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언 “전력 반도체, 중국보다 가격 경쟁력 높다“

“인피니언은 세계 최초로 GaN 칩을 300mm 웨이퍼 팹에서 생산했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비용 효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어 의미 깊다”

독일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옥토버테크 서울 2025’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한 회사의 글로벌 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인피니언은 차량용 전력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주로 생산하는데, 특히 중국 반도체 회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안드레아스 우르시츠 인피니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 자리에서 회사가 세계 최초로 GaN 칩을 300mm 웨이퍼 팹에서 생산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전력 반도체 시장에 실리콘카바이드(SiC)와 갈륨나이트라이드(GaN)가 속속 도입되고 있는데, 이중 GaN은 에너지 효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술로 평가 받는다.

GaN 기반 칩은 작게 만들기 용이해 전기자동차, 데이터센터, 생활 가전, 산업, 빌딩,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드론처럼 작은 폼팩터를 실용화해야 하는 분야에 유용하다고 인피니언은 소개했다.

현대자동차와의 공동 투자를 통해 말레이시아 쿨림에 200mm SiC 전력 반도체 팹을 건설했다는 것도 강조 포인트다. 우르시츠 CMO는 또, 고객사 수요에 맞춰 기존 300mm 웨이퍼 실리콘 팹을 GaN 생산 시설로 순차 전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려운 일이었지만 비용 효율을 상당히 높일 수 있어 의미 깊다”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급성장 중인 한국은 인피니언에게도 중요한 성장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회사의 전략인 ‘디지털화’와 ‘탈탄소화’를 발표하면서는 국내 기업과의 협력사례도 설명했다. 우르시츠 CMO는 “인피니언은 창립 이래 25년 동안 계속해서 탈탄소화와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며 “앞으로도 한국 고객사를 비롯한 파트너사와 함께 두 가지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화’를 위한 한국 파트너와의 협력 사례로는 LG전자, 한화 NxMD 등을 언급했다. 이승수 인피니언 코리아 대표이사는 인피니언이 두 회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먼저 LG전자와는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의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피니언의 오릭스(AURIX) 마이크로컨트롤러와 트라비오(TRAVEO) T2G 마이크로컨트롤러를 활용, SDV에 적용할 플랫폼의 안전·보안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화 NxMD와는 자동차 무선 커넥티비티 솔루션 분야에서 협력한다. 인피니언은 자사 오토모티브 무선 솔루션을 한화 NxMD의 무선 통신 모듈에 적용해 자동차의 콕핏 도메인 컨트롤러(CDC)에 성공적으로 장착했다고 밝혔다. CDC는 계기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음성 인식, 후방 카메라, 엔터테인먼트, 중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다양한 정보와 기능을 내부에 통합하는 자동차의 핵심 모듈이다.

이승수 대표이사는 이외에도 ‘탈탄소화’를 위한 파트너로 LS일렉트릭을 언급했다. LS일렉트릭과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및 산업 자동화 전송 분야에서 협력해 탈탄소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 또한 현대자동차와 2007년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올해 초 반도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대자동차로부터 ‘기술 5스타’를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이승수 인피니언 코리아 대표이사(왼쪽)와 안드레아스 우르시츠 인피니언 최고마케팅책임자(오른쪽) (사진=바이라인네트워크)

인피니언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 203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회사는 자사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전체 수명 주기)에 걸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45분의 1로 줄였다며, 이는 유럽의 일반 가정 2억 가구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맞먹는 양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의 영향으로 전기차용 반도체 공급이 과잉될 것 같다는 우려에 우르시츠 CMO는 “하이브리드 차량에도 전기차에 준하는 반도체가 들어간다”며 “20%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듯”이라고 답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설에도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향후 이런 시설에서의 반도체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사업 확장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승수 대표이사는 “300mm 웨이퍼 팹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인피니언뿐”이라며 “중국 기업은 모두 200mm 이하 웨이퍼를 쓰고 있으므로 기술력 차이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은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설립해 비용을 절약하고 웨이퍼부터 백엔드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운영하므로 가격 경쟁력 면에서 중국을 앞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피니언은 이날 코엑스에서 연례 기술 협력 포럼 ‘옥토버테크 서울 2025’를 개최했다. 현장에서 회사는 모빌리티, IoT, 에너지 관련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본사와 파트너사, 스타트업을 포함 총 42개의 데모를 시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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