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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이노베이션과 손잡은 ‘월렛원’의 다음 스텝은

헥토이노베이션은 최근 블록체인 지갑 전문기업 월렛원(구 헥슬란트)을 인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헥토이노베이션은 스테이블 코인 사업에 필수적인 지갑 기술과 서비스,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내재화할 전망이다.

헥토이노베이션은 월렛원 인수가 그간 축적해온 보안·인증 기술과 IT서비스 역량을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영역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헥토이노베이션의 서비스 안정성과 사업적 신뢰도, 컴플라이언스 역량이 월렛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헥토이노베이션은 지난 17년간 IT 정보서비스를 최대 1000만명 이상에게 제공해왔다. 다수의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플랫폼 서비스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갑사업에 핵심적인 규제인 고객확인(KYC), 이상거래탐지(FDS) 등 역량과 경험을 내재화하고 있다.

월렛원은 국내 VASP 라이선스 보유기업 중 지갑 사업화 수행 이력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월렛원이 보유한 블록체인 지갑 기술은 단순히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스테이블 코인 결제나 다양한 웹3.0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헥토그룹은 월렛원의 검증된 지갑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핀테크, 헬스케어, 미디어 등 그룹 내 다양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테이블 코인 기반 결제, 글로벌 송금 등 새로운 영역으로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는 설명이다.

헥토이노베이션은 월렛을 웹3.0 시대의 본인인증 수단이자 서비스 접근 인터페이스로 확장할 방침이다. 헥토파이낸셜의 결제·정산 인프라를 커머스, 미디어, 데이터 등 다양한 사업 영역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헥토이노베이션과 월렛원이 그리는 미래를 류춘 월렛원 부대표에게 들어봤다.

헥토이노베이션에 인수된 의미와 기회는

월렛원은 헥토이노베이션 인수를 통해 은행·금융권에 지갑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타당성과 신뢰도를 크게 확보하게 됐다. 기존 블록체인 기업으로서는 규제 대응과 기술 운영 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시장의 의구심에 대한 답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헥토이노베이션은 본인 인증과 개인정보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ISMS 인증과 마이데이터 사업 경험을 갖췄다. 월렛원의 지갑 공급 기술과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월렛원이 겪었던 고충점은 무엇인가

은행(고객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부담이 따른다. 단순히 블록체인 기업이라는 주홍글씨뿐 아니라 작은 스타트업 솔루션을 금융권이 선택하는 것 자체가 높은 허들로 작용한다. 특히 월렛원이 제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클라우드 API는 제휴 난도가 높다. 헥토그룹의 금융권 공급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면서 이 같은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된 이후 새로운 계획은

월렛원은 오하이월렛을 내년 6월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리뉴얼해 출시할 예정이다. 대고객 서비스로의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하이월렛은 기업이 자체 앱에 블록체인 지갑 기능을 손쉽게 탑재할 수 있도록, 앱 내 웹뷰(WebView) 형태로 구현된 디지털 자산 지갑이다.

월렛원은 토큰증권(STO), 보상형 토큰 등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을 1차적으로 지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스테이블 코인 기반 결제, 교환, 투자 등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이용자 지갑 단에서 이뤄지는 거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모이는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은행은 금산분리로 직접 가상자산 사업자가 될 수 없어 자체 지갑 구축이 어렵다. 오하이월렛을 통해 지갑을 생성하고 본인 인증을 거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데이터 확보라는 큰 성과로 이어진다. 현재 신한은행 쏠(SoL) 지갑, IBK카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지갑 서비스가 오하이월렛에 연동돼 있다.

오하이월렛 리뉴얼과 함께 블록체인 개발자 도구인 옥텟의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이를 스테이블 코인 사업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헥토그룹이 결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협업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기반 결제 노하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하이월렛 리뉴얼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월렛원은 헥토이노베이션과 제휴를 확대해 종합적으로 공개하는 시점을 내년 중순으로 잡았다. 이는 규제와 스테이블 코인 법안 일정에 맞춘 것이다. 내년 초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후 6개월~1년의 유예 기간과 규제 샌드박스가 예상된다. 월렛원은 헥토이노베이션을 포함한 헥토그룹과 함께 이 시기에 발맞춰 10개 이상의 시중은행과 지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시장의 판도는 일반 이용자가 쓰는 앱에서 나타난다. 토스의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처럼 이용자 니즈가 집중되는 창구가 시장을 흔든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중 B2C에 집중하는 기업은 드물다. 대부분 거래소나 기업간거래(B2B) 중심이다. 월렛원은 시장 확대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B2C 지갑을 준비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가능성이 어디까지라고 보나

월렛원은 스테이블 코인이 확산되면 결제 정산 인프라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결제와 송금 정산 구조를 혁신할 기술로 보고 있다. 이는 기존 전자결제대행사(PG)와 밴사(VAN사)의 독점 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높은 수수료와 느린 정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이나 하루 단위 정산이 가능해진다. 이는 가맹점주 등에게 높은 효율을 제공해 국내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또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기술적 필요성은 분명하다. 현금 없는 매장이 보편화된 것처럼 화폐의 다음 단계로 스테이블 코인 기반 결제는 불가피하다.

시장 활성화가 규제 도입과 직결된다. 규제가 생긴다는 것은 통제 환경을 만든 뒤 합법적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의미다. 홍콩은 이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 가장 높은 자금세탁방지(AML)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동일하게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을 불법화하지 않고 규제하는 것은 오히려 본격적인 활성화를 위한 준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결제 분야의 판을 다시 짤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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