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디지털 전환 리더 ③] 이선용 하나은행 디지털혁신그룹장, ICT 리빌드로 ‘손님 경험’ 혁신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DX)과 AI 혁신(AX)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입니다. 디지털과 AI에서 뒤쳐지면 비즈니스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금융권의 디지털 담당은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것을 넘어 혁신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바이라인네트워크는 주요 금융지주사의 디지털 총괄 임원(CDO, CIO 등)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각 C레벨 리더의 행적과 성과, 그리고 각 조직의 디지털 과제를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③ 이선용 하나은행 디지털혁신그룹장, ICT 리빌드로 ‘손님 경험’ 혁신
② 이창권 KB금융 디지털·IT부문장, AI에이전트 도입으로 ‘비즈니스 혁신’ 주도
① 옥일진 우리금융 CDO, ‘AX 전략’의 컨트롤타워
하나은행이 손님 경험 강화와 디지털 플랫폼 혁신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며 ‘ICT 리빌드 프로젝트(미래 디지털 인프라 구축안)’ 2단계에 착수했다. 오는 2026년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대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하나원큐’를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하나원큐는 하나금융지주 관계사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핀테크 기업까지 연결하는 자산관리 중심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오프라인 채널과 연계한 일관된 손님 경험을 제공하고,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로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노후화된 ICT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ICT 리빌드 1단계’ 구축을 완료했다. 이에 기반해 손님 중심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인프라를 확충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중심인물은 이선용 디지털혁신그룹장 겸 인공지능(AI)디지털전략본부장이다. 1967년생인 이 그룹장은 광주 서석고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1993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뒤 해외마케팅 차장과 런던·삼성역지점 차장을 거쳤다. 하나은행에서는 이매동지점장을 비롯해 개인디지털사업부장, Borrowing(자금조달)본부장, 리테일사업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어 하나은행 리테일그룹 겸 AI·디지털그룹 부행장을 거쳤다.
디지털혁신그룹장으로서 맡고 있는 주요 역할과 책임은
하나은행 디지털 전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혁신그룹은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실행하는 컨트롤 타워이자, 그룹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는 핵심 조직이다. 그룹장으로서 ▲디지털 전략 총괄 및 실행 관리 ▲개인 손님 디지털 채널 혁신 ▲ 전자서명 인증 서비스의 개발 및 운영 ▲마이데이터 서비스 운영 및 활성화 ▲데이터 활용 및 수익화 ▲AI 역량 내재화와 신뢰성 확보 등 주요 책임을 맡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의 디지털 금융 정책 변화를 주시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전략을 모색하고 국내외 선도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선제적 대응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또한 불확실한 규제 변화에 따르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이다.
하나원큐를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 기획·개발·운영을 총괄해 채널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손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AI 핵심 역량을 조직 내에 충분히 내재화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혁신을 실현하고자 한다. 사람과 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손님이 신뢰하고 만족하는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은행의 디지털 전환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방향은
손님 만족과 업무 효율화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우선 손님을 가장 우선시하는 ‘손님 가치 추구’는 하나은행의 강점이자 지속적인 성장 요인이다. 금융권 AI 도입이나 디지털 서비스 전환도 손님이 만족할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차별화된 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ICT 리빌드 2단계를 추진하고, 맞춤형 화면 제공과 프로세스 간소화를 위해 하나원큐 재구축, 손님 중심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상품 처리 시스템 고도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AI 기술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AI 핵심 역량을 조직 내에 충분히 내재화한 뒤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과 지속 가능한 혁신 실현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무 효율화 측면에서는 고품질의 데이터와 생성형AI를 활용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및 자동화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을 통한 내부 업무 효율화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과제 외에도 지속적인 영업현장 인터뷰를 통해 불편사항을 모색하고 개선해 나가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와의 디지털 협업 및 시너지 창출 사례는
하나원큐 내 관계사의 서비스와 이벤트 지원을 위해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관계사 마케팅을 협업·지원하고 있다. 분기마다 약 640만 건의 하나원큐를 통한 관계사(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연계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협업 연계를 강화해 하나원큐가 통합 대손님 채널로서 중심적인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해 합리적 전략 수립과 방향성 제안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를 자체 혹은 협업 분석해 관계사에 분석 리포트와 타깃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금융사나 빅테크와 차별화되는 하나은행만의 디지털 경쟁력은 무엇인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데이터 기반 영업현장 지원, 지속적인 디지털 기반 역량 강화가 차별화 포인트다. 라이브 방송 스트리밍 솔루션을 도입해 손님과 실시간 소통하며 금융상품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원큐 사용자 친화 혜택 페이지 ‘놀이터’는 흩어져 있는 혜택, 이벤트, 정보성 콘텐츠를 한곳에 모아 손님이 쉽게 인지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의 축구 특화 콘텐츠인 ‘축구Play’는 이용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구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콘텐츠 참여에 따른 리워드 혜택을 제공하고 하나금융 대표 포인트인 하나머니와 1대 1 교환이 가능하다. 또한 태블로 대시보드(시각화 도구)를 활용한 시각화 자료 제공으로 마케팅 아이디어 도출과 공유가 용이하다.
AI·데이터 활용과 관련해 내부 조직 변화나 기술 적용 확대 방향은
AI 기본법 대응을 위해 AI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지주와 관계사 공동 사업으로 ‘AI 거버넌스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 중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 내 일관된 AI 관리 체계를 수립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현업자의 인공지능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상용 거대언어모델(LLM)에 기반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승인받은 과제를 구현하고 있다. 이는 업무 생산성과 비용 효율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하반기에도 본부 부서와 영업점을 대상으로 AI 현업 과제를 추가 발굴하고 있다. 기업 여신 심사 의견서 작성 등 현장 고충점 해결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보안, 규제 대응 등 리스크 전략이 있다면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비즈니스 혁신을 가져오는 동시에 복합적 리스크를 수반한다. 이에 금융소비자보호부, 정보보호부 등 은행 내 컴플라이언스, 보안 부서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역량 강화를 통한 궁극적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디지털 금융 문해력이 부족한 시니어, 외국인, 청소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ICT 리빌드 2차 과제의 하나로 정보보호부 주관하에 스마트폰 악성 앱 탐지 프로그램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하나원큐 재구축 완료 시점에 동시 적용돼 신종 악성 앱의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선제적으로 손님 자산을 보호할 수 있다.
디지털 인재 확보와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전략이나 프로그램은
신입 행원을 채용할 때 데이터 분석, 디지털 서비스 기획, 디지털 전략 및 채널 수립을 주요 직무로 하는 디지털 직군 부문을 선발하고 있다. 채용된 준비된 디지털 인재는 유관 부서에 배치돼 근무하고 있다. 실무 투입이 가능한 디지털 역량을 갖추도록 ‘디지털하나로(K-Digital Training)’ 대상 실무자 특강과 중앙대학교 연계 외부 강의를 진행 중이다.
또한 내부 자기주도 기반 경력 개발 프로그램에서 디지털 커리어 필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직원들이 갖춰야 하는 디지털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과정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DxP과정), 서비스 기획(디지털 School과정) 등의 고급 과정을 통해 은행 맞춤형 실무 역량을 갖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향후 디지털혁신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전략이나 계획이 있다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혁신 기술을 도입하고 금융시장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정부의 망 분리 규제 완화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AI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AI 기반 초개인화 금융서비스 고도화와 업무 혁신,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손님 편의성 개선과 신규 손님 확보를 위한 콘텐츠 및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공공서비스 개방에 참여하며 디지털 금융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지속적인 거래 유인을 제공할 실효성 있는 마케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급변하는 정책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 수탁 전문 기업 비트고(BitGo)와 합작해 ‘비트고 코리아’를 설립하고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스테이블 코인 활용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과 국내 금융 시장에서 결제, 송금, 자산 거래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하나은행 디지털혁신그룹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여러 사업부서들의 비대면 마케팅과 영업 현장의 어려움을 손님 중심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자가 확대됨에 따라 비대면 금융거래 안정성을 강화하고, 하나원큐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질 거래 손님 기반 확대와 시니어, 외국인, 소호 등 신성장 손님군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해 본점 부서, 영업현장, 관계사에 실효성 있는 마케팅 타깃 데이터를 제공하면 은행 내부 마케팅 효율 증대와 관계사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생성형 AI 활용과 가상자산 서비스 도입 등 새로운 금융 변화를 충분히 내재화해 손님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디지털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 금융권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가 되는 것이 향후 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