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친구 게시물만 보는 탭 되살리는 이유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페이스북의 명성은 지금의 인스타그램, 틱톡과 다름 없었다. 당시 페이스북 앱에 들어가면 첫 화면에서 팔로우한 친구들의 게시물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엔 페이스북의 첫 화면에서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도 자주 보인다. 친구가 올린 게시물만 보는 방법은 없을까.

27일(현지시각) 메타는 페이스북 친구 탭에서 사용자가 팔로우한 친구의 게시물·릴스·스토리를 모아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친구 탭에는 ▲새로운 친구 요청 ▲친구 목록 ▲알 수도 있는 사람 추천까지 세 가지 기능이 있었다.

메타는 이 중 알 수도 있는 사람 목록을 친구의 게시물을 보는 영역으로 교체한다. 친구 요청과 친구 목록을 보는 버튼은 그대로 유지하고, 생일이 가까워진 친구를 확인하는 버튼을 추가한다.

개편된 홈 탭(왼쪽)과 친구 탭(오른쪽) (메타 블로그 갈무리)

친구 탭 개편에 대해 메타는 페이스북 서비스 초기의 사용 경험을 되살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동안 그룹·비디오·마켓플레이스 등의 기능을 추가했지만 ‘친구의 마법’은 사라졌다”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에 소홀했음을 인정했다.

“틱톡처럼”…2022년 페이스북 홈 탭 개편돼

메타는 2022년 7월 페이스북에 ‘피드’ 탭을 추가하며 홈 탭을 개편했다. 피드 탭에서는 친구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팔로우한 페이지와 그룹 게시물도 볼 수 있다.

바뀐 홈 탭에서도 친구의 게시물을 계속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게시물 사이에 자신이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의 게시물이나 광고가 추천 콘텐츠라는 명목으로 노출됐다. 홈 탭에 보이는 게시물 순서도 뒤죽박죽이었다. 메타는 “기계학습 순위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에게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순으로 게시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당시 소식을 보도한 다수 매체는 “메타가 틱톡을 따라했다”고 분석했다. 틱톡은 사용자가 시청한 콘텐츠와 비슷한 추천 콘텐츠를 홈 화면에 보여준다. 페이스북이 2022년에 개편한 홈 탭도 같은 원리를 적용했다.

외신 더버지는 페이스북이 틱톡을 따라 할 것이라고 개편 한 달 전 예고한 바 있다. 매체는 같은 해 4월 페이스북 담당 임원 톰 앨리슨이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마크 저커버그와 대화하며 적은 문서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내용에 따르면 앨리슨 대표는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계정의 게시물을 우선하는 대신, 틱톡처럼 출처와 관계없이 추천 콘텐츠를 보여주겠다”고 언급했다.

메타, 초심 찾으며 ‘틱톡 따라 하기’ 그만둘까

메타가 약 3년 만에 초심 되찾기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저커버그는 지난 1월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페이스북 사용자의 동영상 콘텐츠 시청 시간이 연간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틱톡 동향과 무관하게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릴스 콘텐츠는 계속 성장세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 이상 틱톡을 따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메타는 이번 공지에서 올해 내내 초기 페이스북의 기능을 여럿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언제 어떤 기능을 추가할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초기 페이스북처럼 홈 탭에 광고나 추천 콘텐츠가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앨리슨 대표는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뀐) 친구 탭이 추천 콘텐츠를 포함한 홈 탭보다 인기 있을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며 “추천 콘텐츠를 철회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친구 탭 개편은 미국과 캐나다 사용자에게 먼저 적용한다. 이외 국가의 배포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병찬 기자>bqudcks@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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