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골칫거리 ‘쏠림 현상’…후속작도 개선 안 되나
닌텐도 스위치 최악의 문제로 지적됐던 ‘조이스틱 쏠림(드리프트) 현상’이 후속작 닌텐도 스위치 2에서도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닌텐도 전문 웹진 ‘닌텐도라이프’는 네이트 빌도르프 미국 닌텐도 수석 부사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쏠림 현상을 해결하는 ‘홀 효과 조이스틱’이 신제품에 사용되지 않았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쏠림 현상은 조이스틱을 건드리지 않았는데 움직인 것으로 인식하는 오작동 증상을 말한다. 캐릭터·커서가 제멋대로 움직이거나 의도와 다른 선택지를 고르는 등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방해한다. 쏠림 현상의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조이스틱 안에 먼지 등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조이스틱을 고정하는 부품이 느슨해지거나, 내부 접점이 닳아 발생한다는 등의 추측만 있을 뿐이다.
2021년 유럽소비자기구(BEUC)는 해당 문제를 조사하면서 접수한 소비자 불만 2만5000건 중 88%가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한 지 2년 이내에 쏠림 현상을 경험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019년에는 미국에서 소비자 집단 소송이 제기됐으나, 2023년 2월 “고소인은 소송 불가 약관이 포함된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계약(EULA)에 동의했다”며 기각됐다.
닌텐도는 2019년 7월 북미 지역에서 쏠림 현상 무상 수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2023년 4월에는 서비스 지역을 유럽까지 확대했다. 2023년 5월 닌텐도는 개선 부품을 사용한 닌텐도 스위치 컨트롤러(조이콘)를 조용히 출시했다. 그러나 개선품도 쏠림 현상을 완전히 해결하진 못했다.

닌텐도 스위치 2 출시 루머가 등장할 때쯤, 많은 매체가 “후속 제품에서는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홀 효과 조이스틱을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홀 효과는 물리학 용어로, 도체를 따라 흐르는 전류에 수직 방향으로 자기장을 발생시켰을 때 전류의 수직 방향으로 전위차가 발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홀 효과를 이용한 조이스틱은 자기장을 이용해 신호를 발생시키므로 기존 조이스틱처럼 내부에 금속 접점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수명이 길고 쏠림 현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빌도르프 수석 부사장은 7일 닌텐도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신제품은) 컨트롤러를 완전히 재설계했다”며 “홀 효과 조이스틱은 아니지만 정말 좋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일 닌텐도 스위치 2 발표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쏠림 현상을 해결했는지 묻는 말에 그는 “(조이스틱을)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며 “조작 범위를 넓히고 더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설계했다”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황상 홀 효과 조이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닌텐도 스위치 2도 쏠림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정식 출시 전인 만큼 동일한 문제가 계속될 것으로 단정 짓긴 이르다.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에서도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오는 6월 5일 제품이 출시된 뒤 수개월 지난 시점에서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