중하고, PIP랩스는 기술 혁신과 개발에 주력한다. 대표적 사례로 포세이돈이 있으며, 이미 운영 중인 이 프로젝트를 활용해 AI 트레이닝 데이터 등 다양한 IP 사용 사례를 보여주고, 이를 통해 생태계 참여자들이 창의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