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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바] “결국 진정성이죠”…숏폼 강자 ‘숏뜨’가 달리 보이는 이유

주스바는?

목할 만한 타트업을, 이라인이 만났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은 아니고요, 탄탄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이미 시장에서 가능성을 검증받은 곳들입니다. 이들의 과거 얘기 말고, 현재와 미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근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무엇인지, 미래에도 존속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대비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숏뜨(SHORTT) 편>에서 살펴볼 세 가지 파트

_ 바이라인네트워크가 묻고, 윤상수 숏뜨 대표가 답하다(각 ‘part(파트)’를 누르면 키워드가 나옵니다)

기자가 ‘꼰대 아니냐’고 눙칠 만큼, 진정성을 여러 번 언급했다. 윤 대표는 실제로 ‘바른생활 사나이’다. 인터뷰 전반에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자생. 역시 진정성과 연결되는 단어다. 역성장과 적자는 숏뜨 역사엔 없었다. 투자 유치 없이 현재 숏뜨를 일궜고, 레뷰코퍼레이션이 지분 인수하는 성공을 이끌었다. 수익모델을 입증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숏뜨가 고집하는 ‘비속어는 안 된다’는 크리에이터 지론이 흥미롭다.

숏폼 마케팅 시장은 분명 커질 것이다. 윤상수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빗대 미래를 진단했다. 숏폼 전문성을 제공할 기업의 역할이 더욱 확고해질 것이란 믿음이다. 이 믿음을 지키려면 역시 건강한 기업관이 필요하다. 진정성을 빼놓지 않았다.

숏뜨의 현황

제일기획 아트 디렉터와 틱톡 크리에이티브 랩을 거친 윤상수 대표가 숏폼의 시장 가능성을 간파하고 2021년 11월 숏뜨(SHORTT)를 창업했다.

숏뜨를 한 줄로 설명하면 ‘숏폼 콘텐츠를 통해 전세계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글로벌 숏폼 파트너’이다. 숏폼 크리에이터 매칭부터 챌린지 광고 기획·제작, 매체 집행까지 숏폼 마케팅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최근 숏뜨 성장세는 스타트업 전체로 놓고 보면 톱티어 수준이다. K뷰티를 업은 숏폼 트렌드와 크리에이터(또는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창작자 생태계의 확장으로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2021년 설립 이후 투자 유치 없이 매년 흑자를 기록하며 연평균 성장률 255% 달성 ▲2024년 매출 163억원, 영업이익 26억원 ▲협업 브랜드 수는 24년 상반기 168개, 25년 상반기 301개 ▲연간 집행 캠페인 수는 24년 상반기 234건, 25년 541건(전기 대비 131%↑) ▲글로벌 캠페인 누적 조회 수 22.9억회 ▲업계 최다인 100여팀 전속 크리에이터 보유 ▲12개국 마케팅 대행사와 파트너십 ▲19개국 현지 크리에이터 네트워크 ▲업계 최다인 2022, 2023, 2025 틱톡 최우수 챌린지 선정 ▲메타 에이전시 퍼스트 2025 선정 등이 있다.

Part1.

“결국 진정성이죠”

최근 만난 윤상수 숏뜨 대표는 <바이라인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진정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시류에도 굳건하게 지켜온 경영 원칙을 언급하면서, 주요 캠페인 성공 사례를 부연 설명하면서, 업계 최다 전속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노하우를 답하면서 매번 ‘진정성’ 얘기를 꺼냈다. 숏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진정성’이다.

문득 윤상수라는 인물이 궁금해졌다. 혹시나 했더니 예상대로다. 이른바 ‘바른생활 사나이’다. 상장사 레뷰코퍼레이션에 숏뜨 지분 54%을 넘기면서 이미 창업자 엑시트를 이뤄 마음이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여전히 철칙을 유지 중이다. 평일엔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오전 6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출근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실례를 무릅쓰고 ‘사실 꼰대 아니냐’고 눙치자 윤 대표가 “맞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양보할 수 없는 원칙

(창업 이후) 처음부터 일관된 거 하나는 진정성이거든요. 진심으로 인플루언서들과 크리에이터들의 성장을 돕자, 콘텐츠로 더 즐거운 세상을 만들자. 저희가 타협을 안 하는 부분입니다.

윤 대표가 ‘진정성’을 힘줘 말한 이유는 1세대 MCN(다중채널네트워크)들의 실패와 맞닿아 있다. MCN은 창작자들을 지원, 관리하며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을 말한다.

1세대 MCN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인플루언서에게 매출을 의존하고, 그런데 인플루언서가 언제든지 독립해서 개별 활동할 수 있으니 MCN에 소속될 이유가 없죠. MCN이 그들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낮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초기 MCN들이 기업가치를 어떤 크리에이터들이 소속이 돼 있느냐, 몇 만 팔로우를 가진 인물들이 소속이 돼 있느냐로 평가받았고, 이미 기업가치가 올라가 있는 상황에서 이익을 맞추지 못했죠. 그거에 실망해 시장이 다 무너지는 구조가 됐습니다.

윤 대표와 초기 멤버들은 창업 직후부터 크리에이터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지 고민을 거듭했다. 이전 기업들의 전철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성공 모델을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렇게 분투하면서도 투자 유치를 받지 않았고, 숏뜨를 일궜다.

다른 회사들이 인플루언서 팔로어 수나 소속 인플루언서 수 이런 걸 부풀려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때, 저희는 투자를 안 받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BM)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면서 회사를 키워보자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창업 이래로 역성장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고 적자가 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Part2.

성장세에 탄력 받은 계기는?

그렇게 계속 흑자를, 고성장을 이루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2023년 인플루언서들이 80팀 이상 확보가 됐죠. 회사 팀원들도 20명 이상 확보됐을 때, 광고 콘텐츠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보자 고민했습니다.

윤 대표가 숏폼을 커머스로 연결해 본격 확장한 게 올해였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전했다. 또 한편, 세계로 눈 돌려 틱톡과 아마존을 기반으로 글로벌 뷰티 브랜드와 호흡하면서 성장세를 이어왔다.

특히 그는 ‘자생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기 위해서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한테 연료(투자)가 주입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지만 자생도 못하는 상태에서 투자를 받으면 그건 독이다 이렇게 판단을 했습니다. 이게 불과 4년 전 5년 전이거든요.

지금 VC 시장과 그때 VC 시장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그전에는 아이디어나 팀 구성, 제안만 가지고 투자를 시원시원하게 하던 시절이죠. 요즘 VC는 저희가 했던 방식으로 소규모 팀이지만 실제로 매출과 이익을 만들고 있느냐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시더라고요.

제가 다소 건방져 보일 수 있지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스스로 자생할 능력을 조금이라도 갖춘 팀만이 투자를 받았을 때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 DNA를 저희가 갖추기 시작한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 커머스’ 달라진 시각

윤 대표가 강조한 진정성이 설득력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광고 캠페인 성과’ 때문이다. 2024년 COSRX, 티르티르, VT코스메틱의 US 글로벌 캠페인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숏뜨 입소문이 퍼졌고, 올해 2월 커머스 캠페인으로 대박을 터뜨리면서 시장 관심을 재차 환기했다. ‘크리에이터 마케팅’에 대한 대기업의 보수적 시각을 완전히 돌려놓기까지 했다고 소회했다.

흔히 공구(공동구매)라고 부르죠. 저희는 ‘크리에이터 커머스’라고 합니다. 인스타 크리에이터 공구라고 하면 시장에서 인증받지 못한 혹은 소규모 기업들의 좋지 않은 품질의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들이 많아, 공구 표현을 전혀 쓰지 않습니다.

2025년 2월, 아모레퍼시픽 마몽드 브랜드와 전속 크리에이터 시네(si-ne)의 커머스 캠페인을 진행했다. 기존에 있던 제품이 아니라 신제품 론칭을 크리에이터 캠페인으로 하며 주목받았다.

48시간 만에 완판됐죠. 올리브영 카테고리 실시간 1위, 주간 1위하면서 1만6000개가 팔렸습니다. 크리에이터 커머스를 진행할 때 물량을 제한적으로 하거나 보수적으로 한다거나, 셀링 파워를 못 믿겠다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성공하니까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라’고 마케팅 기조가 바뀌더군요. 그후 다른 브랜드에서도 연락이 와서 같이 하자는 식이 된 거죠.

‘비속어는 NO’ 크리에이터 섭외 지론 들어보니

그는 캠페인 성공 사례를 설명하며, 크리에이터 시네에 대해서도 부연설명을 이어갔다.

선한 영향력을 지닌 20대 초반의 크리에이터입니다. 외모가 자신 없는 친구들한테 희망을 주고 싶다, 저렴하지만 좋은 제품, 저렴하지 않아도 정말 좋은 제품들을 팬들한테 소개해주면서 평소 정말 진실되게 제품을 리뷰하는 크리에이터죠. 10명의 팬을 집에 초대해 화장품을 다 테스트해주고 피부에 어떤 게 맞는지 콘텐츠를 하는 친구거든요.

그래서 신뢰가 굉장히 많이 쌓여 있고, 브랜드 제품이 정말 좋은 제품이어야만 같이 하겠다는 친구입니다. 그렇게 해서 론칭을 했는데 완판이 된거죠.

숏뜨가 크리에이터를 섭외할 때 명확한 기준이 있다. 물론 높은 팔로어와 조회 수는 기본 요건으로 보지만, ‘비속어를 쓸 경우’ 섭외 리스트에서 배제한다.

비속어 쓰는 사람은 절대 섭외하지 않습니다.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외모를 비하하거나 이런 비하 콘텐츠를 하면서 속된 말로 어그로(관심)를 끈다 이런 말도 하잖아요. 그런 콘텐츠를 하는 사람들도 섭외하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콘텐츠를 하시는 분들만 섭외합니다. 아무리 수익성이 좋고 콘텐츠가 좋고 인기가 많은 분이라고 하더라도 비방 비하하는 분이나 외설적인 얘기도 절대 안 됩니다. 연예 기획사로 따지면 JYP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그런 기준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가 그렇게 엄격한 기준으로 크리에이터를 섭외해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계약 해지까지 가는 사례도 있었다.

댓글로 싸움이 벌어지거나 할 때, 저희가 어떻게 댓글을 달고 본인 생각을 얘기해야 되는지 스크립트를 써서 주기도 합니다. 가이드를 해줘도 계속 악플을 달고 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계약 해지를 합니다.

이런 기준이 없는 MCN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습니다. 저희는 비즈니스가 빠르게 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유혹을 잘 피해야 하죠. 오래가는 비즈니스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면 신기하게도 오히려 가파른 성장으로 이어지더라고요.

‘멘탈 케어까지’ 전속 고집하는 이유

숏뜨는 전속 크리에이터와 캠페인을 진행한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로 접근하는 크리에어터가 아니라 직업으로 인정받아 오랫동안 세상에 즐거움을 주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가는 방향을 추구한다.

멀리 보면서 같이 갈 수 있는 사람, 단기간에 어떤 이익을 쫓는 것보다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많은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거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최근에 저희에게 많이 오셨고요. 멘탈 케어부터 콘텐츠 제작 방식 등 로드맵을 짜드리죠.

수익화 물론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도 너무 잘 압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얼마를 벌 수 있을까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은 콘텐츠로 사람들한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이게 첫 번째 고민이 돼야 합니다.

기획자가 중요하죠

윤 대표에게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고민하는 일선 기업들에게 전할 조언을 요청했더니 ‘기획자의 중요성’과 ‘크리에이터와 장기적 관계’, ‘어필리에이트(성과에 대한 일정 수수료 지급) 분배’를 짚었다.

크리에이터는 영향력을, 브랜드는 좋은 제품을 주는 거고, 이 영향력을 어떤 방식으로 우리가 마케팅 할지는 기획자들의 역량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좋은 기획자와 경험이 있는 회사를 선택하시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크리에이터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된다고 저는 말씀을 드립니다. 크리에이터가 광고를 받았으니까 써보세요 이게 아니라 평소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브랜드의 메시지를 중장기적으로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요.

인플루언서 광고를 할 때, ROI(투자수익률)가 측정 가능할 수 있도록 어필리에이트 마케팅을 해야 한다, 제품 판매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셰어(분배)하는 방식, 이걸 통해 브랜드들도 비용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인플루언서와 함께 수익을 만들 수 있는 ROI를 측정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인식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Part 3.

300명, 연매출 1000억 그리고 숏폼의 미래

윤 대표는 숏뜨 중장기 계획과 관련해 300명 규모에 연매출 1000억 이상을 언급했다. 또는 인플루언서 생태계에서 어떤 회사가 가장 잘하느냐 질문에 가장 먼저 언급되는 플레이어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분명히 했다.

시장 넘버원 플레이어로 만드는 게 목표죠. 한국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 관련된 걸 하려면 숏뜨와 해야 된다 이거에 대한 목표가 생깁니다 운동화살 때 나이키에 가는 것처럼요.

숏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막연하게 커진다는 예상이 아니라 연예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사례를 들었다. 숏폼을 앞세운 인플루언서의 글로벌 진출도 활발해질 것이라 전망을 내놨다.

저희와 엔터사가 성격이 비슷하다고 봅니다. 아티스트를 키우고, 저희는 인플루언서를 키우고요. 10년 전과 주가를 비교했을 때, SM이 10배이고요. JYP는 20배입니다. 숏뜨 성장 폭도 10배 20배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봅니다.

미국에서 K뷰티가 최근 2년간 1600% 성장했고, 미국 상위 10배 뷰티 브랜드 3개가 K뷰티입니다. K컬처, 케데헌(케이팝 데몬 헌터스)이 120조 비즈니스 기회를 창줄했다고 하잖아요.

분명 한국에서 글로벌로 진출하려고 하는 브랜드들에게 숏폼에 대한 전문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서비스가 앞으로도 훨씬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300명, 매출 1000억 이게 숫자적인 목표가 아니라 저는 할 수 있다는 게 보입니다.

단순히 숫자만 달성하는 게 아니라 저희가 시장 맨 앞에 있는 첫 플레이어니까 시장이 계속 잘 성장할 수 있게 건강하게, 사명감, 진정성 결국 또 똑같은 얘기로 돌아가는 것 같네요.(웃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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