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독립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무엇이 달라졌나

네이버가 12일 자체 쇼핑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별도 앱으로 출시했습니다. 쇼핑 지원금 100만원을 건 사전 예약 건수만 50만에 달하는 등 소비자 단에서의 관심도 뜨거웠는데요.

아직까지는 네이버 앱 내 베타 서비스 시절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습니다만, 눈여겨볼 첫 번째 시도가 있습니다. ‘AI 구매 가이드’와 ‘발견’ 탭입니다.

또 업계에서 예민하게 바라보는 사안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가격 비교입니다. 한 번 살펴볼까요?

국내에서 앞서가는 AI 구매 가이드

이번 서비스 출시에서 제일 두드러지는 서비스는 AI 구매가이드입니다. 이미 글로벌 리테일 기업도 시도하고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먼저 움직이는 모양새입니다.

<참고 기사: 생성AI 적용된 쇼핑, 지금 어디까지 왔나요?>

AI 구매 가이드는 말 그대로 이용자에게 구매를 위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마우스’를 검색하면 ‘게이밍용으로 좋은’, ‘휴대성이 좋은’, ‘클릭감이 좋은’ 등 AI가 해당 상품과 관련된 키워드를 추천합니다.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 AI 구매 가이드. 첫 번째 순서는 검색 키워드와 관련된 구매 키워드를 제시한다.

구매팁과 함께 키워드별 구매 가이드도 함께 제공합니다. ‘휴대성이 좋은’을 누르면 ‘휴대성이 좋은 마우스를 추천드려요’라며, 여러 조건을 제시해 주죠. AI 구매 가이드는 노트북, 휴대폰 등 전자제품에 우선 적용됩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내 구매팁(왼쪽)과 ‘휴대성이 좋은’ 키워드를 선택했을 때(오른쪽) 제시하는 구매 가이드

AI 구매 가이드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합니다.

또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서비스를 통해 초개인화를 지속해 시도하고 있습니다. 약 15억 건에 달하는 네이버의 방대한 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의 선호도와 과거 구매 이력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는 겁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홈 화면은 물론이고요, 하단의 ‘카테고리 탭’을 누르면 최근 검색과 구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상단에 추천 카테고리를 노출합니다.

만약 최근 참기름을 구매했다면 ‘가공식품’ 카테고리 하단에 ‘식용유/참기름’이 ‘관심있는’ 태그를 달고 노출되고요. 최근 남성 수영복을 구매했다면 ‘남성의류’ 카테고리와 ‘수영복/비치웨어’ 카테고리가 맨 위에 노출됩니다.

검색 말고, ‘발견’ 하세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가장 큰 변화는 ‘발견형 쇼핑’으로의 전환입니다. 앱 하단에 신규 서비스 ‘발견’을 하나의 탭으로 넣었네요. 대개 앱 내에서 한정적인 하단 탭 공간에 배치한 서비스는, 해당 앱 내 중요도가 높다는 걸 의미하는데요. 네이버가 발견형 쇼핑을 추구한다는 걸 시사합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네이버에 따르면 ‘발견’은 “개인화된 숏폼 콘텐츠 추천 서비스”입니다.

현재 네이버쇼핑 안에 있는 숏클립이나, 라이브 영상, 상품이나 프로모션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데요, 모두 30초 이내의 영상입니다.

<참고 기사: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초개인화 커머스 어떻게 구현하나 (feat. 쿠팡)> 

중장기적으로 네이버가 초개인화·발견형 쇼핑을 추구하는 기초 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제 네이버는 ‘메타쇼핑몰’을 원하지 않나요?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가격비교 서비스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부분입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네이버가 가격 비교를 별도 서비스로 분리한다고 발표했었죠. 당시 업계에서는 “올 게 왔구나”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가격비교는 여러 업체의 가격을 비교하는 서비스로, 쿠팡, G마켓, 11번가 등 타 플랫폼의 상품도 노출됐었죠.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회사 측이 중점을 두게 되면 가격비교 서비스의 비중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버의 가격비교에서 큰 매출이 일어나던 이커머스는 이런 변화가 반갑지 않겠네요.

이런 전략변화에서 네이버가 자체 커머스로 트래픽을 집중하길 원하다는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쿠팡과의 대전(大戰)을 치루기 위해 내부의 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이미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전체 거래액 중 제휴몰 관련 거래액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고성장 시대가 끝나고, 이제 쿠팡과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강자들만이 성장하는 상황에서 타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두 기업을 제외한 이커머스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고요.

<참고 기사: 네이버 커머스 공식이 바뀌고 있다> 

네이버의 2024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온플랫폼(On-Platform)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했고, 제휴몰을 포함한 전체 커머스 거래액도 6.5% 상승하며 시장 성장률을 상회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온플랫폼이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스토어를 뜻합니다.

<참고 기사: 지난해 G마켓만 왜 튀었나요?>

다만 네이버도 안심할 때는 아닙니다. 네이버의 지난해 쇼핑 부문 거래액은 50조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쿠팡의 성장세는 네이버의 3배에 달하고요. 거래액 차이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이 상황에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전면 배치해 네이버 온플랫폼의 성장세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가격비교로 가는 트래픽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로 집중시키면 수익성도 커지겠죠?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네이버 쇼핑 생태계만을 활성화시키고 있다”며, “앞으로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베타 서비스 운영 당시, 일부 업체는 트래픽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아직까지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유의미한 여파는 없지만, 이번 앱 출시 이전부터 이 사안을 예민하게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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