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 청소년 코딩 동아리에 데이터 볼모로 5만달러 요구
슬랙이 청소년 비영리 코딩 동아리 네트워크 운영단체에 사용료 5만달러를 1주일 내 지불하라는 청구서를 보냈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슬랙 채널 내 모든 데이터를 삭제하겠다는 위협과 함께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슬랙은 최고경영자까지 직접 나서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한번 들끓은 여론은 쉽게 식지 않는 모습이다.
슬랙은 최근 전세계 청소년에게 코딩 교육과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핵클럽(Hack Club)’ 측에 1주일 내에 5만달러를 지불하고, 연간 20만달러를 내는 데 동의하라고 연락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슬랙 내 작업 공간을 비활성화하고 모든 메시지 기록을 삭제하겠다고 했다.
핵클럽은 고등학교나 커뮤니티센터의 코딩 동아리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다. 2014년 창립자 잭 리타가 16살 때 설립해 현재 400여개 고등학교의 코딩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핵클럽은 소통 도구로 슬랙을 사용해왔다. 슬랙의 비영리 단체 전용 무료 요금제가 폐지된 뒤 연 5000달러의 비용을 내왔다.
핵클럽의 인프라 리더를 맡고 있는 고등학생 마하드 칼람은 18일 블로그를 통해 “2300억달러 규모의 기업인 세일즈포스는 십대를 위한 소규모 비영리 단체에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동안 거액의 돈을 내거나 그렇지 않으면 모든 소통을 차단할 위험을 감소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처럼 큰 폭으로 인상하려면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최소한 어쩌면 그 이상이어 한다”고 덧붙였다.
마하드 칼람에 따르면, 핵클럽은 세일즈포스의 연락을 받은 뒤 수십명의 직원과 자원봉사자를 통해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통합 시스템을 재구축하며 수년간 축적한 기관의 지식을 이전하고 있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 소유가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히 소규모 사업체라면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적었다.
마하드 칼람의 글은 해커뉴스와 X로 전파되며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핵클럽의 공동창립자 겸 COO인 크리스티나 애스퀴스는 해커뉴스 게시글의 댓글을 통해 “슬랙은 작년 직원과 자원봉사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특별 계약 조건을 변경했다(모든 십대 코딩 참여자에게 요금을 부과히진 않는다)”며 “우리는 그 특별 요금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이번 봄 슬랙은 알리지도 않고 새 계약서도 보내지 않고 모든 사용자에게 약관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고 우리의 연락을 무시하고 지연시킨 후 청구서를 무시하고 8월 29일까지 납부하지 말라고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이틀 전에 전화가 와서 11년 간의 모든 메시지 기록을 포함해 핵클럽 슬랙을 비활성화하겠다면서 이번주에 5만 달러 앞으로 매년 20만달러씩(비활성 계정을 포함한 새 계정에 대한 추가 연회비 포함)을 지불하라고 했다”고 적었다.

슬랙의 전화를 받고 이틀 뒤 사건이 공로화된 시점에 핵클럽은 5일 안에 슬랙의 모든 메시지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크리스티나 애스퀴스 COO는 “우리는 아무것도 공짜로 요구하지 않으며, 이는 젊은 개발자를 지원하는 자격을 갖춘 교육 자선 단체에서 우리 요금을 터무니없이 인상하건, 그들의 모든 프로젝트, DM, 작업을 영원히 없애려는 영업팀의 은밀한 수법”이라며 “세일즈포스의 목표가 바뀌었다면 괜찮으니 마이그레이션할 합리적인 시간을 주고,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지 말라”고 덧붙였다.
해커뉴스의 공유 게시글엔 댓글이 1440여개가 달렸다. 조회량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인트는 현재 3350포인트로, 이는 오픈AI의 GPT-5 공개 글(약 2000포인트)을 월등히 추월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해커뉴스의 엄청난 바이럴 덕분인지 슬랙의 CEO인 데니스 드레서가 블로그 글 작성 수시간 만에 상황을 인지해 답글을 달았다.
데니스 드레서 CEO는 “이는 우리의 실수였고, 결제 절차 상의 실수로 인해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문제를 해결하고, 핵클럽의 비영리 단체용 요금제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드레서 CEO는 “핵클럽에 직접 연락을 드렸으며, 핵클럽과 협력해 작업 공간 접근성을 완벽하게 유지하고 차세대 코더에게 영감을 주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와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청구 및 커뮤니케이션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슬랙의 최고제품책임자(CPO) 롭 시먼도 댓글을 남겼다. 롭 시먼은 “이건 실수였고 수정 중”이라며 “핵클럽 어려분과 슬랙 사용자 여러분 모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CEO와 CPO가 직접 나서 해명하고 수습했지만, 해커뉴스 댓글의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 CEO와 CPO의 글에 수많은 스레드가 달렸고 유사한 경험을 공유하거나, 슬랙의 무책임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졌다. 여러 사용자가 슬랙을 ‘랜섬웨어 집단’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마하드 칼람은 블로그 게시 후 몇시간 뒤 글을 수정하고 “몇시간 전 슬랙의 CEO가 우리에게 연락해 문제를 바로잡겠다고 제안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 계획했던 것보다는 나아졌다”고 적었다.
그는 “하지만 이 시련을 겪으면서 외부 SaaS에 데이터를 위탁하는 것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됐고, 앞으로 데이터 소유권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여러분도 같은 생각을 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핵클럽은 슬랙을 대신할 온라인 소통 채널로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매터모스트(Mattermost)’를 사용할 계획이었다.
매터모스트는 슬랙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오픈소스 채팅 및 협업 플랫폼이다. 자체적으로 서버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매터모스트의 CEO인 이안 티엔은 해커뉴스 해당 글에 직접 댓글을 달면서 매터모스트를 홍보했다.
최종적으로 핵클럽은 기존 슬랙의 비영리 단체용 요금 할인을 그대로 적용받으며, 슬랙 사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전 작업에 따른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본 듯하다. 그러면서 그는 “매터모스트와 팀을 알게 돼 정말 좋았다”며 “특히 해킹클럽 엔지니어들은 매터모스트로 이전을 매우 기대하고 있었고, 정말 놀라운 제품인데 오픈소스로 공개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비영리 코딩 동아리 운영단체의 슬랙 비용 청구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에 데이터를 온전히 맡기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강렬하게 상기시켰다. 상용 소프트웨어보다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게 더 좋다는 오픈소스 기업의 마케팅에도 다시 원료를 공급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우용 기자>yong2@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