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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티어 다 잡았다…씨메스의 물류 자동화 매직

이성호 씨메스 대표 인터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의 다음 단계로 피지컬AI를 꺼내 들자, 업계 화두가 됐다. 피지컬AI는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물리적 시스템과 결합해 실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AI를 말한다. 로봇의 눈(비전)과 뇌(추론)의 역할을 피지컬AI가 한다.

피지컬AI 관련 기업도 덩달아 주목받는 중이다. 대표적 기업 중 하나가 지능형 로봇 자동화 솔루션 전문 기업 씨메스(CMES, 대표 이성호)다.

이 회사가 개발 운용 중인 로봇 자동화 솔루션이 피지컬AI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로봇 팔을 구성하는 엑추에이터(구동계)의 정밀 작동과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비전 AI, 이를 두고 판단하는 추론 능력을 갖춰 룰베이스 기반의 단순 자동화 로봇을 그야말로 환골탈태시키고 있다. 로봇으로 사람과 같은 정밀 동작을 구현하면서 물류 자동화 매직을 이끌어낸 결과, 나이키와 현대·기아차, 쿠팡, LG전자 등 업계 톱티어(일류)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이성호 씨메스 대표 (사진=Cmes blog)

처음부터 피지컬AI였다는 회사

최근 만난 이성호 씨메스 대표<사진>는 “로봇에 AI를 집어넣겠다고 결정한 순간부터 피지컬AI를 시작한 회사였다. (AI로보틱스 사업) 처음부터 피지컬AI를 한 셈”이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씨메스는 로봇의 눈, 3차원 비전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이러한 비전 데이터를 가공하고 또 AI를 활용해 사람처럼 판단하게도 합니다. 사람밖에 못했던 유연한 공정들을 이제 로봇이 할 수 있게 된 거죠.”

“AI들이 다 클라우드에 있고, 챗봇으로 LLM으로 존재한다면, 씨메스 같은 회사들은 그걸 실생활로 데리고 오는 것이죠. (2014년) 창업 때부터 이런 비전을 심는 게 저희 회사의 아이템이었고, 2019년부터 AI를 본격적으로 붙였습니다. 기존엔 룰베이스 알고리즘이 대부분이었거든요. 이제 AI를 통해 굉장히 다양한 물체를 인식하고 또 포장을 한다거나 사름을 대신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반 대중의 착각 중 하나가 로봇의 움직임이 대단히 정밀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로봇은 반복적이지 따지고 보면 정밀하지 않다고 했다. 마이크로 단위나 크게는 1~2mm씩 오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잡는 것도 씨메스의 역할이다.

“3차원 비전과 자체 확보한 로봇 캘리브레이션 기능으로 정밀하게 모션을 생성해냅니다. 신발 밑창처럼 모양이 굉장히 다양하고 패션이 계속 바뀌는 유연한 물체를 로봇이 사람처럼 인식하고 100마이크로 언더의 정밀도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력을 인정받아서 작년에 기술특례 상장도 했습니다.”

YouTube video

’국내 유일’ 재차 강조

이 대표는 인터뷰 중에 “우리 밖에 없다”면서 여러 번 ‘국내 유일’을 강조했다. 시스템 설계부터 양산까지 할 수 있는 ‘풀스택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다. 그는 “3차원 비전 데이터를 얻어내고 AI로 판단하면서 로봇의 정밀 모션을 계속 만들고 양산을 하는 회사는 우리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AI만으로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각 도메인에서 요청하는 기술들, 로봇 제어, 시스템 엔지니어링 이런 것들이 다 갖춰지지 않으면 사실 고생고생만 하고 열매를 따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저희는 작게 로봇 설치하는 것부터 AI 모델을 만들고, 성능 유지 보수까지 다 합니다. 그렇게 해서 큰 고객사들을 저희에게 붙일 수 있었죠.”

현재 씨메스를 이어 지능형 로봇 자동화를 내세운 스타트업들이 여럿 나왔다. 그는 좋은 방향이라고 봤다. 경쟁사가 많아진다는 것은 시장 파이가 커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저희가 제일 앞에 서 있으니까 당연히 좋죠. 미국 등 해외엔 저희가 하는 것들 중 부분 부분에서 경쟁사들이 있습니다. 코베리언트와 오사로, 라이트핸드로보틱스도 있고요. 중국에 매크마인드로보틱스 등도 있습니다.”

“코베리언트는 비상장 회사임에도 몸값이 조 단위가 넘어가게 투자를 받았죠. 그 인원들이 (인재인수 방식으로) 아마존으로 넘어가게 되고요. AI 거대 공룡인 아마존도 우리가 가진 기술이 없어서 코베리언트를 인수하는구나를 보면 저희 입장에선 좋은 거죠.”

‘데이터 확보’ 기술 격차될 것

이 대표는 톱티어 기업들과 협업으로 AI모델 고도화를 위한 다량의 데이터 확보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후발주자들은 이러한 원천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도 봤다.

“(풀필먼트 협업 관련) 초기에 카메라를 설치해놓고 학습 데이터를 확보합니다. 한달 정도 데이터를 가지고 자체 AI 모델을 생성하죠. 그 모델을 실제 양산 라인에서 돌리면서 고도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양산 라인을 돌린 지 8개월 가까이 되니까,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AI 모델을 갓난 아기부터 지금 유치원생까지 잘 키워온 거고요. 초기 대비 물건의 오인식률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러한 데이터 확보는) 결과적으로 저희를 따라오려는 회사들의 기술적인 장벽으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상장할 때 좋게 평가받은 회사 전략이 각 분야별 톱티어 고객을 잡는 것인데요. 그런 쪽으로 레퍼런스를 만들면서 (확장 가능성을 지닌) 스케일러블 비즈니스로 비쳐졌습니다. 지능형 로봇 자체가 저가에 많이 팔리는 시장이 없을뿐더러 중견 중소기업의 투자보다는 톱티어 기업들의 투자가 월등히 빠르거든요. 톱티어 고객사들로 전개한 다음 동종 기업으로 확대하는 게 전략 중 하나입니다.”

씨메스 홈페이지 갈무리

흑자전환은 내후년

이 대표가 보는 흑자전환 시기는 내후년(2027년)이다. 월 단위나 분기 단위 흑자는 내년으로 예상하고 연간 단위 흑자를 내후년으로 봤다.

“요즘에 가장 공들이고 있는 곳이 나이키의 로봇 자동화입니다. 올해 PoC(개념검증) 라인, 내년에 양산 라인을 쓸 건데 저희의 정밀 로봇 솔루션들이 들어가게 됩니다. 포텐셜이 굉장히 큰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완벽한 테스트 베드인 나라가 없습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배터리, 자동차,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이 있고요. 고객사들의 눈높이도 굉장히 높습니다. 국내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눈높이를 통과해서 사업을 전개하면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이 솔직히 있다고 봅니다.”

피지컬AI 하고 싶은 인재는 오시라

이 대표는 인재 확보에도 힘을 실었다. 미국 등 글로벌 사업도 본격화한다.

“2~3년전까지만 해도 저희는 아카데미(인재양성소)였습니다. 로보틱스에 AI를 붙이는 걸 국내에서는 거의 저희 밖에 안 했잖아요. 1~2년 가르쳐서 올려가면서 인원을 만들었죠. 거의 매달 내부 세미나가 일어나고, 따라오지 못하는 직원들은 공부하라고 독려합니다. 그리고 또 세미나할 사람을 채용하고 기술 세미나를 계속 진행하고요. AI 엔지니어들이 저희 회사에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피지컬AI를 가장 잘 배울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해서 박봉(웃음)에도 잘 계시는 거 같습니다.”

“정부 지원으로 미국 지사를 만들어 브랜딩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땅이 워낙 크니까 AS도 잘 안 되고 그런 인식이 있거든요. 잘 만들어 놓은 레퍼런스로 활발하게 영업 활동 중이고, 올해 전반기에도 수주금액이 잡혔습니다. 올해부터 매출이 시작됩니다. 올해가 미국 진출의 원년, 내년엔 미국에 거의 올인하게 될 거 같습니다. 베트남에도 연락 사무소를 만들었습니다. 국영 기업들과 로봇 도입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고요. 내년 말에 미국 외 다른 나라도 진출하게 될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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